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1월 25일 월요일

공방의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

Fine Woodworking #174에서 Bruce Ryden이 기고한 "Fire Safety in the Shop"을 번역한 내용입니다. Bruce Ryden은 은퇴한 화재조사관입니다.
본격적으로 건조한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화재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겠습니다.


공방의 규모와 관계없이 화재의 위험은 언제나 상존하고 있습니다. 나무는 본디 불에 잘 타는 물질입니다만 큰 판재의 형태로 되어 있다면 불이 붙거나 타기는 어렵습니다. 손가락이 먼저 타는지 나무가 먼저 타는지 나무 덩어리에 대고 불을 붙여 보세요. 그런데 같은 나무를 자동대패에 넣고 대패질한 대팻밥에 불을 붙여 보세요. 얼마나 불이 잘 붙는지 깜짝 놀랄겁니다.

(가구 제작자인 Jon Brooks의 뉴햄퍼셔에 있는 공방에서 지난 2010년 1월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당신의 공방에서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소를 잘 하는 겁니다. 톱밥(sawdust)과 대팻밥(wood shaving)은 공방에서 가장 위험한 두 녀석입니다. 이들은 쉽게 불이 붙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불을 번지게 하고 완전히 태우게 합니다.

마감제를 부주의하게 보관하거나 버리거나 하는 것도 화재의 위험을 높입니다. 많은 목수들이 바니쉬 캔, 용제와 신너 용기, 텅오일과 린시드오일 같은 오일류들을 개방된 선반에 보관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놓은 마감제들은 불이 번지는 것을 가속화시키는 연료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화재를 발생하게 하는 3가지 요인은 연료, 산소 그리고 열원(fuel, oxygen and source of heat)입니다. 이중 하나라도 없으면 불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숨을 쉬어야 하므로 산소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화재를 막기 위해 열원을 막을 수는 있습니다만 공방 내에서 담배를 피지 않아야 하고 토치나 용접기를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겨울에는 화목 난로를 피우는 곳도 많죠) 하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연료를 치우는 것입니다.

하루종일 일을 하고나서 톱밥과 대팻밥을 깨끗히 치우는 건 매우 귀찮고 피곤한 일이긴 합니다만 이들을 깨끗이 치움으로서 불이 날 수 있는 세가지 요인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전기는 화재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면밀하게 화재 원인을 조사해도 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 어려운 원인이기도 합니다. 깨끗한 공방에서는 전기가 큰 위험이 되지는 않습니다. 설사 쇼트(short circuit)가 발생한다고 해도 불이 나려면 연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쇼트가 발생해도 그것이 톱밥이나 대패밥 뭉치와 접촉하지 않는다면 불이 날 확률은 적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계나 공구의 헤지고, 갈라지고, 상태가 좋지 않은 전기선은 반드시 교체되어야 하고 전기선의 연결은 견고해야 합니다.

자주 까먹고 이해하기 힘든 불의 원인 중 하나로 오일에 젖은 헝겊을 뭉쳐놓은데서 갑자기 발화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린시드오일이나 텅오일 같은 건성유를 묻혀서 사용한 헝겊의 경우 건조가 되면서 열이 발생합니다. 이 발생된 열이 발산되지 않으면 헝겊은 발화점까지 온도가 오르게 되고 이내 불이 붙게 됩니다. (전에 올린 "오일 마감의 원리와 안전한 사용" 글을 참조하세요)

오일에 젖은 헝겊은 두껑이 있는 쇠로 된 통에 물을 채우고 여기에 버리면 안전합니다. 혹은 빨래줄이나 담장에 겹치지 않게 쫙 펴서 말리는 것도 좋습니다. 이럴 경우 열이 발산이 되어 불이 붙지 않습니다.


(오일에 젖은 헝겊은 갑자기 불이 날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스프링이 달려 자동으로 뚜껑이 닫히는 쇠로 된 용기가 좋습니다. 혹은 물을 절반 채운 플라스틱 통도 괜찮습니다)

인화성이 있는 마감제를 사용하는 것은 때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기가 잘 되어서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기화된 마감제나 용제와 섞여 농도가 일정 이상 되지 않도록 컨트롤 한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한편 마감제와 용제의 증기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바닥으로 가라 앉습니다. 그러므로 마감 작업을 하는 주변에는 불꽃이 발생할 수 있는 급탕기(water heater), 난로, 휴대용 히터, 선풍기 등이 동작하지 않도록 유의하셔야 합니다.

마감에 사용되는 인화성 물질과 가연성 물질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공방들이 많습니다. 캔 혹은 유리병에 든 마감제가 개방된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경우 자칫하면 떨어져 캔이 개방되거나 유리가 깨져 위험한 내용물로 바닥이 헝건히 젖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인화성이나 가연성 물질이 든 스프레이 캔은 개방된 선반에 놓을 경우 극도로 위험합니다. 이런 스프레이 캔은 국립 소방 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에서 가장 위험한 물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마감제를 보관하기 위한 전용 캐비넷을 팔기도 하는데 매우 비쌉니다. 하지만 작은 공방이라면 직접 만들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1/2인치 석고보드(drywall)를 두개 겹쳐서 안쪽에 대면 불이 안으로 번지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습니다. 문은 자동으로 닫혀야 하며 용액이 새지 않도록 밀폐되어 있어야 합니다.


