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Dresdner의 마감 플로우차트 상세 설명 첫번째로 마감을 하기 전 재료의 표면을 다듬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마이클씨의 글은 깨알같은 디테일이 맘에 듭니다.
http://www.woodworkersjournal.com/Main/Articles/Skill-Builder-Finishing-Flow-Chart-5463.aspx
지난 글에서 제시했던 마감 플로우차트는 마감의 각 단계마다 정확한 질문을 하고 그 답에 대해 적절한 판단을 내려 빠뜨리는 것 없이 훌륭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하지만 플로우차트의 작은 도형에 각 단계에 대한 설명을 짧게 적다보니 깊이있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6편의 글을 통해 그 상세한 이면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마감을 하기 전 표면의 준비에 대한 내용입니다.
찍힌 곳을 다리미로 다려라
마감을 시작하기 전에 완성한 작품을 꼼꼼히 살피면서 찍힌 곳(dent)과 파여진 곳(gouge)을 찾아내야 합니다. 찍혔다는 의미는 어떤 압력에 의해 나무의 섬유질이 짖눌러졌지만 섬유질이 찢어지거나 잘라지진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대조적으로 파여졌다는 것은 섬유질이 잘라졌거나 조직의 일부분이 아예 없어진 경우를 의미합니다. 파여진 곳은 좀 있다 처리하기로 하고 먼저 찍힌 곳을 다리미로 다려서 감쪽같이 없앱니다.
물에 적셔서 꽉 짜낸 물 수건과 뜨거운 다리미를 준비합니다. 스포이드나 작은 붓 혹은 이쑤시개에 물을 묻혀서 찍힌 곳에 한 두방을 떨어 뜨립니다. 만일 나무가 물을 재빨리 흡수해 버렸다면 다시 물을 더 보충하여 찍힌 곳을 채웁니다. 그리고는 물 수건을 찍힌 부위 위에 올리고 뜨거운 다리미로 다립니다. 물 수건을 쓰는 이유는 다리미의 열이 나무를 태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수건이 대충 마를 때까지 다리미를 몇 초동안 올려두면 됩니다. 이런 과정을 몇번 반복하면 찍힌 곳의 섬유질이 다시 복원되어 상처를 없애 줍니다.
(찍힌 부위가 조그맣다면 굳이 가열하지 않고 물만 약간 적셔도 섬유질이 다시 복원됩니다)
본드 자국
찍힌 곳이 모두 고쳐졌다면 샌딩하기 전 반드시 해야 할 작업이 있습니다. 이 작업을 소홀히 하면 나중에 아주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건 바로 본드 자국을 찾아서 제거하는 겁니다. 이 본드 자국은 마른 상태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스테인을 바르거나 첫번째 도장을 올리고 나면 눈에 확 띄는 고약한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감제가 올라간 뒤에 본드 자국을 지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마른 상태의 나무에서는 본드 자국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본드자국을 찾는 쉬운 방법은 나무를 젖게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나무가 액체에 젖으면 색깔이 진해지는데 본드가 묻은 표면은 액체의 침투를 막기 때문에 여전히 밝은 색으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보통 나프타나 미네랄 스피릿을 사용합니다.
(물을 쓰지 않는 이유는 물이 결을 올리는 데다가 마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입니다. 만일 수성 마감을 할 것이면 빨리 증발하고 친수성인 무수 알콜(97%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프타나 미네랄 스피릿의 경우 빨리 증발하기는 하지만 약간의 유분이 있는 불순물이 남게 되며 이것이 수성 마감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본드 자국을 찾았으면 스크래퍼로 긁어내거나 칼로 잘라내거나 샌딩으로 갈아냅니다. 혹은 그 본드를 녹일 수 있는 솔벤트가 있으면 그것을 이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교(hide glue)의 경우 따뜻한 물로 닦아낼 수 있습니다. 만일 샌딩으로 본드 자국을 제거하려면 P80방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정도 본드 자국이 제거되었다고 생각되면 다시 나무를 젖게 해서 꼼꼼하게 완벽하게 제거되었는지 확인합니다. 그러고 나서 나무를 완전히 말립니다.
