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마감론] 나무를 알아야 마감이 보인다

이 글은 미 농무부에서 발간한 Wood Handbook, Wood as an Engineering Material의 16장 Finishing of Wood에서 나무의 해부학적인 측면에서 마감의 용이성을 분석한 부분과 마감제의 습기 차단에 대한 데이타를 추려서 정리한 것입니다. Wood Handbook이 상당히 딱딱한 책자라 재미가 없는데 나름 읽기 쉽도록 다듬어 보았습니다.

나무의 마감은 외관을 보기 좋게 하고, 나무의 표면을 보호하며, 청소를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관을 가장 중요시 하지만 사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보호 기능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마감을 선택할 때는 이 두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나무는 아주 다양한 특징을 가지는데 비중, 성장 속도, 심재와 변재, 춘재와 추재, 결의 각도, 물관 그리고 질감이 나무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알려진 나무의 종류가 18,000~25,000 종 정도 되는데 실제로 북미지역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수종은 50여 종입니다. 이들 나무의 특징을 알면 마감이 쉬울지 어려울지 어떻게 하면 마감에 실패를 하지 않을지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마감에 영향을 끼치는 인자들

해부학적(anatomy)으로 보았을 때 마감에 영향을 주는 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밀도 : 전체적인 밀도와 춘재(EW, earlywood)와 추재(LW, latewood)의 밀도 차이, 그리고 춘재와 추재의 경계에서 얼마나 급격하게 밀도가 변하나?
  • 춘재 부분의 두께 (thickness of LW band)
  • 방사조직 (ray cells) : 나무의 중심으로부터 바깥쪽 방향으로 발달해 있는 조직. 나무의 안쪽과 바깥쪽의 물과 양분을 수송하는 역할을 함
  • 물관 (vessels) : 크기와 분포
  • 나무의 분비물들 (extractive) : 송진 등
  • 성장 속도 : 나이테의 촘촘함
대부분의 나무 세포들은 뿌리에서 나무의 꼭대기 방향으로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소프트우드의 경우 헛물관(tracheid)이 물과 양문을 전달하면서 나무를 지탱하는 기계적인 강도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하드우드의 경우 물관이 물과 양분을 전달하고 기계적인 강도는 섬유질(fiber)이 담당합니다.

이렇게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는 사실 나무가 부드럽느냐 단단하느냐의 구분이 아니라 세포학적인 구분에 의해서 정해지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소프트우드는 겉씨식물이고 하드우드는 속씨식물입니다. 그러므로 하드우드임에도 소프트우드보다 더 무른 나무도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섬유질이 기계적 강도를 담당하는 하드우드가 더 단단하고 무겁습니다.

아래의 현미경 사진은 스프러스를 확대한 것인데 전체적으로 작은 빨대모양의 헛물관(trachied) 세포들이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런 성긴 구조때문에 대체로 소프트우드의 비중이 낮습니다. 중간 중간 있는 큰 구멍들은 송진들이 들어 있는 구멍(resin canal complex)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이테를 중심으로 헛물관도 성긴 부분과 빽빽한 부분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밀도 차이와 송진 구멍들이 스테인을 바를 때 얼룩(blotching)을 유발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레드오크의 현미경 사진입니다. 레드오크의 경우 봄에 한창 성장하는 춘재 부분에 큰 물관(vessel)이 동심원을 그리며 형성이 됩니다. 이를 환공(ring-porous)이라고 하며 레드오크를 판목제재(plain-sawn) 했을 때 보이는 아름다운 무늿결과 큰 기공(open pores)들이 바로 이 물관을 세로로 잘라서 보이는 형상입니다. 이렇게 큰 물관의 무늿결은 아름답지만 거친 표면을 의미하기도 해서 그레인필러를 써서 메꾸기도 합니다.


하드우드의 경우 레드오크와 같이 환공형도 있지만 아래 레드 메이플처럼 작은 물관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산공(diffuse-porous)의 형태도 있습니다. 산공재의 경우 밀도가 고르고 나무결이 강하지 않은 편이라 마감하기가 가장 쉬운 타입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열대 수종이 이런 산공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감하는 입장에서 해부학적으로 보면 세가지 타입의 나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환공형과 산공형의 중간 정도 되는 반환공형(semi-ring porous)도 있습니다만 일단 논외로 합니다.

이렇게 놓고 봤을 때 보통 마감의 난이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쉬운 난이도 : 춘재와 추재가 변화가 없거나 완만한 소프트우드, 산공형 하드우드
  • 중간 난이도 : 춘재와 추재가 급격히 변하지만 추재의 폭이 작은 소프트우드, 반환공형 하드우드
  • 높은 난이도 : 춘재와 추재가 급격히 변하고 추재의 폭이 넓은 소프트우드, 환공형 하드우드

위 사진에서 (a), (b), (c)는 추재의 폭이 넓은 소프트우드이고 (d), (e), (f)는 추재의 폭이 좁은 소프트우드입니다. (g)는 산공형 하드우드이며, (h)는 환공형 하드우드입니다.

마감제별 습기 저항성

마감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습기를 차단함으로서 나무의 수축/팽창을 억제하는데 있습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시작일 부터 100일동안 상대습도 90%인 환경에 두고 100일 이후에는 상대습도 30%로 낮추었을 때 마감을 하지 않은 나무와 알키드 페인트로 마감을 한 경우의 함수율 변화를 보여줍니다.


마감을 하지 않은 나무는 외기의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일 만에 함수율이 18.5%까지 치솟지만, 알키드 페인트로 마감을 한 나무의 경우 외부의 습도가 높아도 서서히 함수율이 올라가 100일 지나도 13%정도밖에 오르질 않습니다. 반면에 외부의 습도가 급격히 낮아져도 마감된 나무의 함수율은 서서히 떨어져서 나무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장합니다.

아래의 표는 마감제별로 도장횟수별로 습기에 대한 저항성(Moisture Excluding Effectiveness)이 어떻게 되는지 조사한 것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대로 린시드오일의 경우 습기를 차단하는 효과가 미미하며, 심지어 방수제(Water Repellent)마저도 물은 막아도 습기는 막지 못합니다. 습기를 효과적으로 막는 마감은 파라핀 왁스, 바니쉬, 폴리우레탄 페인트, 폴리우레탄 바니쉬 등입니다. 불투명한 오일 스테인과 아크릴 라텍스 페인트도 어느 정도 습기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투명한 오일 스테인은 습기 차단 효과가 거의 없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우드 핸드북에는 페인트가 박리되는 현상에 대한 분석과 나무의 구조와 풍화에 대한 좋은 내용들이 있습니다만 다음 기회에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2개:

  1. 매번 좋은 글들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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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응원이 저에게 큰 힘이 됩나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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