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5월 18일 월요일

포스너 비트(Forstner Bit)에 대하여

이 글은 FWW#197 "Tool Test: Forstner Bits"를 요약 번역한 것입니다.

정확한 크기로 정확한 위치에 깨끗한 모양으로 구멍을 뚫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흔히 목공에서 사용하는 나선형 모양의 드릴비트는 원래 금속용 드릴 비트의 다지안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결이 터지기도 하고, 구멍 테두리가 깨끗하지도 않으며, 정확한 위치에 뚫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구멍 바닥이 평평하지도 않습니다.



목공을 위한 브래드 포인트 비트(brad-point bit)는 좀 낫습니다.  정확한 위치에, 깨끗한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멍을 약간 겹치게 뚫거나 기울여 구멍을 뚫기는 어렵습니다.


깨끗한 구멍을 뚫는 가장 훌륭한 디자인은 포스너 비트(forstner bit)입니다.  1874년 Benjamin Forstner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목공인들이 깨끗한 구멍을 뚫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요즘의 포스너 비트는 몇몇 변형된 디자인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디자인이 가장 좋은지 다양한 브랜드의 것들을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포스너 비트의 좋은 점

포스너 비트로 구멍을 뚫으면 깨끗하게 절단된 테두리(rim)와 매끈한 벽(wall)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드릴 비트도 이렇게 깨끗한 테두리와 벽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또한 포스너 비트는  구멍 바닥도 깨끗한 평면으로 만들어 줍니다.  물론 가운데 송곳(spur) 자국은 어쩔 수 없습니다.


포스너 비트의 날카로운 테두리(rim)은 급격히 기울여 구멍을 뚫을 때도 안정적으로 드릴 비트를 고정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테이블 에이프런 연결을 위한 포켓홀(pocket hole) 가공에 유용합니다.
또한 날카로운 테두리 디자인은 구멍을 겹쳐서 뚫는데도 강점을 발휘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장부구멍(mortise)를 가공할 때 대부분의 파낼 곳(waste)을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끌로 나머지 돌출부만 다듬으면 됩니다.


포스너 비트의 디자인 변화 

포스너 비트는 여러가지 디자인 변화가 있었지만 구멍을 파는 원리는 비슷합니다.  송곳(spur)는 자리를 잡고,  테두리날(rim)은 구멍의 경계를 따라 섬유질을 자르고,  치퍼(chipper)는 구멍 바닥을 파냅니다.  쓰롯(throat)을 통해서 잘려진 나무 조각들이 빠져 나옵니다.



포스너 비트의 원래 디자인은 가운데 송곳(spur)이 없고,  구멍 위치를 오직 테두리(rim)에 의해서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깨끗한 구멍의 옆면과 평평한 바닥을 만들 수 있었지만 처음에 비트가 자리잡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요즘 포스너 비트의 디자인은 대부분 가운데 송곳이 있고, 테두리가 부분적으로만 존재합니다.  가운데 송곳은 드릴 비트가 정확하게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지만, 구멍 바닥에 약간의 송곳 자국을 남깁니다.  일반적으로 포스너 비트의 송곳이 가장 먼저 나무에 닿아 가이드의 역할을 하지만,  테두리를 감싸는 특별한 지그가 있다면 송곳이 없이도 테두리 만으로 가이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테두리날의 모양은 아래와 같이 세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테두리날이 길수록 드릴이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주지만 마찰에 의한 열이 많이 발생합니다.  가장 왼쪽의 고탄소강(high carbon steel)으로 만들어진 표준 테두리의 경우 과열로 인해 철의 성질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25mm 이상의 비트에 대해 가운데처럼 톱니(toothed) 모양의 테두리를 채용했습니다.  반면에 작은 직경의 비트인 경우 오로지 오른쪽처럼 송곳날(spur)만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송곳날만 가진 포스너 비트의 경우 경사진 드릴링이나 겹치는 드릴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재질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포스너 비트는 철(steel)로 만들어 집니다.  철은 카바이드(carbide)에 비해 더 날카롭게 연마될 수 있지만, 더 빨리 무뎌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포스너 비트는 티타늄 코팅이 되어 있어 내마모성을 강화된 것입니다.  티타늄 코팅된 비트와 스테인레스 스틸 비트는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생목이나 수분이 많은 재질에 구멍을 낼 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스너 비트는 가운데 송곳을 통해 위치를 잡기 때문에 파여진 구멍 가운데 이 송곳 자국이 생깁니다.  MLCS에서 나온 비트는 조절 가능한 나사못을 송곳의 역할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뒤로 물리면 오히려 약간의 돌출부가 생깁니다. (그런데 지금은 팔지 않는 것 같네요)


Colt사의 MaxiCut이라는 제품은 포스너 비트 중간에 송곳 역할을 하는 드릴 비트를 끼울 수 있게 되어 있어 특수한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드릴 비트를 빼면 송곳없는 포스너 비트가 되지요.


포스너 비트의 샹크(shank)는 대부분 매우 짧은데, 긴 샹크가 필요한 경우 포스너 비트 연장을 할 수 있는 부속이 있습니다.  Forstner Bit Extender라는 제품입니다.


포스너 비트 테스트

테스트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포스너 비트들 18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대상 비트의 직경은 1/2인치와 1인치의 것입니다.  이들 비트의 실제 직경과 이 비트로 파여진 구멍의 내경의 측정해서 명기된 치수에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드릴밥이 잘 빠져 나오는지,  얼마나 과열되는지,  파여진 구멍의 깔끔함, 겹쳐진 드릴링과 경사진 드릴링이 잘 되는지 등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스틸 재질로 된 포스너 비트 중에서는 Bosch, Famag, Fisch, Freud, Grizzly, Porter Cable, Woodcraft 등이 좋은 품질로 평가 되었고,  카바이드 비트의 경우 Freud와 MLCS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에 CMT, Lee Valley, Promax, Woodtek, Eagle American 등의 제품은 좀 미흡했습니다.

평가한 제품 중에서 가장 최고의 제품을 꼽으라면 Famag사의 것입니다.  표준 테두리날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구멍이 깔끔하고 정확하게 파여지며, 열 발생이 적습니다.  최고의 가성비 제품은 Grizzly를 꼽겠습니다.  톱니 모양의 테두리날을 가진 제품으로 열 발생이 좀 높은 것이 아쉽습니다.

드릴밥의 배출과 과열 문제는 드릴 프레스를 사용할 때 자주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드릴밥을 빼주어야 그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우리나라에 주로 유통되는 저가 포스너 비트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송곳 모양의 테두리날을 가진 것들입니다.  직경이 작은 경우에는 큰 무리 없지만,  직경이 큰 경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소개된 미국 제품들은 대부분 인치 규격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기에 좀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포스너 비트의 모양을 보아서 그것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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