(가연성 마감제들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전용 철제 캐비넷입니다. 문이 자동으로 닫혀야 하며 안에서 캔이 넘어질 경우 용액이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게 밀폐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쇠로 된 캐비넷의 경우 $850이나 합니다)


(인화성 물질을 보관하는 선반을 직접 만들 경우 사진과 같이 자동으로 문이 닫히도록 윗쪽에 경첩을 달고, 용액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약간 턱을 만들어야 합니다. 안쪽은 1/2인치 두께의 석고보드를 덧대어서 불이 번지는 걸 막습니다)

화재 감지기를 달아라

불을 감지하는 가장 민감한 센서는 다름아닌 사람의 코입니다. 사람은 전자장치가 불을 감지하는 것보다 먼저 냄새로 불이 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방을 비우게 될 때는 이런 감지장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화재감지기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열, 연기 그리고 불꽃 감지기입니다. 이 중에서 열 감지기가 나무를 다루는 공방에서 가장 적절합니다. 이온화 타입과 광전 타입을 포함한 연기 감지기는 나무 먼지가 많은 공방에서는 너무 민감해서 종종 거짓 경보를 울리기도 합니다. 불꽃 감지기는 먼지가 쌓이면 제대로 경보가 울리지 않는 경향이 있고 열 감지기보다 훨씬 비싼 문제도 있습니다.

열 감지기도 세가지 타입이 있는데 고정온도형(fixed temperature), 온도변화 감지형(rate of rise) 그리고 이 둘을 섞은 복합형(combination)이 있습니다. 고정온도형은 보통 섭씨 57도에서 74도 사이에서 설정합니다. 만일 공방의 온도가 설정한 온도를 넘어서게 되면 알람이 발생하게 됩니다. 온도변화 감지형의 경우 방의 온도가 얼마나 빨리 올라갔는지로 화재 여부를 판단합니다. 만일 지정된 변화율보다 더 빨리 온도가 변했다면 알람이 발생하게 됩니다.

목공방에서는 이 두가지를 섞은 복합형이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천천히 그을리면서 타는 불과 갑자기 번지는 불을 모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알람은 단지 소리만 나게 할 수도 있고 ADT나 Brinks와 같은 경비업체와 연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불을 초기에 진압하라

이런 화재감지기가 불이 난 걸 잘 감지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불을 꺼주지는 않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동 스프링클러(sprinkler)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것입니다. 스프링클러만 있어도 대부분의 화재는 번지지 않고 초기에 진압이 됩니다. 공방 전체를 홀라당 다 태우는 것에 비하면, 물에 의한 약간의 손상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개중에는 정교하게 동작되어 물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도 있습니다.


스플링클러 헤드는 저렴하고 구하기 쉽습니다. (저는 개당 $5정도에 구했습니다) 그래서 84 평방미터(25평) 정도 되는 제 공방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데 불과 $100도 들지 않았고 설치시간도 8시간 정도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얻은 마음의 평화에 비하면 아주 적은 비용이죠.

가장 보편적인 스프링클러는 펜던트(pendant) 스타일로 파이프 바로 아래에 매달리는 식입니다. 반면 업라이트(upright) 스타일은 파이프 위에 서 있는 식입니다. 스프링클러는 정확한 위치에 달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공방에서는 파이프 아래에 매달리는 펜던트 스타일이 적합합니다. 이 스프링클러 헤더는 가까운 소방기구 상이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단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는 공방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다는 것이 적절치 않습니다. (파이프 내의 물이 얼어 동파되기 때문)

(저자는 전직 소방관 출신이어서 스프링클러를 스스로 설치했지만 보통의 경우는 소방안전업체에 의뢰를 하는 것이 좋겠죠? 물론 소방법에 의해서 대부분의 규모있는 건물들은 스프링클러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독립 건물로 있는 공방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소화기를 비상구 쪽에 두어라

모든 공방은 반드시 하나 이상의 잘 관리된 소화기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합니다. 소화기는 불이 났을 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신은 언제 그것을 사용해야 하고, 언제 물러나서 전문 소방수들이 불을 진압하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불이 난 걸 알았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119에 전화를 하는 겁니다.

화재는 보통 A, B, C, D 등 네개의 범주로 나뉩니다. A형 화재의 경우 불에 타면 재(ash)를 남기는 종이, 나무, 옷 등에 의한 것이고, B형의 경우 휘발유, 페인트, 페인터 신너, 기타 기름 등의 액체가 타는 것이며, C형의 경우 전기 배선이나 모터 등의 전기와 관련된 화재이며, D형의 경우 목공방에서는 잘 취급하지 않는 발화성 금속(combustible metals)에 의한 것입니다.

목공방에서 사용하는 소화기로는 적어도 5kg 급의 다목적 분말 소화기(multi-purpose dry-chemical extinguisher)이면 좋습니다. 이 소화기에는 A,B,C형 화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ABC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이 타입의 소화기는 대부분의 목공방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초기에만 사용된다면 완전히 소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법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미리 숙지하고 연습해 두셔야 합니다. 사람은 당황하면 어이없는 바보가 됩니다)


소화기를 어디에 두느냐도 중요한 고려 대상입니다. 소화기는 반드시 비상구 쪽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당신이 소화기를 가지러 간 사이에 갑자기 불이 커져서 소화기로 감당이 안될 때도 안전하게 탈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화기를 사용할 때는 항상 등 뒤에 문을 두어야 합니다. 즉 절대로 불이 당신과 당신의 탈출로 사이에 있도록 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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