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TE는 페이스북이나 홈페이지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그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정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에 현재의 WOTE 멤버 다섯명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차례로 Ryan Marshall, Joel Cassady, Sarah Blackwood, Mike Taylor, Gianni Luminati 입니다.
WOTE는 2006년 캐나다의 Burlington에서 결성된 락밴드입니다. 이들은 2007년 첫 앨범 Smooth Like Stone on a Beach를 발표했습니다. 초기 멤버는 Gianni와 Marshall 그리고 Pete Kirkwood 세 명이었습니다. 이 세 명은 2010년에 나온 두번째 앨범 My Rock까지 같이 했던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Pete Kirkwood가 WOTE를 떠납니다.
Gianni와 Marshall 둘만 남은 WOTE... 이들의 음악적 재능은 뛰어났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가운데 가르마에 긴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Gianni는 뛰어난 보컬이면서 베이스, 기타, 우크렐레, 밴조, 드럼, 테레민(theremin), 실로폰, 피아노, 카혼(cajon), 첼로 그리고 수준급의 비트박스까지 못 다루는 악기가 없습니다. 게다가 프로듀싱과 믹싱, 편집까지 직접 하는 초인입니다. 미남형의 Marshall 또한 뛰어난 보컬이면서 기타, 베이스, 피아노, 트럼펫, 하모니커, 우크렐레 등의 악기를 다루는 만능 음악인입니다. 이 둘은 작곡도 직접 합니다.
2010년 이전에는 주로 레게(Regge) 풍의 자작곡을 앨범으로 내고 공연 활동을 했습니다. 이들은 특별한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은 채 직접 곡을 만들고, 연주하고, 녹음하고, 프로듀싱하는 전형적인 인디밴드였죠. 하지만 여느 인디밴드가 그렇듯이 몇년동안 무명인 채로 잊혀져 갑니다.
반전의 계기는 유튜브였습니다. 2010년부터 이들은 당시에 인기있던 다른 가수의 곡을 편곡하거나 장난스러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들이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다른 대형 가수들과 달리 이들은 초 저예산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지만 창의적이고 재밌고 음악성까지 뛰어났습니다.
그들이 초기에 만들었던 뮤직비디오는 투박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유쾌하고 음악을 사랑하는지 느낄수 있습니다. 초기 뮤직비디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를 소개드리면 Sunny-D and Rum 이라는 곡입니다.
"써니D라는 오렌지 쥬스와 럼주를 섞어 마시면 정말 맛있다(yum yum)"라는 황당한 가사이지만 정말 재밌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짧은 소품들 혹은 다른 가수의 인기곡을 리메이크한 곡들 그리고 자작곡들을 유튜브를 통해 2010년 말경부터 지속적으로 발표하게 되고 온라인 팬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주목하게 됩니다.
2011년에는 WOTE에 큰 지원군이 들어오게 됩니다. WOTE의 홍일점인 Sarah는 2010년 경부터 객원 자격으로 이들과 음악작업을 종종 같이 했었는데 2011년에 본격적으로 WOTE의 멤버가 됩니다. 쉬크한 외모와 선한 인상을 가진 Sarah는 훌륭한 노래 실력과 더불어 기타, 베이스, 피아노, 우크렐레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실력파입니다. 그리고 WOTE에 신비감을 더해주는 턱수염 Taylor가 합류합니다. Taylor 역시 피아노, 트럼펫, 디제리두(didgeridoo, 호주 전통의 목관악기), 어코디언 등을 다룹니다. 그리고 드러머이자 피아노, 우크렐레 등을 다루는 Joel까지 합류하여 현재의 멤버 진용을 갖추게 됩니다. WOTE의 멤버가 될 수 있는 조건은 유쾌함과 Multi-instrumentalist 여야 하나 봅니다.
Sarah의 합류는 이들의 음악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됩니다. Gianni와 Marshall이 훌륭한 보컬이기는 하지만 음색이 비슷해서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성 보컬이면서도 걸쭉한 힘이 있는 Sarah가 더해지니 이들의 음악에 맛깔나는 조미료가 쳐진 느낌입니다.
이렇게 팀을 재구성하여 함께 2012년 1월 유튜브에 발표한 "Somebody That I Used to Know"는 그야말로 초대박 히트를 칩니다. 2014년 3월 현재 1억5천만 조회를 기록하고 있네요. 물론 강남스타일의 20억 조회수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요.
