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8월 4일 월요일

사진 저장 서비스로서의 구글+

구글+에는 무한대로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개인이 생산하는 사진의 수는 매우 많아졌고 이를 어떻게 보관하고 꺼내 보는지가 큰 이슈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솔루션은 클라우드(Cloud) 서비스입니다. 클라우드는 스마트폰, 타블렛, 디지털 카메라, PC 등 다양한 장비로부터 미디어를 제공받거나 미디어를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빅데이타 기술의 발전과 저장매체 가격의 하락으로 대용량 서비스도 가능해 졌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제공자들이 경쟁적으로 상당한 량의 기본 무료 용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서비스로는 다음 클라우드, 네이버 N드라이브와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다음 클라우드의 경우 50GB의 무료 용량을 제공하며, 네이버 N드라이브는 30GB의 무료 용량을 제공합니다. 이에 비해 외국 서비스들은 다소 용량이 적습니다. 가장 유명한 Dropbox의 경우 2GB 정도이고 구글 드라이브의 경우 15GB 정도를 제공합니다.

저의 경우 한번 외출을 나가서 사진을 찍으면 대략 100~300장 정도 찍게 되는데, 집에 돌아와서 일일이 확인하고 정리해야 하지만 귀찮으니 그냥 한번에 노트북으로 옮겨 놓습니다. 하지만 노트북 HDD의 용량에 한계가 있고, HDD가 고장날 것을 대비한다면 어딘가로 백업을 받아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도해 본 것은 다음 클라우드인데... 원본 사진파일을 올리니 2만장 정도면 50GB에 육박하더군요. 물론 제가 사진작가도 아니니, 대부분 품질 나쁜 쓸모없는 사진이지만, 그래도 아이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지우기는 싫더군요. 어쨌거나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데 큰 심리적 압박이 됩니다.

물론 돈을 내고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서비스가 월정액을 내는 방식이라 귀찮기도 하고 부담스럽습니다. 차라리 한번 돈을 내는 방식이면 좋을텐데요.

사진을 무한대로 저장하고 싶지만, 그리 좋은 품질로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면 구글+가 가장 좋은 해결책인 것 같습니다. 구글+/G메일/G드라이브는 합쳐서 15GB의 용량 제한이 있습니다. 물론 유료로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2,048x2,048 이하의 사진과 15분 이하의 동영상은 이 용량 제한과 상관없이 무한대로 올릴 수 있습니다.

구글+로 고해상도의 원본 사진을 올리면, 알아서 2,048 크기로 줄여서 사진을 등록합니다. 그러므로 구글+를 이용하면 사진을 무한대로 저장할 수 있는거지요. 굳이 원본파일을 저장해야할 필요가 있는 사진이라면 별도로 다음 클라우드나 N드라이브에 저장하면 됩니다. 사진을 가족들과 함께 보거나 블로그에 올리는 등의 일반적인 용도라면 2,048 해상도가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구글+ 사진서비스의 장점과 단점

원래 구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구글이 인수한 피카사(Picasa) 사진 서비스를 결합하여 현재의 구글+ 사진서비스의 기초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구글이 구글+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구글+의 사진 서비스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구글+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지의 크기와 동영상 길이 제한이 있지만 무한대로 미디어를 올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맘편히 업로드할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사진이 많아질 수록 절박하게 다가오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자잘하게 숨겨진 장점들이 있는데, 이것에 익숙해지면 다른 사진 서비스는 불편해서 못 씁니다.

편리한 사진 업로드

구글+의 사진 업로드는 제 견해로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서 최고의 인터페이스라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업로드 인터페이스는 "파일 브라우저"를 클릭해서 탐색기를 띄우고 원하는 그림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구글+는 탐색기를 옆에 두고 미리 복수개의 이미지를 선택한 다음 드래그&드롭으로 한꺼번에 이미지를 올릴 수 있습니다.


여러개의 사진을 동시에 올릴 경우 사진 업로드의 진행율이 표시됩니다. 하나씩 개별 사진이 업로드되면 전체 과정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캡션을 기록하거나 사진 회전을 할 수 있는 것도 매우 편리합니다. 사진이 다 올라가는 동안 멍하니 기다리지 않고 미리 캡션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사진을 검색할 때 편리합니다.

그런데 왜 사진 회전은 한방향으로만 하게 했을까요? 시계반대방향으로 틀려면 회전버튼을 세번 눌러야 하는데, 회전하면서 사진의 크기가 달라져 버튼이 그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번 클릭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반대쪽으로 회전하는 버튼 하나만 추가했어도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인데요... ㅡ,.ㅡ


앨범의 갯수는 거의 무한대, 그러나 앨범 관리는 불편하다

구글+는 앨범이라는 개념으로 사진의 그룹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7월 6일에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 다녀온 사진들을 묶어서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 수 있어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각 앨범당 사진은 2,000개까지 넣을 수 있으며, 한 계정당 앨범은 20,000개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2만개의 앨범은 개인이 채우기 어려운 숫자이므로 걱정없이 마구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앨범 관리는 다소 불편합니다. 일단 앨범의 순서를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는게 가장 큰 불편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앨범에 포함된 사진의 EXIF 정보상 시간이 최신인 것부터 표시를 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대략 최근 사진이 담긴 앨범이 먼저 보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앨범의 이름으로 정렬하고 싶거나, 역순으로 배열하고 싶을 때는 구글+를 통해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구글+는 Picasa Web Albums Data API라는 오픈 API를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면 자신만의 앨범 앱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스토어에는 이 API를 이용한 몇몇 앱들이 있더군요. 하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글+앱과 큰 차별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앨범의 관리를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앱들이 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구글+ 사진서비스는 동영상도 사진과 비슷한 방법으로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의 경우 앨범뷰로 볼 때 제공되는 썸네일이 아래와 같이 움직이는 GIF (animated GIF)로 제공됩니다. 그래서 동영상 여부와 동영상의 내용을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사소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참 꼼꼼한 기능이고 아주 맘에 듭니다.


