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는 한 팀이다

이글은 FWW Tools & Shop 2002에 Gary Rogowski가 기고한 "The Jointer and Planer Are a Team" 기사를 기반으로 약간의 첨삭을 한 것입니다. 

수압대패와 자동대패 둘 다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 두께로 네모 반듯한 판재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목공을 처음 배우는 이들이 가끔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수압대패를 먼저 사야 하나요? 자동대패를 먼저 사야 하나요?" 라는 겁니다. 제 대답은 "둘 다 사야 한다"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이 둘을 모두 살펴볼 것입니다.

수압대패(jointer)만 가지고 있다면 목표로 하는 일정한 두께의 판재를 얻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자동대패(planer)만 가지고 있다면, 일정한 두께의 판재를 얻을 수는 있지만, 판재가 비틀리거나 휘는 걸 잡을 수 없습니다.

이 기계들이 혼란스런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많은 목수들이 이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유럽에서는 수압대패를 planer라 부르고, 자동대패를 thicknesser라고 부르는데, 이게 더 정확한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수압대패는 작업 면의 평을 잡아주고(plane a level surface), 자동대패는 일정한 두께를 만들어 주는(create uniform thickness)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수압대패의 미국식 이름인 jointer를 곧이 곧대로 해석하면 두 판재를 집성하기 위해 옆면을 대패치는 용도로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jointer를 수압대패라고 부르는데, 손으로 누른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반면 thickness planer를 자동대패라고 부르는데, 이는 판재가 롤러에 의해 자동으로 이송된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들어온 것입니다. 수압대패는 手押カンナ, 자동대패는 自動カンナ)

이 두 기계는 프로 목수의 길을 가느냐 마느냐의 지표 역할을 합니다. 이 둘이 없다면 하드우드 판매상에서 대패 가공해 놓은 판재 중에서 골라야 하지만, 이 두 기계가 있다면 내가 원하는 두께로 판재를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두 기계가 있으면 거친 제재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S2S(넓은면 둘만 대패친)나 S4S(4면 모두 대패친) 판재에 비해 제재목이 훨씬 저렴한 잇점이 있습니다.  이 두 기계에 밴드쏘 혹은 테이블쏘만 추가되면 당신은 네모반듯한 판재를  어떠한 치수의 폭, 길이, 두께로도 직접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판재 뽑기는 수압대패부터 시작

수압대패는 마치 손 대패(handplane)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기능을 합니다. 단 손 대패와 달리 대패날을 중심으로 양 정반(table)의 높이가 다릅니다. 나가는 방향의 아웃피드(outfeed) 테이블의 높이는 대패날의 높이와 정확하게 맞춥니다. 때문에 수압대패를 이용하면 대패날이 닿는 면의 평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판재를 뒤집어 수압대패에 밀어넣으면 그 면의 평은 잡히겠지만, 앞서 작업한 면과의 평행은 보장하지 못합니다. 수압대패는 반대면을 기준으로 해서 평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작업 전 대충 자르기 - 수압대패로 작업하기 전에 먼저 거친 판재를 대략적인 크기로 잘라 주어야 합니다. 길고 넓은 판재가 심하게 휘어져 있다면, 이걸 통째로 수압대패에 밀어 넣으면 평을 잡기 위해 너무 많은 나무를 깎아내야 합니다. 최종적인 크기에 가깝게 길이와 폭을 줄이면 아무래도 휘어짐이 완화되어 낭비가 적습니다. 게다가 대충 자르는 단계에서 나무 자체에 있는 옹이, 갈라짐, 변재, 뜯긴 곳 등의 결함 부위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각도절단기나 톱을 이용하여 판재 끝부분의 갈라져 있는 부위를 잘라 냅니다. 다음으로 폭을  켜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판재가 옆으로 많이 휘었다면(crooked) 분필로 일직선을 그린 다음, 그 선을 따라 밴드쏘로 잘라냅니다. 옆면 하나를 대충 일직선으로 만들었으면 수압대패나 손 대패를 이용하여 똑바르게 만들어주고, 이어서 이 옆면을 밴드쏘 펜스에 기대어 정확한 폭으로 켜면 됩니다.


거친 판재를 켤 때는 밴드쏘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나무의 낭비도 적고, 킥백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휘어진 오목한 면을 아래로 할 것 - 목재상에서 산 판재가 똑바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판재들이 목재상에 쌓여 있었기 때문에 공기의 접촉이 고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휘어지는 양상은 폭 방향으로 휘어진 cup, 길이 방향으로 휘어진 bow, 대각선으로 휘어진 twist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어느 방향으로 휘어졌는지를 알아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똑바른 자(straight edge)나 육안으로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수압대패에 밀어 넣을 때는 오목한(cupped) 부분을 아래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흔들거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튀어난 부분을 일정하게 깎아낼 수 있습니다. 조금씩 돌출된 부분을 깎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길이 전체를 일정하게 깎는 단계가 되면 그 면의 평이 잡힌 겁니다.


수압대패를 사용할 때는 푸쉬스틱이나 푸쉬패드를 사용하여 안정적으로 판재를 눌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대패치지 않은 면은 미리 크게 X자를 그려 놓으세요.