초벌 샌딩
샌딩할 사포의 방수를 논하기 전에 먼저 어떻게 샌딩하는지 살펴봅시다. 만일 손으로 사포질을 한다면 샌딩 블럭을 이용하여 결의 대각선 방향으로 사포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결방향으로 샌딩을 하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춘재(early wood)부가 딱딱한 추재(late wood)부에 비해 더 많이 마모되게 됩니다. 이런식으로 계속 샌딩을 하게 되면 마치 빨래판(washboard)과 같이 나무의 표면에 굴곡이 생기게 됩니다. 결의 대각 방향으로 샌딩하면 비교적 매끈하게 샌딩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소프트우드에서 더 잘 나타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오비털이나 사포가 회전하는 샌딩기를 이용합니다. 이런 샌딩기는 사포가 계속 회전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샌딩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샌딩기를 움직이는 속도입니다. 샌딩기는 보통 1초에 1인치 정도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샌딩기를 훨씬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돼지꼬리(pigtail)라 불리는 나선형의 샌딩자국(swirl mark)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스테인을 바를 때 눈에 확 띄게 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샌딩하는 나무 옆에 12인치 자를 놓고 속으로 12까지 세면서 자와 비교하면서 천천히 샌딩기를 움직여 보세요. 평소에 얼마나 샌딩기를 과속 운전했는지 알게 될 겁니다.
샌딩의 각 단계는 특정한 목표가 있습니다. 이 목표를 잘 모르면 샌딩을 언제 멈춰야 할지 모르는 것이고 결국 너무 많이 샌딩하거나 너무 적게 샌딩하게 됩니다. 초벌 샌딩의 목표는 기계(테이블쏘, 자동대패 등)나 공구에 의해서 생긴 자국(machine mark)들을 제거하는 겁니다. 또 어떤 경우는 평을 잡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초벌 샌딩에 가장 좋은 사포는 P80의 알루미늄 옥사이드 사포(쉽게 구할 수 있는 검은색 천사포)입니다. 이 사포는 효과적으로 나무를 갉아내면서도 스크래치는 많이 남기지 않아 딱 적당합니다.
파여진 곳은 어찌하나?
초벌 샌딩으로 톱날 자국들을 모두 없애면 파여진 곳을 식별하기가 쉽습니다. 파여진 곳은 메꾸미(putty)로 메워야 합니다. 메꾸미는 다양한 색의 제품이 있는데 작업하고 있는 나무의 바탕색보다 약간 밝은 색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절 믿어도 좋습니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무에 스테인을 바를 계획이라면 먼저 테스트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나무 자투리에 흡집을 내고 메꾸미로 메우세요. 메꾸미가 마르고 나면 샌딩을 해서 평을 맞추고 스테인을 발라 보세요. 메꾸미가 스테인을 많이 흡수할 경우 색이 더 진해질 것이고, 스테인을 적게 흡수할 경우 연하게 티가 날 겁니다. 이 테스트 결과에 따라 색을 보정하세요. 더 진하거나 옅은 다른 색의 메꾸미로 바꾸든가 물감을 약간 타서 색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 테스트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본 작품의 파여진 곳들을 메꾸미로 메운 다음 말리고 P80 사포로 샌딩하여 튀어나온 부분을 날려줍니다.
이제 톱날 자국은 모두 사라졌고 메운 곳의 평도 맞추어 졌습니다. 이제 사포의 방수를 P120으로 올려서 샌딩을 합니다. 이 샌딩의 목표는 P80 사포의 거친 자국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다음 단계도 유사하게 P180방 사포를 이용하여 P120방 사포로 생긴 스크래치를 매끈하게 다듬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일 당신이 손사포질을 한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난 스크래치를 다 처리했을 때 다음 방수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샌딩기를 이용한다면 초당 1인치의 느린 속도로 샌딩기를 전체 표면에 고르게 샌딩함으로서 이전 단계의 스크래치를 말끔하게 지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천천히 샌딩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지만, 다시 되돌아 와서 두세번 샌딩할 필요없이 말끔하게 샌딩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더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사포 방수의 단계를 100 -> 150 -> 180/220 식으로 해도 됩니다. 혹은 120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처음부터 너무 고운 사포를 택하거나 80 -> 180 식으로 단계를 건너뛰게 되면, 눈에 잘 띄지 않던 톱날 자국과 80방 사포에 의한 스크래치가 스테인을 입히고 마감을 하면서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손사포질
