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8월 20일 수요일

막경첩 다는 방법

이 글은 유럽식 경첩과 더불어 많이 사용되는 막경첩(Butt Hinge) 다는 법에 대해 AWW #155에 실린 "How to Install Butt Hinges" 글을 기반으로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막경첩을 달 때는 기계보다는 수공구가 더 낫습니다


막경첩은 이름과 달리 설치하려면 정교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정교한 작업이라면 지그와 라우터 같은 전동기계를 사용해야 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몇몇 수공구로 작업하는 것이 훨씬 더 능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킹 나이프(marking knife), 핀게이지(pin guage) 그리고 끌(chisel)만 있으면 됩니다. 이들 수공구만 있으면 정확하게 금을 긋고 막경첩이 들어갈 홈을 매우 빠르게 파낼 수 있습니다.

먼저 경첩에 대한 몇몇 생각들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스탬핑(stamping, 프레스로 찍은) 가공된 저렴한 경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황동(brass)재질로 압출(extrusion) 및 기계가공된 고품질의 경첩을 사용합니다. 이 고품질의 경첩은 회전축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경첩 날개가 스탬핑 경첩에 비해 충분히 두꺼워 튼튼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첩의 크기는 문짝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저는 보통 문짝 아래 프레임(lower rail)의 높이와 비슷한 크기의 경첩을 고릅니다.


문틀 경사치기 (Bevel the lock stile)

문짝을 일정한 간격의 틈을 두고 문틀에 맞춘 다음, 문짝이 문틀(stile)에 닿는 부분을 경사치기(bevel) 해야 합니다. 경첩에 고정된 부분의 반대편이 직각으로 되어 있고 간격이 충분하지 않다면 문을 여닫을 때 간섭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문짝의 크기를 더 줄여버리면 문틈이 너무 커집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 안쪽을 경사치기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래 그림의 빨간색 화살표) 얼마나 경사치기 하느냐는 이론적으로 문짝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원을 그리면 알 수 있습니다만 대략 눈대중으로 해도 무리 없습니다.


경사치기를 위해서는 90도로 세워진 펜스를 갖는 옆대패(edge-trimming block plane)을 사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약간의 경사치기를 위해서 저는 얇은 나무 쐐기 조각(wedge)을 옆대패의 펜스에 스프레이 접착제로 임시 고정한 뒤 사용하면 됩니다. 혹은 일반 블럭대패(block plane)를 사용해도 됩니다. 이 경우는 따낼 부분을 미리 연필로 그려놓은 다음 대패질해야 의도한 만큼 정확하게 경사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경첩 홈 파기 (Mortise the door)

이제 문틀에 홈을 파기 위해 눈금을 그을 차례입니다. 먼저 어디에 문틀 어디에 경첩을 달 건지 정해야 합니다. 어디에 달 건지는 순전히 미학적 취향의 문제입니다. 저는 보통 문짝의 아래 프레임 바로 위, 위 프레임 바로 아래에 경첩을 답니다.

경첩을 뒤집고 경첩축(barrel)을 문짝에 기대어 잡은 뒤 예리한 마킹 나이프로 경첩을 따라 금을 긋습니다. 연필보다는 나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칼날로 마킹을 하면 나무의 결을 끊어주어서 이후 끌질을 할 때 마킹한 선을 넘지 않고 깔끔하게 파지도록 도와줍니다. 반면 연필로 마킹을 하면 끌이 선을 자꾸 넘게 되어 지저분해 집니다.


경첩 홈의 깊이를 결정하기 위해 그무개(marking gauge)를 이용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그무개의 칼날이 경첩 날개의 두께에 밀착하도록 합니다.


이어 그무개로 문틀의 옆면에 홈의 깊이를 표시합니다.


이어 경첩 홈 부분에 망치로 끌을 살짝 때려 찍습니다. 이 동작을 경첩 홈 부분 전체에 합니다. 이때 끌 자국은 결을 끊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만일 결 방향으로 끌 자국을 망치로 때려가며 낼 경우 자칫하면 문틀이 쪼개질 수도 있습니다. 끌 자국은 거의 경첩의 두께 만큼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아래 사진처럼 옆에서 홈을 벗겨낼 차례입니다. 끌 날을 다시 잘 세운 다음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이 잘 서있지 않으면 이 동작은 매우 힘이 많이 들게 되고 자칫 힘을 주다 선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계획되었던 홈을 모두 파내었으면 경첩을 끼워 봅니다. 잘 팠다면 경첩의 날개 윗면은 문틀 옆부분과 높이가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 끼워보는 싯점에는 약간 두께를 덜 파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많이 파면 수정이 어렵지만, 덜 판것을 끼워보며 조금씩 더 덜어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너무 많이 파서 경첩이 쏙 들어가 버린다면 얇은 나무 조각을 홈에 끼워 본딩한 후 다시 동일한 작업을 합니다.


홈이 잘 파졌다면 경첩을 끼운 상태에서 자동센터드릴(self-centering drill bit)을 이용하여 경첩 예비구멍을 뚫습니다. 다음으로 철로 된 단단한 나사를 미리 한번 돌려 끼워 나사산을 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경첩에 딸려오는 황동 재질의 나사못은 무르기 때문에 나사머리가 뭉개지거나 나사가 부러지거나 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첩과 통일감을 주기 위해서는 경첩과 같은 황동 재질의 나사못을 쓰는 것이 좋은습니다.


이제 제 짝인 황동 나사못을 끼워 고정합니다.


문틀에 홈파기 (Mortise the cabinet)

문틀에도 같은 방식으로 홈을 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짝을 문틀에 정확히 위치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얇은 쐐기(shim)나 두꺼운 종이 등을 간격재로 사용해야 합니다. 경첩이 문틀에 닿는 위치를 마킹 나이프를 이용하여 표시합니다. 이렇게 해야 정확한 위치에 문을 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짧게 표시된 부분을 연장하여 파낼 홈의 사각형을 그립니다.


금을 긋는 과정은 앞서 문짝에 팠던 홈의 과정과 동일합니다. 즉 경첩의 날개를 대고 마킹 나이프로 그리는 겁니다. 그런데 문짝에 달린 경첩을 떼내고 싶지 않다면 동일한 규격의 경첩 여분이 있는 것이 좋겠죠. 이 여분의 경첩으로 날개 모양을 따라 그려주면 됩니다.

문틀의 홈을 다 파냈다면 이제 문을 달 차례입니다. 문은 부드럽게 열리고 닫혀야 하며 문짝이 문틀에 부딪히는 부분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 보면 한 두군데는 문짝 프레임을 대패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해보야 할 테스트는 문을 닫은채로 두었을 때 다시 저절로 열리지 않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만일 저절로 열린다면 경첩 홈이 너무 깊게 파져서 문틀과 문짝이 간섭이 생겨서 입니다. 이럴 경우 경첩을 풀고 얇은 버니어(veneer)를 끼워넣어 수정할 수 있습니다.

<도현아빠>님의 깨알같은 팁

도현아빠님이 나가세를 통해 이 글을 보고 댓글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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