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9월 26일 토요일

새로 나온 공구들 : 혁신과 과잉 사이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명된 지 채 100년도 되지 않았는데, IT 기술은 이제 우리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IT 기술은 그 자체로도 혁신이지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로 조직화하고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다른 과학 기술 분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통신, 금융, 공장, 교통, 전력 등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IT 기술이 접목되고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이 만들어 졌는데, 유독 공구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뉴스가 없었습니다.

최신 IT 기술이 접목된 드릴... 이런게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구요.

그런데 그것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이것이 혁신일지 과잉일지 한번 보시죠.

디월트 블루투스 배터리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중 하나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무선 헤드셋, 스마트 왓치 등의 웨어러블 장비들의 통신에 많이 활용되지요. 

디월트(DeWalt)는 자사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블루투스 통신칩을 내장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배터리와 작업자/소유자의 스마트폰을 페어링(pairing)을 해 놓으면 다양한 용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배터리의 남은 용량(SOC, State of Charge)을 모니터링해서 충전이 필요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주거나,  배터리가 과열되었을 때 경고도 해 줍니다. 

특정 조건이 되면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배터리의 동작을 중지시킬 수도 있어서 배터리의 도난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블루투스 통신의 사정거리는 대략 10미터 내외이기 때문에,  페어링된 스마트폰으로부터 배터리의 거리가 멀어질 때 경고를 해주어 도난을 바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작업 현장(jobsite)에서는 작업자들이 배터리를 공유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명의 작업자들이 20개의 배터리를 공유하는 식이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 10x20=200 번의 페어링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밀워키 One-Key : 공구의 무선 관리

미국의 공구 제작사인 밀워키(Milwaukee)는 최근 무선 통신 기술(블루투스), 센서 기술, 전자 제어 기술을 자사의 공구에 접목시킨 One-Key라는 이름의 제품군을 발표했습니다.  One-Key는 인벤토리 관리, 공구 상태 보고, 공구 제어 등 세가지 기술로 구성됩니다.


밀워키 One-Key에 대한 아래 광고 영상을 보면 대략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인벤토리 관리는 공구를 많이 보유한 개인이나 조직이 공구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웹 어프리케이션과 스마트폰 앱입니다.  밀워키사의 공구 뿐 아니라 타사의 공구들도 등록하여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용합니다.


상태 보고(tool reporting) 기능은 현재 밀워키의 핸드 프레스(crimper, 굵은 철선을 자르거나 배관 부속을 죄는 휴대용 프레스기)에만 적용된 기능인데, 프레스의 사용 횟수를 집계해서 언제 정비를 하고 교체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공구 제어(tool control)는 전자 제어 장치가 내장된 밀워키 전동 공구의 동작 특성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임팩트 드라이버의 회전 속도, 회전 시작 속도, 토크 특성 등을 설정하여 상황에 맞는 정확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4가지의 프리셋(pre-set)을 지정할 수 있어서 많이 사용하는 모드를 등록해 쉽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자적으로 속도와 토크를 제어할 수 있는 전자식 클러치(electronic clutch)를 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전자식 클러치는 이전에도 수명 연장과 일률적인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고급 드릴링 장비에 채용되어 왔던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제어 로직이 고정되어 있었다면,  밀워키 One-Key는 통신을 통해 제어 로직을 변경할 수 있게 한 것이 차이점입니다.

밀워키 One-Key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www.milwaukeetool.com/one-key

Bosch의 TrackTag와 무선충전 

또 다른 메이저 공구 브랜드인 Bosch도 이런 혁신의 흐름에 넋놓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Bosch가 요즘 재밌는 제품들을 몇몇 내놓고 있는데, 그 중에서 TrackTag와 무선 충전 장치를 소개 드릴게요.

TrackTag는 아래 사진과 같은 조그만 블루투스 통신 장치입니다. 지름은 대략 30mm 정도이고 두께는 13mm, 무게는 18g에 불과합니다.  이 태그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TrackMyTool이라는 앱과 페어링됩니다.


TrackTag는 동봉된 2액형 에폭시로 관리하고자 하는 어떤 장비에도 붙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태그를 붙여 놓고 TrackMyTool 앱과 페어링해 두면, 태그가 주기적으로 리포팅을 하기 때문에 공구가 도난될 경우 즉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싼 것이 흠이네요.  TrackTag도 개당 2만원 정도인데, TrackMyTool 앱도 매달 3~4만원을 내고 사용하는 것이라 쉽게 퍼질 것 같지는 않네요.

하지만 Bosch의 무선 충전 시스템은 좋아 보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도 무선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무선 충전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충전식 공구들도 무선 충전 방식을 사용하면 생산 라인에서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사용한 공구를 충전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되기 때문에 배터리를 갈기 위해 작업의 흐름을 끊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쉴 틈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지요. ㅡ,.ㅡ)


Worx의 재밌는 드라이버

덤으로 몇몇 재밌는 공구들을 몇개 더 소개 드릴게요.

먼저 Worx에서 내 놓은 SwitchDriver는 정말 재밌기도 하고 꽤나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구를 만들 때 이중기리로 구멍을 뚫고 나사를 돌려 끼우는 작업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 충전 드릴 두개를 준비해서 하나는 드릴을 하나는 드라이버를 끼워 보통 사용합니다.

하지만 Worx의 SwitchDriver는 간단하게 하나의 공구에 드릴과 드라이버를 끼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돌려주는 것으로 쉽게 모드를 전환할 수 있구요.


Worx의 Extended Reach 드라이버도 기발합니다.  깊으 곳의 나사를 풀거나 죄기 위해서는 드라이버 비트를 긴걸로 바꿔 끼워야 하는데,  이 드라이버는 상단의 빨간 손잡이를 앞으로 밀면 드라이버 비트가 길어지고,  뒤로 당기면 짧아 집니다.


Wrox의 QBit 드라이버는 더 기발합니다.  리볼버 권총을 연상케 하는 모양인데,  여섯 종류의 드라이버 비트를 실린더에 끼울 수 있습니다.  상단의 레버를 뒤로 당긴 다음 실린더를 돌리고, 다시 레버를 앞으로 밀면 윗쪽의 드라이버 비트가 앞으로 나오는 식입니다.  문제는 드라이버 비트가 너무 짧다는 것.


혁신이라고 해야 할지, 과잉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합니다. ^^

드릴 먼지 흡입기 (Sawdust Sucker)

이건 실제 제품이 아니고, 김석희 디자이너의 컨셉 디자인입니다.  벽에 나사못을 박기 위해 드릴링을 하다 보면 엄청난 시멘트 먼지가 성가시게 합니다.  하지만 이 Sawdust Sucker가 있다면 어떨까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이용한 날개없는 선풍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먼지를 빨아 들여서 손잡이 부분에 떨어 뜨립니다.  회전력을 얻기 위해서 드릴의 키레스 척에 장치를 끼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면 팬이 회전하면서 먼지를 빨아들이게 되지요.


작업이 끝나면 이렇게 먼지를 버리면 됩니다.


멋있기는 한데...  좀 과잉이죠? ^^

댓글 6개:

  1. 좋은내용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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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맙습니다. 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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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덕분에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오타...wro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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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orx로 모두 수정했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고, 이걸 확신한 상태에서 써 버렸네요. 고정관념이 참 무섭네요. ㅎㅎ 지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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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위에 unknown으로 게시가 되었네요....--

    시몬simonne 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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