마지막 샌딩의 목표는 P180을 물려 샌딩기를 돌린 자국이나 대각선 방향으로 난 스크래치들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 샌딩은 반드시 손사포질을 합니다. 기계 샌딩이 P180 사포로 마무리 되었다면 P180 사포를 준비해서 결방향으로 샌딩합니다. 사실 P180 사포에 의해 생긴 스크래치는 P180 사포로 다듬는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샌딩을 할 때는 알루미늄 옥사이드 사포(검은색 천사포)를 쓰지 말고 가닛 사포(garnet paper)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알루미늄 옥사이드 연마재는 잘 깨지고 날카롭기 때문에 나무 표면에 V 모양의 스크래치를 남기지만 가닛(석류석)이라는 자연석 연마재는 둥글 둥글해서 U자 모양의 스크래치를 내기 때문에 더 매끈한 표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끈한 표면은 스테인이 과도하게 침투하지 않게 하고 고루 색이 먹게 하기 때문에 얼룩(blotching)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은 산화 알루미늄 사포로 샌딩한 것이고 오른쪽은 같은 방수의 가닛 사포로 샌딩한 것입니다. 샌딩 후에 안료 스테인을 바르면 일반 사포로 샌딩한 쪽은 스테인이 과도하게 침투해 색이 짙고 얼룩이 지는 반면, 가닛 사포로 샌딩한 쪽은 색이 옅고 고르게 먹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가닛 사포는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만일 가닛 사포를 구하기 어렵다면 P220의 알루미늄 옥사이드 사포를 이용하여 결방향으로 샌딩합니다. 결방향이 복잡하게 얽힌 아래 사진 같은 공예품의 경우는 그냥 결방향을 무시하고 길이 방향으로 샌딩합니다. 이때는 더 고운 사포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P220 정도면 대부분의 경우 결방향으로 샌딩하지 않더라도 괜찮은데... 만일 P220으로 샌딩한 스크래치가 보인다면 즉시 중지하고 P320, P400으로 방수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가닛 사포의 연마재가 무뎌져서 샌딩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마구리면을 샌딩하는데 사용하세요. 무뎌진 가닛 사포로 마구리면을 샌딩하면 윤이 날 정도로 매끈해집니다. 이렇게 하면 스테인이 깊이 침투하지 못해서 마구리면의 색이 짙어지는 것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샌딩이 완료되면 빗자루나 청소기로 큰 먼지들을 처리합니다. 남은 먼지들은 젖은 헝겊으로 깨끗하게 닦아 냅니다. 제 경험으로는 물을 살짝 묻힌 부드러운 천으로 닦는 것이 시중에서 파는 송진포(Tack Cloths, 약간 끈적한 점성이 있는 천)보다 더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물에 적신 헝겊이 훨씬 싸고, 깨끗이 씻어서 재활용할 수 있고, 정전기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떤 송진포들은 큰 마찰에 의해 나무의 표면에 정전기를 유발하고 결국 먼지가 다시 나무에 달라붙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습기는 정전기를 없애줍니다. 송진포는 잔여물이 나무의 표면에 남아서 이후에 바르는 마감제의 접착력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 헝겊은 그럴 염려가 없지요.
조립 전 마감
제가 즐겨하는 접근법 중 하나가 조립 전 마감(pre-finishing)입니다. 즉 본드로 부재들을 결합하기 전에 미리 마감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조립 전 마감은 아주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판을 만들어 프레임에 끼운다고 할 때 조립 후에 마감을 하면 알판이 수축하면서 마감되지 않은 허연 부분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립 전 마감하는 것이 조립 후 마감하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가구의 안쪽 구석은 항상 마감할 때 골치거리입니다. 구석 틈에 들어간 스테인은 한참 나중에 삐져나오기도 하고 결구를 위해 바른 본드도 압력에 의해서 나중에 천천히 삐져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립 전에 마감을 하면 삐져 나온 본드를 매우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도막이 형성되어 있어 본드가 겉돕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조립 전 마감을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어떤 결구(joinery)의 경우 조립을 하고 나서 다듬을 필요가 있어 마감을 미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도브테일(dovetail)로 결합을 할 경우 테일(tail)과 핀(pin)이 서로 약간 튀어나오게 가공을 합니다. 본딩하여 결합한 후에 대패로 튀어나온 부분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마감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프로 목수는 도브테일로 박스를 만들때 안쪽이 되는 부분만은 마감을 미리 합니다. 그리고 마감이 마르고 나면 본드를 바르고 판재들을 결합합니다. 이럴 경우 적어도 손이 잘 닿지 않아 손보기 힘든 안쪽 구석이 매우 깨끗하게 정리됩니다. 흔히 안쪽 구석에 마감재를 바를때 생길 수 있는 방울이나 흘러내림, 뭉침 현상이 없고 결을 거스르는 샌딩 자국도 없습니다.
