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마감제의 유통기한과 오래 보관하는 법

이 글은 FWW#232에 Jeff Jewitt이 기고한 "All Finishes Have a Shelf Life"를 번역하고 내용을 보강했습니다. 오래된 마감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마감제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지 등의 궁금했던 내용을 속시원히 풀어 드립니다.

작년에 $30을 주고 산 바니쉬 뚜껑을 열었더니, 2/3 이상 남아있긴 한데 젤리처럼 변해 있다면... 이것보다 더 낭패스러운 일은 별로 없을 겁니다. 공구는 오래 쓸 수 있지만, 마감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비싼 값으로 깨닫곤 합니다.

모든 마감제는 유통기한(shelf life)이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그 제품이 제 기능을 유지한 상태로 얼마나 오래 보관할 수 있느냐를 의미합니다. 저는 여러분께 어떻게 하면 마감제의 유통기한을 최대로 늘릴 수 있는지, 그리고 보관된 마감제가 괜찮은 상태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릴 겁니다.

신상품을 사고, 구입 날짜를 적어 두어라

저는 물건을 살 때 싸게 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마감제에 있어서는 "많이 사서 단가를 깎자"는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내년까지 얼마나 많은 마감제를 쓰게 될지 예상을 해보고, 그 이상을 절대 사지 마세요. 어떤 제조사들은 명료하게 유통기한과 제조일자를 캔에 표시합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제조사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뚜껑에 녹이 슬어있는 마감제는 절대 사지 마세요. 아마 그런 마감제는 "파격 세일"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을 겁니다. 이는 마감제를 잘못 보관했거나 오래된 것일 확률이 큽니다. 마치 우유를 사듯이 마감제를 사세요. 우유를 살 때 제조일자를 꼭 확인하지요? 캔에 적혀있는 제조일자 표시를 이해하지 못하겠으면, 판매원에게 물어보세요. 만일 제조일자가 적혀있지 않으면, 당신이 직접 구매일자를 적어 붙이세요. 어쨌든 당신이 가진 모든 마감제에 날짜를 다 붙여 놓으세요. 심지어 당신이 직접 섞어 만든 셀락 용액, 와이핑 바니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용액들은 6개월이 지나면 사용 전 테스트를 해 보아야 합니다.

마감제는 대략 12도~21도 정도로 시원한 곳에 보관합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화학 반응이 활성화 됩니다. 그리고 이런 화학 반응 대부분은 마감제의 상태를 나쁘게 만듭니다. 더운 차고 보다는 시원한 지하가 더 낫습니다. 대부분의 마감제는 12도 이하로 보관하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수성마감제는 예외입니다. 만일 당신의 공방이 춥다면, 마감제는 집에 보관하세요. 수성마감제는 절대 얼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사용하기 전에는 마감제의 온도를 12도~21도 사이로 유지합니다. 뚜껑은 빈틈없이 꽉 닫혀야 하며, 뚜껑이 부실하다 판단되면 다른 밀폐 용기로 옮겨야 합니다.

오일 마감제는 산소 접촉을 막아라

건성유(dry oil)을 기반으로 한 마감제는 산소와 접촉하면 경화되기 시작합니다. 텅오일, 린시드오일, 대니쉬 오일, 유성 바니쉬와 유성 폴리우레탄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들 마감제를 잘 밀폐하지 않으면, 산소가 침투하여 마감제를 경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캔이 가득 차 있으면 산소가 있을 공간이 적습니다. 하지만 캔이 점점 비워져 가면, 채워지는 공기의 양은 더 많아집니다. 산소에 노출되면 오일 표면에 막이 생기거나, 전체적으로 젤 상태가 되어갈 겁니다.

그러니 빈 공간을 최소화하고 단단히 밀폐하면, 린시드오일과 텅오일은 5년 이상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래되면 오일이 점점 걸쭉해져 갈 겁니다. 하지만 탁해지거나 끈적끈적한 상태가 아니라면 여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니쉬 오일 류는 대부분 오일과 솔벤트로 구성됩니다. 오래되면 좀 더 걸쭉해 지지만, 맑고 액체 상태이기만 하다면 다시 솔벤트로 희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유성 바니쉬나 유성 폴리우레탄의 경우 캔 속이 공기가 두가지 양상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만일 오일 표면에 막이 생겼고, 이를 걷어 내었을 때 액체 상태의 오일이 있다면 이것은 체로 걸러 사용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Waterlox와 같은 텅오일 베이스의 바니쉬는 전체적으로 젤 상태를 만들거나 전체적으로 플레이크(flake)가 생성되는데, 이럴 경우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마감제를 작은 병으로 옮겨 담으세요. 저는 보통 피클을 보관하는 유리병이나 아기 이유식을 담았던 유리병을 사용합니다. 혹은 Bloxygen같은 제품을 사용해서 공기 대신 더 무거운 불황성 기체(주로 아르곤)를 캔에 주입하세요. 마감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체크하기 위해서는 중간 정도의 페인트 여과지(medium mesh strainer, 콘 모양으로 생긴 것으로 페인트 가게에서 구입 가능)에 부어 보세요. 만일 잘 빠져 나간다면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캔 둘레에 이물질이 없어야 뚜껑이 제대로 닫힙니다. 그러므로 캔 둘레를 항상 깨끗이 정리합니다. 그리고 뚜껑 안쪽에 마감제가 말라 붙어 있다면 이 때문에 뚜껑이 완전히 닫히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뚜껑을 라커 신너(lacquer thinner)에 담궈 두었다가 스틸울로 문질러 씻습니다.