이 외에도 구글+에는 자동편집(Auto Awesome)과 스토리(Story)라는 재밌는 기능이 제공되는데, 자동편집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다루고, 스토리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위치 서비스와 함께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은 꼼꼼하고 친절하다, 그래서 무섭다

잠깐 딴 얘기를 해보도록 하지요. 구글의 여러 재밌고 참신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저는 구글 캘린더(Google Calendar) 서비스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면 알겠지만 가장 지저분하고 맘에 안드는 UI는 바로 스케쥴에 관련된 것입니다. 년도, 월, 일, 시간, 분이라는 다섯개의 콤보박스와 장소 그리고 일정 내용이라는 7개의 필드를 입력하는 UI는 정말 최악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런 UI를 웹 페이지에서 어플리케이션에서 보아 왔죠.


그나마 좀 개선된 형태는 아래 네이버 캘린더 서비스와 같이 날짜는 캘린더 위젯으로 입력받고, 시간은 30분 단위로 축약해서 하나의 콤보박스로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도 입력 필드의 갯수를 줄였을 뿐이지 획기적으로 편리한 UI는 아닙니다.


그런데 구글 캘린더는 아래와 같이 자연어를 입력하면 이를 해석해서 해당 필드를 채워줍니다. 예를 들어 "오후 2시에 서울 파이넌스 센터에서 A사와 미팅" 이라고 입력하면 14:00에 일정이 입력됩니다. 물론 "에서"를 해석해서 장소까지 입력되면 좋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안되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시간만 입력되는 것 만해도 훨씬 수월합니다.


복잡한 UI를 배제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알아서 파악하고 실행을 해주는 사례는 이것 외에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자동편집"을 들 수 있습니다. 더 꼼꼼하고 친절한 서비스이긴 한데... 쫌 무섭습니다.

자동편집 : 편하긴 한데... 왜 사진을 들여다 보는거지?

아마 올해 초로 기억되는데 구글+에 자동편집(AutoAwesome)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대규모로 프로모션을 하길래 어떤 기능인가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올리고 하루 정도 지나면, 구글+ 알림창에 자동편집된 사진이 추가되었다는 알림이 뜨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불꽃놀이를 하는 장면을 같은 구도에서 여러장 찍었고 이를 구글+에 업로드했는데 다음날 아래와 같이 여러장의 사진을 움직이는 GIF로 바꾸어 앨범에 추가해 주더군요. 제가 이렇게 만들어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구글+가 업로드된 이미지를 분석해서 같은 배경에서 피사체가 움직이는 일련의 사진을 찾아낸 뒤 자동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겁니다.



아이가 운동하는 연속 샷도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니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


이로서 구글+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긴 하지만 업로드된 이미지를 분석하여 의미를 파악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쫌 무섭지 않나요? 알아서 만들어주니 편하긴 한데...

다른 예를 들어보죠. 얼마전 63빌딩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뷰로 몇장의 사진을 찍어서 구글+에 올렸는데 아래와 같이 알아서 파노라마를 만들어 주네요. 품질도 꽤나 괜찮습니다.


아이는 자꾸 움직이기 때문에 연속해서 사진을 찍고 잘 나온 것을 고르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구도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묶어서 아래와 같이 자동으로 믹스(Mix)해 주기도 합니다. 이런 믹스 편집은 여자분들이 좋아하더군요. 싯점에 따라 아이의 표정이 조금씩 변하는 걸 볼 수 있어 재밌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인물샷 중에서 가장 밝은 표정으로 웃은 얼굴을 떼어나가 마치 포토샵을 한 것처럼 보정해주기도 하고(스마일 기능), 눈이 쌓인 장면인 경우 눈 내리는 애니메이션이 추가된 자동편집 사진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민망해서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저희 부부 결혼 사진 중에 키스하는 샷이 있는데, 그 사진을 업로드했더니 하트가 둥둥 떠다니는 애니메이션이 만들어 지기도 하더군요. ^^

자동편집으로 만들어진 사진들은 구글+의 검색창에서 "#AutoAwesome"으로 검색하거나 아래 그림처럼 입력창을 클릭해서 "자동편집"을 선택하면 자동편집된 전체 이미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용자가 지정하여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가 알아서 자동편집 한다는 사실이 생소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진의 내용을 검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저같은 귀차니즈머에게는 정말 편리하고 재밌는 기능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네요.

만일 프라이버시가 우려된다면 자동편집 기능을 끄면 됩니다. 구글+의 설정화면으로 들어가서 자동편집의 체크박스를 해제하면 자동편집 기능이 동작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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