조립 전 마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본드가 발라질 부분에는 스테인이나 도막이 입혀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테인이나 도막은 본드의 침투를 막아서 결합 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본드가 발릴 부분보다 약간 좁은 폭으로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 다음 마감을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판재를 결합해도 결구 부분의 마감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마스킹 테이프는 마감을 하기 직전에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오일이나 물 성분이 침투하지 않고 오래 붙여 두어도 잔여물 없이 깨끗하게 떨어지는 도장용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감이 끝나고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낸 뒤에는 혹시 모를 마감 잔여물을 제거하기 위해 나프타로 접착 부위를 닦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접착 부위를 약간 샌딩하여 본드가 잘 흡수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포의 선택
사포에 사용되는 연마재는 크게 알루미늄 옥사이드 (aluminium oxide), 실리콘 카바이드(silicone carbide), 가닛(garnet)으로 나뉩니다. 이 셋 모두 날카롭고 잘 갈립니다. 가닛의 경우 주로 손사포 용으로만 나오고 생나무를 샌딩하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옥사이드와 실리콘 카바이드의 경우 마감 위에 샌딩해도 되고 나무를 직접 샌딩해도 됩니다.
어떤 사포는 아연 스테아르(Zinc Stearate) 등의 비누같이 미끄러운 윤활성분을 코팅한 것도 있는데 이런 윤활 코팅된 사포는 마감 도막을 샌딩하기 좋습니다. 자체의 윤활 성분 때문에 갈려진 마감재 수지가 잘 엉겨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페인트를 샌딩하면 일반 사포는 페인트 성분이 사포에 떡져 달라붙지만 윤활 코팅된 사포는 엉겨붙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감 전 생나무에 윤활 코팅된 사포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 종류의 사포만 사야 한다면 윤활 코팅된 사포를 사면 됩니다. 윤활 코팅된 사포는 색이 일반 사포와는 달라 쉽게 구분이 됩니다. (DEERFOS에서 나오는 사포 중에서는 흰색 종이사포가 윤활 코팅(Metal Soap Coating, MSC 코팅)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포는 연마재 입자(grit)의 크기에 따라 등급을 구분합니다. 그런데 이 등급을 매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CAMI(Coated Abrasive Manufactures Institute)로 ASNI 규격이고, 다른 하나는 FEPA(Federation of European Producers of Abrasives)로 현재 ISO 6344 표준으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즉 CAMI는 미국 규격이고, FEPA는 유럽 규격인데 국제 표준으로 승인된 것입니다.
CAMI는 방수를 표현할 때 220과 같이 그냥 숫자만 표기하며, FEPA의 경우 P220과 같이 앞에 "P"를 붙여서 서로 구분합니다. 둘 다 높은 숫자일 수록 고운 사포를 의미하고, 낮은 숫자일 수록 거친 사포가 됩니다. 아래 표와 같이 220 이하는 CAMI와 FEPA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높은 방수로 올라갈 수록 그 격차가 커집니다. 그러므로 고운 사포를 구매할 때는 CAMI인지 FEPA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고운 연마재에서만 사용되는 마이크론(micron)이라는 표시법도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경우 작은 숫자일 수록 고운 연마재임을 의미합니다. 이런 고운 사포들은 도막을 샌딩할 때 주로 사용되며 생나무를 샌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결 올리기 (Raising Grain)
만일 수성 스테인이나 수성 바니쉬를 바를 계획이라면 결 올리기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을 일부러 올린 뒤에 잘 샌딩하면 다시 결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통상적인 샌딩 절차를 진행한 뒤 그리고 마감하기 전에 깨끗한 물로 나무를 전체적으로 적셔 줍니다. 그리고 마른 수건으로 표면의 물을 깨끗이 닦아냅니다. 즉 나무의 표면은 젖어있지만 물방울이 있거나 물이 고여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밤새 말려 둡니다.
나무가 완전히 마르고 나면 표면의 결이 거칠거칠 올라 있을 겁니다. 샌딩 작업시 끊어진 섬유질은 마른 상태에서는 누워있다가 물을 만나면 위로 솟아 오릅니다. 이렇게 솟은 섬유질들을 P400 정도의 고운 사포로 가볍게 날려줍니다. 이건 면도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면도를 하는 목적은 피부에서 돌출된 털을 잘라내기 위한 것이지 피부를 손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비슷한 개념으로 아주 가볍게 돌출된 섬유질들 만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야 합니다.
만일 거친 사포로 너무 열심히 샌딩을 하게 되면 나무 표면의 섬유질들을 다시 잘라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새로 잘린 섬유질들은 다시 물이나 수성 마감제가 닿으면 위로 솟아 오르게 됩니다.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지 않으려면 결을 올린 뒤의 샌딩은 부드럽고 섬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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