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6월 9일 일요일

삽질 퍼레이드~

요즘 만들어야 할 것들이 밀려있어 마음이 좀 급했나봅니다. 

취목이라 주말이나 휴일에만 작업하였고 그나마 아들내미 훼방 때문에 하루 작업시간은 불과 3~4시간에 그쳤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8시간 정도를 목공하다 보니 손도 저리고 피곤하고 집중력도 떨어졌나 봅니다.

삽질의 연속입니다.

며칠전 완성했던 장모님을 위한 선반입니다. 얇은 12t로 작업하다 보니 끼워맞춤으로 만들었는데 귀찮아서 대충 치수를 측정했던게 문제였는지... 공정의 문제였는지 아래 사진처럼 딱 끼워맞춰지지 않고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생겨버렸습니다.

마눌님이 보고 얼마나 비웃던지... ㅡ,,ㅡ


같은 두께 12t 나무 자투리로 쐐기를 만들어 본드를 묻힌 뒤 망치로 퉁퉁 쳐 넣고 마른 뒤 톱으로 잘라냈습니다. 삽질이 포인트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


우리집에서 쓸 벤치를 어제 만들었는데 장부맞춤으로 해보았습니다. 장부와 구멍이 맞는지 끼워보는데 약각 빡빡해서 좀 힘을 썼더니 "빠각~" 하는 소리가 납니다. 허걱하고 다시 빼서 구멍을 끌로 조금 넓혔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헐렁합니다. 초난감 상황이죠.

잔머리를 굴려서 두꺼운 종이를 장부 크기로 잘라서 본드로 붙인 뒤 끼워 넣으니 적당히 빡빡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흐뭇해하면서 본드를 제대로 바른 뒤에 끼워넣어 말렸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ㄷ자 모양으로 조립된 벤치다리를 들고 힘을 좀 줘보니 끄떡끄떡 하는 겁니다.

에라이~ 하면서 조금 더 힘을 주니 아래 사진처럼 부러졌습니다. 아까 끼우는 과정에서 빠각하는 소리와 함께 장부 구멍 윗쪽에 금이 갔다 봅니다. 그게 힘을 주니 완전히 부러지면서 장부가 쑥 빠집니다. 게다가 두꺼운 종이를 본드로 붙였는데 이 두꺼운 종이가 종이를 여러겹으로 붙인거라 종이와 종이사이가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ㅡ,,ㅡ


어째어째해서 다시 본딩하여 결합하긴 했는데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아래 사진과 같이 코너 보강목을 댔습니다. 이렇게 보강을 하고 나니 한결 튼튼해진 것 같고 안심이 되네요.


요즘 끌질이 많다보니 손이 많이 저립니다. 망치로 때리질 못하니 더욱 더 손에 힘이 많이 갑니다. 항상 주의하긴 하지만 나쁜 자세로 끌질하다 끌이 손을 치고 나갔습니다. 피가 뚝뚝 흐르더군요. 수공구만 쓰는 취목이라 안전사고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피를 보는 경우가 생기는 군요. 끌 작업을 할 때 끌의 진행방향에 손이 있으면 안된다라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입니다.


아들내미가 자기가 아끼는 뽀로로밴드를 붙여줬습니다. 작업할때 옆에서 훼방만 놓더니 가끔은 쓸모가 있네요. 나무에 묻은 피는 사포질을 하니 깨끗하게 제거되었습니다.

직업으로 목공을 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험한 기계를 다루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빈도와 위험수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해 아쉽습니다. 취목으로 하시든 직업으로 하시든 항상 안전 목공하시기 바랍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항상 사고가 생기므로 충분한 휴식과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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