캔 둘레 림(rim)에 네 다섯개의 구멍을 못으로 뚫어주면, 마감제가 림에 들어가더라도 구멍을 통해캔 안으로 떨어질 겁니다. 뚜껑의 나사 부분에 테프론 배관 테이프(Teflon plumber's tape)을 감아주면, 마감제가 들러붙지 않고 더 잘 밀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마감제가 들어붙지 않으니 열고 닫기도 편합니다.


한편 도료의 캔을 뒤집어 보관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미신이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뒤집어 놓더라도 공기를 대체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셀락 플레이크도 유통기한이 있다

셀락 플레이크를 알콜에 녹인 용액은 유통기한이 더 짧습니다. 이것은 알콜과 셀락의 주 성분인 유기 지방산(organic acid)의 화학반응인 에스테르화(esterification) 때문입니다. 이 화학반응은 에스테르(ester)라는 화학물질을 만들고, 이것은 일반적인 단단한 셀락 수지와 달리, 더 부드럽고 끈적입니다. 또한 물 자국이 더 잘 남는 경향이 있습니다.

덜 정제된 셀락 등급인 버튼, 씨드랙, 그리고 왁스가 포함된 셀락은 이 에스테르화 반응을 최대한 늦추기 때문에 용액의 형태로도 1년 이상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블론드급 처럼 디왁스드이면서 탈색된 셀락인 경우는 컷(플레이크와 알콜의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6개월에서 1년 정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모든 셀락에서 알콜의 비율이 더 높을 수록 유통기한은 짧아진다는 법칙이 적용됩니다.

용액 형태의 셀락이 아직 사용 가능한지 알아보려면, 유리나 필름지(laminate) 같은 스며들지 않는 재질 위에 셀락 한 티스푼 정도 떨어뜨려 놓아 보세요. 만일 상태가 좋다면 한시간이 지난 뒤 끈적임이 없어서 손가락이 들러붙지 않을 정도일 것입니다.


건조된 셀락 플레이크 또한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덜 정제되고 왁스가 있는 셀락 플레이크를 몇년간 보관할 수 있는 반면, 탈색과 디왁스드 처리된 셀락 플레이크는 그 보다 더 빨리 변질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정제된 플레이크는 구입 후 일년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셀락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몇가지 미신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래된 셀락이라도 잘게 갈면 어떻게든 녹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상태가 안좋은 셀락은 그 덩어리의 크기에 관계없이 상태가 안좋습니다.

두번째 미신은 진공 포장한 셀락 플레이크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건조된 셀락 조차 속도는 느리지만 스스로 화학반응을 합니다. 그 결과 점점 더 알콜에 녹이기 힘들어 집니다. 열은 이런 화학반응을 가속 시킵니다. 하지만 산소는 관계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미신은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크를 진공 포장하고 냉장고에 보관하여 플레이크의 수명을 늘린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겁니다.  밀봉 보다는 차가운 온도가 더 셀락의 수명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수성 마감제는 다른 문제들이 있다

수성 마감제에 대해서는 유통기한과 보관법을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타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수성 마감제를 1~2년 이내에 다 쓰려고 애씁니다. 캔은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 두되, 절대 얼지 않도록 합니다. 상태가 나빠진 수성 마감제는 치즈 몽우리같은 형태가 되거나 섞은 뒤에도 물과 기름처럼 용액이 분리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수성 마감제에 포함된 첨가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능이 떨어집니다. 대표적인 첨가제는 피쉬아이(fisheye)나 거품을 막아주는 소포제(anti-foaming agent)입니다. 1년이 지난 수성 마감제는 사용 전 체에 거른 다음 테스트 판재에 먼저 발라보세요.

대부분의 수성 마감제에서 캔의 빈부분에 있는 공기가 문제를 일으키진 않습니다. 하지만 두껑 주위에 굳은 것들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남은 수성 마감제는 잘 밀폐되는 뚜껑을 가진 작은 용기에 옮기세요.

라커는 오래 간다

아주 긴 유통기한을 가지는 마감제 중 하나는 흔히 니트로셀룰로스 라커(nitrocellulose lacquer)로 불리는 솔벤트 기반의 라커입니다. 이 수지에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구성요소가 없기 때문에 12도~21도 온도에서 보관하면 몇년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산소는 라커와 반응하지 않습니다. 솔벤트가 증발하면 좀 걸쭉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라커 신너를 추가하고 다시 뚜껑을 잘 닫으면 괜찮습니다. 저는 가끔 라커가 캔 안에서 점점 노란색을 띄는 것을 보곤 하는데, 실제 도포 시에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스테인과 염료는 오래 간다

안료 스테인(pigment stain)은 유통기한과 보관에 있어 너그러운 편입니다. 몇년 동안 보관해도 별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오일 기반의 스테인은 예외입니다. 이들은 다른 오일 기반의 마감제와 동일한 속성을 가집니다.

또 하나의 주의점은 수성 스테인인 경우 절대 얼지 않게 하세요. 만일 얼게 되면 치즈 몽우리같은 것이 생기게 될 겁니다.

농축된 액상의 염료(dye)나 파우더 형태의 염료는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유통기한을 가집니다. 용액의 형태로 만든 염료는 되도록 1년 이내에 사용하세요. 하지만 이 또한 녹이 슬 수 있는 금속 용기를 피하면 굉장히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염료와 안료는 색깔이 변하지 않았는지 항상 자투리 나무에 먼저 테스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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