비틀어진(twisted) 경우는 좀 까다롭습니다. 똑바른 막대(winding stick)를 이용하거나, 비틀어진 판재를 평평한 곳에 놓은 다음 네 모서리를 눌러보아 건들거리는 두 모서리를 찾으세요. 그리고 대패칠 면에 대해 높은 두 모서리를 표시해 두세요. 판재를 밀어 넣을 때 처음에는 앞쪽에 있는 높은 부분을 누르고, 나중에는 뒷쪽의 높은 부분을 누릅니다. 이때 판재가 흔들거려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평평해 집니다. (숙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망칠 수 있으므로, 비틀어진 판재의 경우 손 대패로 높은 양 모서리를 날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경우에서 수압대패에 밀어넣기 전에 결방향(grain direction)을 잘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밀어넣고, 안전과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푸쉬패드를 사용하며 아주 조금씩만 깍아내도록 합니다.

이제 자동대패가 나설 차례

성질 급한 목수들이라면 "번거로운 수압대패는 그냥 건너뛰고 자동대패만 쓰면 안될까?"라는 생각을 할 겁니다. 미안하지만 일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자동대패에 휘거나 비틀어진 판재를 밀어 넣으면, 휘어진 넓은 면에 평행한 또 다른 휘어진 면을 만들어낼 뿐 입니다. 자동대패의 기준면은 정반(table)이고 대패날은 판재의 윗쪽을 깎기 때문에 휘어진 것을 넣으면 그냥 휘어진 것이 나옵니다. 좌우로 구부러진(cupped) 판재의 경우 약간 높은 부분을 깎아낼 수도 있으나, 완전히 평면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수압대패로 반드시 먼저 한 면의 평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평평한 면을 아래로 두고 자동대패에 밀어 넣어야 윗면이 아랫면과 평행이 되고 자연스럽게 평도 잡힙니다. 되도록이면 조금씩 깍아내도록 세팅해야 하고, 동일한 두께의 여러 판재를 만들어야 한다면 판재가 거의 빠져 나갈 즈음, 틈을 주지 말고 바로 이어서 다음 판재를 밀어 넣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자동대패를 쓸 때 판재의 앞뒤에서 생길 수 있는 스나이프(snipe)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원하는 두께가 될 때까지 과정을 반복합니다. 최종 두께는 목표했던 두께보다 아주 조금 더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대패 날에 의해 생기는 날 자국을 없애려면 약간의 손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어떤 방향으로 넣어도 뜯김(tear-out)이 발생한다면, 자동대패에 밀어넣기 전에 헝겊에 물을 적셔 나무 표면을 닦아 주세요. 이렇게 하면 섬유질이 부드러워져 한결 뜯김이 완화됩니다. 또한 정반에 왁스를 칠해 잘 미끄러지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폭과 길이를 재단

판재의 넓은 앞뒷면(face)은 평평하고 평행이 되었으니, 이제 옆면(edge)을 가공할 차례입니다. 수압대패의 펜스가 정반에 대해 수직인지 점검한 뒤에 대패날을 아웃피드 테이블 보다 약간 높게 세팅합니다. 그리고 판재를 밀 때 이 대패날이 있는 부분을 눌러 주어야 합니다. 판재의 옆면이 구부러져(crooked) 있다면, 오목한 방향이 아랫쪽을 보게 하여 대패 칩니다. 그리고 직각으로 잡힌 옆면과 넓은면은 따로 표시를 해 둡니다.

마지막 남은 옆면 하나는 테이블쏘나 밴드쏘를 이용하여 켭니다. 만일 절단 품질이 완벽하지 않다면 약간의 여유를 두고 켜서, 수압대패에서 다시 옆면을 대패 칩니다.

마지막으로 판재의 길이를 정확하게 자릅니다. 테이블쏘에 썰매나 마이터게이지를 이용하여 판재의 양끝을 직각으로 자릅니다. 동일한 길이로 잘라야 한다면 스톱블럭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Rogowski는 넓은 두 면을 수압대패 -> 자동대패 -> 옆면 하나 수압대패 -> 나머지 옆면 테이블쏘에서 켜기 순으로 작업합니다. 이렇게 하면 옆면을 대패칠 때 엇결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압-자동-수압-테이블쏘 순으로 이동을 한번 더 하게 됩니다. 

다른 방법으로 넓은 윗면 하나를 수압대패 -> 윗면을 펜스에 붙여 옆면을 수압대패 -> 자동대패 -> 나머지 옆면 테이블쏘에서 켜기 순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수압-자동-테이블쏘로 이동이 자연스럽습니다. 대신 어느 넓은 면을 먼저 대패치느냐에 따라 옆면의 엇결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댓글 5개:

  1.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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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목공에 입문했을 때 둘 다 필요하는 점이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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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질문입니다. 수압대패날의 높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아웃피드보다 약간 높게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일단 아웃피드보다 대패날의 높이가 낮으면 아래 링크의 그림처럼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http://lumberjocks.com/LJackson/blog/49881
    부딪히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첫부분은 대패날에 닿지 않고, 끝부분은 많이 닿게 되어 직선으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눈과 손은 한계가 있어서 정확하게 0의 눈금으로 맞추지 못합니다. 조금씩 오차고 있다고 보았을 때, 차라리 아웃피드보다 톱날이 약간 더 올라오는 것이 일률적인 대패 작업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므로 톱날을 높인다고 해서 많이 높이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0에 맞추되 약간 +가 되도록 한다는 느낌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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