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9월 5일 금요일

고구려 대장간 마을

2014년 6월 15일, 아차산-용마산을 종주하다 개고생하고 나서 식구들과 용마폭포공원에서 만났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아차산에서 구리쪽으로 넘어가는 방향에 <고구려 대장간 마을>을 들리기로 했습니다. 고구려 대장간 마을은 워커힐 뒷편에 위치하는데 행정구역 상으로는 구리시에 속합니다.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예전에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이 바로 이 곳 아차산 자락에 지어졌는데 그 촬영 세트를 유지하여 관광상품으로 만든 것이지요. 거기에 아차산 보루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조그만 <아차산 고구려 유적 전시관>이 추가로 조성되었습니다.



사진에서 앞에 보이는 건물이 전시관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일단 전시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전시관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습니다.


이 곳에서는 아차산에서 볼 수 있는 보루에 대한 자세한 설명 자료들이 있습니다. 보루가 뭔지 모르는 아들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즉석으로 다음주에 아차산에 올라가서 보여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아래 전시물은 보루를 퍼즐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꽤나 맞추기 어렵습니다.


고구려는 현재의 북한땅과 만주일대에 터를 잡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고구려 유물이나 고구려를 테마로 한 곳은 제가 알기로 이곳이 유일합니다. 고구려의 입장에서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거린 것이 인상적입니다. 아들도 왜 거꾸로 그렸냐고 궁금해 합니다. 아들이 당시 한국 역사에 대한 개괄서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제법 아는체를 합니다.


보루의 축소 모형입니다. 아차산에는 이런식으로 제4보루를 복원해 두었지요. 아차산을 가기 전에 이 전시관을 먼저 들러서 공부를 좀 한 뒤에 아차산의 보루들을 보면 교육적 효과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는 선생님이 초등학생들에게 뭔가를 계속 설명해 주네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통 목조건물로 지어진 서까래 구조도 인상적이고, 보루에서 발견된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왜 아차산에서 보루들을 막아놓고 통제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관을 다 둘러보았으면 이제 세트장으로 갈 차례입니다. 세트장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당시 <태왕사신기> 드라마를 뛰엄뛰엄 봐서 내용이 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배용준>이 광개토대왕 역을 맡았고, 문소리, 이지아 등이 나왔던 걸로 기억됩니다. 이곳에 들어서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역시 이곳도 큰 규모는 아닙니다. 하지만 세트장이라고 하기에는 튼실하게 잘 지어놓은 것 같아 색다른 분위기 입니다. 당시 세트를 만들 때 고구려 벽화를 많이 참조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여기가 아마 최고의 포토존인 것 같습니다. 커다란 물레방아가 도는 이 곳은 대장간입니다.


초병들이 보초를 서는 망루도 있는데 보기에도 약해 보입니다. 못 올라가게 막아 놓았네요. 이곳의 모든 계단과 2층은 모두 못 올라가게 막아 두었는데, 한 두군데라도 잘 관리해서 개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장간 앞에는 실제로 철로 만든 검들이 있습니다. 꽤나 무거워서 아들도 겨우 듭니다. 


드라마에서 많이 나왔을 회의실(?)입니다. 거친 원목을 그대로 활용한 테이블이 인상적입니다. 오히려 의자들은 좀 인위적인 느낌이 있네요. 


탁자 위에는 한자로 쓰여진 책이 몇권 있는데, 아들이 요즘 <마법천자문>에 빠져 있어 아는 글자가 있는지 유심히 찾아 봅니다. 꽤나 아는 글자가 많이 나옵니다. 


이 곳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아 두었습니다. 


광개토대왕의 용좌(?)인 것 같습니다. 


대장간을 중심으로 몇개의 건물들이 더 있습니다. 아마도 신전인 듯 합니다. 8각형 테이블과 원목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의자들이 인상적입니다.


 이 곳은 제 기억에 문소리가 주로 기거하던 곳 같습니다. 좀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네요. 


다른 건물의 모습입니다. 아쉬운 건 디스플레이를 준비해서 <태왕사신기>에서 이 세트장이 나오는 장면들을 보여준다면 카메라에 비치는 세트와 실제 세트를 비교해 볼 수 있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좀 방치된 느낌이 나네요. 


다시 대장간으로 돌아 왔습니다. 대장간은 꽤나 높은 건물입니다. 머리보다 높은 곳에 이런 정교한 도르레들이 있습니다.


바람을 일으켜 화력을 높이는 풀무도 있습니다. 실제로 풀무의 손잡이를 잡고 동작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곳에서 실제 대장장이 기능인이 작업하는 광경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실감날까요? 실제로 부엌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면 관람객들이 꽤나 많이 구입할 것 같은데요.


건물을 다 둘러봤으면 야외학습장으로 이동합니다. 아마도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교육을 받는 공간인 듯 합니다. 벽을 따라서 고구려와 광개토대왕에 대한 만화들이 쭉 배치되어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아들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보면서 흥미를 느끼네요.


배용준 동상과 광개토대왕비 모형도 있네요. 배용준은 일본인들로부터 욘사마로 불리며 한때 큰 인기였는데, 이곳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꽤나 왔을 것 같습니다.


<태왕사신기>의 주요 배우들입니다. 한때 다 빛나던 배우들이었는데 요즘은 좀 뜸한 것 같네요.  


이렇게 회랑을 따라 내려가면 세트장을 다 보는 겁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면 별로 볼 것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차산의 보루 유적과 연계된 전시관이 있다는 점, 고구려를 테마로 한 거의 유일한 곳이라는 점, 세트장이 비교적 정교하고 알차게 지어졌다는 점에서 아이와 함께 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차산을 갈 계획이라면 이 곳에서 먼저 보루에 대해 알아보고 올라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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