원래 Gotye가 부른 이 곡은 특이한 분위기의 곡인데... WOTE의 리메이크는 기타 한대를 다섯명이 치는 기괴한 퍼포먼스(5 Peeps 1 Guitar)가 화제였습니다. 한번 보시죠.
WOTE 뮤직비디오의 특징은 돈은 별로 들이지 않지만, 매우 창의적이고 정성스럽게 만든다는 겁니다.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과 여러 대의 비싼 카메라, 유명 배우들을 동원한 고비용의 뮤직비디오보다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콘티를 짜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오로지 본인들의 인건비만 들여서 뮤직비디오를 찍습니다.
예를 들어 Lorde의 Royals를 리메이크한 뮤직비디오의 경우 WOTE의 전매특허인 악기 건네받기와 악기 던지기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노래하고 연주하기도 벅찬데 이런 퍼포먼스까지 하려면 며칠을 연습해야 되겠지요. 그 연습 과정도 비디오로 공개하고 있는데 우크렐레가 부서지고 위에서 떨어진 우크렐레가 Marshall의 발등을 찍고... 여하튼 쉬운게 없습니다.
2013년 1월에 발표된 "I Knew You Were Trouble" 뮤직비디오의 경우 캐나다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Got Talent 시즌1에서 4강까지 올라간 비트박서 KRNFX(Korean FX라는 의미이며 캐나다 교포입니다)가 참여해서 화제를 모은 비디오였는데, 이 비디오를 촬영한 배경이 1년전에 발표한 "Somebody That I Used to Know"와 같습니다. 이 비디오를 보면 Gianni의 비트박스 솜씨도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하튼 WOTE는 발표하는 뮤직비디오마다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어느덧 세계적인 밴드로 우뚝서게 됩니다. 그리고 2013년 3월에 컬럼비아 레코드사를 통해 그들의 자작곡들을 담은 R.E.V.O (Realize Every Victory Outright)라는 앨범을 발표합니다. R.E.V.O는 WOTE의 모토이기도 한데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꿈을 꾸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당신의 앞길에 걸리적 거리는 건 모두 치워버리고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라" (Shoot for the stars, stay positive, don't let anything get it your way and realize your goals)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전 2014년 3월 11일 Pharrell의 Happy를 리메이크한 뮤직비디오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박날 조짐입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WOTE의 절친들인 미국의 락밴드 Parachute가 같이 했는데 Parachute의 보컬 Will Anderson(비디오의 왼쪽 앞)이 보컬의 한 축을 맡았습니다.
Pharrell의 Happy는 많은 사랑을 받은 음악이라 몇몇 아티스트들이 이미 리메이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리메이크들을 한순간에 제압할 엄청난 리메이크입니다. 무엇보다 노래의 의미를 잘 살린 정말 행복한 표정이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합니다. Sarah의 목을 치면서 바이브레이션을 하는 Gianni도 재밌고, 그 와중에 귀찮은 듯 어코디언을 연주하는 Taylor도 쏠쏠한 재미를 더해 줍니다.
Happy와 함께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세요.
Here come bad news talking this and that, yeah,
Well, give me all you got, and don't hold back, yeah,
Well, I should probably warn you I'll be just fine, yeah,
No offense to you, don't waste your time
Here's why
Because I'm happy
여담
2013년 Gianni와 Sarah가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둘이 결혼을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현재 아이를 낳아 같이 잘 기르고 있습니다. 같은 밴드를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건 자연스러운 건가요?
제가 놀란 것은 아래 사진처럼 Sarah가 한창 임신 중 배가 불렀을 때도 여전히 라이브 공연을 하며 열심히 활동했다는 겁니다. 우리 정서로는 대단히 놀라운 일입니다. 여하튼 건강하게 아기를 낳았다니 축하할 일입니다.
WOTE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별로 하는 것도 없는 듯한 Taylor가 보입니다. 어떤 때는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경우는 나와서 가만히 폼만 잡고 있다가 끝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아주 뛰어난 피아노 연주가입니다. 어쨌든 그는 신비주의로 컨셉을 잡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의외로 그의 팬들이 많습니다. 주로 턱수염(Beard) Taylor라고 부르지요.
뮤직비디오에서는 신비감만 주지만 라이브 공연을 할 때는 꽤나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의 양치질 퍼포먼스가 유명한데 치솔로 이를 문지르면서 음향효과를 내기도 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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