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2월 1일 금요일

침대 프레임 무늬목 뜯김 수리하기

지금 사는 집이 드디어 팔렸답니다. 이사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 무엇을 사고 무엇을 아껴야 되는지 계산이 복잡합니다. 그 와중에 하나의 사건이 터지고 마는데...

저희 부부가 쓰던 퀸사이즈 침대, 에이스에서 꽤나 비싼 돈을 주고 샀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신혼초에 샀으니 십년은 넘은 거구요.

이게 넓은 평상위에 매트리스가 올라가 있는 형태라 옆에 나온 턱이 꽤난 위험해 보입니다. 어른들끼리 살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아이가 태어나서 이 놈이 기어다니기 시작할 무렵 침대턱에 머리를 부딪히곤 했습니다.

그래서 침대턱에 다치지 말라고 붙이는 쿠션을 주욱 붙여놓았더랬죠. 그러고는 삼년이 지났네요. 현이가 이제 다섯살이니 침대턱에 부딪힐 일은 없으니 이사가기 전에 이거나 뗄까... 하고 쿠션을 뗐는데... 맙소사 침대 프레임의 껍질이 홀라당 벗겨지는 겁니다.

들여다보니 MDF에다가 무늬목을 붙여놓은 거네요.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서리와 군데군데 자연적으로 무늬목 껍질이 벗겨질려는데가 보이네요. 아무리 원목처럼 보이려고 해도 짝퉁은 이렇게 세월이 지나면 뽀록이 나게 마련인가 봅니다.

안그래도 돈이 빠듯한데 우리 침대까지 새로 사야 한다니 ㅡ,,ㅡ 원목으로 침대프레임을 알아보니 적게는 육십에서 많게는 백까지 깨지겠더라구요. 그래서 밑져봐야 본전이라고 가장 비슷한 색의 시트지를 찾아서 땜빵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G시장에서 가장 비슷한 시트지를 찾아냈습니다. 배달되어 온 것을 보니 화면과 실물은 약간의 색차가 있더군요. 시트지가 좀 더 밝은 색이었습니다. 애초에 부분 땜빵을 하려던 것이... 색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면 전체를 땜빵하는 식으로 계획이 변경되었습니다.



뜯겨져 나간 부위를 보니 무늬목이 제법 두껍습니다. 약 0.5미리 정도? 그래서 두꺼운 스케치북을 한 장 뜯어서 뜯어진 부위에다 대고 연필로 대략 윤곽선을 그립니다. 그리고 가위로 오려서 다시 대보고 수정하고... 이를 반복하여 최대한 비슷한 모양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딱풀로 무늬목이 뜯어진 부분에 종이를 붙입니다. 그래도 약간 높이가 모자라네요.


한면 전체를 커버하고 모서리 부분이 표시나지 않게 더 길게 재단해서 시트지를 붙입니다. 그런데 각이 진 끝부분이 잘 안붙습니다. 쓰다 보면 또 일어날게 뻔해 보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끝부분은 헤어드라이기로 열을 가하면서 붙여야 한다는 군요.


어쨌든 시작한 거 끝까지 다 해봅니다. 대충 땜빵은 잘 된 것 같습니다. 밤에 볼때는 멀리서 보면 감쪽같아 보이는데... 낮에 보니 색차이가 확 나네요. ㅡ,,ㅡ

고민을 계속 했습니다. 이 침대를 이사할 집으로 끌고 가야 하나 버려야 하나... 결국은 버리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시트지 붙인게 곧 떨어질 것 같고... 무늬목 갈라진 부분이 여러곳이라 결국은 또 다 갈라질 거다.... 돈 쓸때 팍 쓰자... 뭐 이런 심정으로 애써 보수한 침대 프레임은 재활용 센터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B공방에서 구입한 새 원목침대가 대신하게 되죠. 이 침대는 다음에 보여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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