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자기가 만든 작품에 서명하기

정성들여 만든 작품에 자신만의 표시(서명)을 하는 순간은 참으로 뿌듯합니다. 그런데 이 서명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나 알아보고 자신만의 서명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Fine Woodworking #193에 실린 Charlie Reina의 "What's Your Sign?"을 의역하고 첨언했습니다.

몇주 혹은 몇달 동안 공들여 만든 가구... 당신은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을 가질 것이고 세상이 - 아니 미래의 고객이라도 - 누가 만든 작품인지 알기를 원할 겁니다. 이 작품이 후대에 까지 전해질 지도 모르는 일인데 당신이 만들었다는 흔적은 잘 남겨둬야 겠지요.

우리는 온라인과 잡지에 기고하는 전문가들 등에 자신만의 서명 기술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몇 서명 기술에 대해 정리하고 소개드립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서명 방법을 찾아 보세요.

우드 버닝 (Wood Burning)

우드 버닝은 뜨거울 물건으로 나무를 모양대로 태울 수 있습니다. 흔히 불도장이라 해서 로고나 서명을 양각한 금속판을 가열하여 도장처럼 찍는 것이 많이 쓰입니다. 불도장은 전기로 가열하는 편리하고 빠른 방식이 있는데 다소 비싸고 금속을 불에 넣고 가열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건 좀 저렴하지만 시간도 더 걸리고 불편합니다.


혹은 아래 사진과 같은 우드버닝기를 이용하여 직접 손으로 서명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의 장점은 작품마다 약간씩 다른 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제작년도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할 때에도 유용합니다.


음각 새기기 (Engraving)

별로 비싸지 않은 조각기를 이용하여 서명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조각기는 진동에 의해서 나무를 파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나무위에 바로 조각을 할 때는 반드시 샌딩이 완료된 다음에 해야 합니다. 조각 후에 샌딩을 하면 애써 조각한 것이 일부 지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별도의 앤틱한 구리판에 조각기로 서명을 한 뒤 이를 구리못으로 나무에 박으면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드레멜 같이 타입의 회전하는 비트를 사용하는 조각기도 가능합니다. 가장 작은 볼 타입의 비트가 1/32인치(약 0.04mm) 정도여서 서명을 하는데 아주 좋습니다. 이렇게 음각으로 서명을 할 때는 미리 고운 사포로 전체적으로 샌딩을 해 두어야 조각된 것이 잘 보이며, 진한색의 스테인을 문질러 발라주면 음각된 부분에 안료가 점착이 되어 더 진하게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조각하기 (Carving)

음각 새기기와 거의 비슷하지만 조각도 혹은 끌로 나무에 글씨를 새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각도로 할 경우 보통 글자 크기는 1인치에서 2인치 정도로 크게 합니다.


(서명 조각을 보니 쇼생크탈출의 한 장면이 떠 올랐습니다. 오랫동안 수감 되었던 브룩스 할아버지가 가석방 되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라고 흔적을 남기고 자살합니다. 후에 레드도 이 곳에 머물게 되는데 브룩스가 남긴 글귀를 보고 "레드도..." 라고 흔적을 남기죠. 하지만 그는 새로운 삶을 찾습니다)


상감(Inlaying)

상감으로 서명을 남기는 방법은 매우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원형의 상감은 의외로 매우 쉽습니다. 1인치 지름 정도의 목봉을 얇게 잘라서 동전 모양을 만든 뒤에 여기에 불도장이나 조각기로 서명을 합니다. 그리고 상감을 넣을 작품에 포스너비트로 얇게 보링을 한 후 본드로 붙이면 됩니다. 이때 상감을 할 나무는 전체적인 가구의 색과 다르게 해주면 더 눈에 잘 띄입니다.

어떤 목수는 작품을 제작한 년도에 만들어진 실제 동전을 상감하여 넣기도 합니다. 혹은 동전을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한 뒤에 이를 상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자인한 동전에 년도를 기입할 경우 앞면과 뒷면에 연속된 년도를 넣음으로서 한번 동전을 제작하면 2년 동안 쓸 수 있는 깨알같은 팁도 있습니다.


쓰기 (Writing)

작가가 직접 펜으로 작품에 서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펜으로 직접 나무에 쓸 경우 수정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좀 더 안전하게 별도의 종이에 서명을 하고 이를 작품에 붙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더 멋지고 편리한 방법은 컴퓨터로 서명과 문양을 디자인한 후에 이를 레이저 프린터로 출력하고 오려서 작품에 붙이는 것입니다. 종이를 작품에 붙였을 경우 위에 폴리우레탄을 발라주면 코팅까지 됩니다.


스탬프 (Stamping)

쇠 재질의 날카로운 날이 서있는 것이라면 스탬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혹은 이런 스탬프를 디자인하여 주문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쇠망치로 서명할 곳에 스탬프를 대고 꽝 때리면 간단하게 표시됩니다. 주의할 점은 큰 충격이 가해지므로 되도록 가구를 조립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좀 더 저렴한 방법으로 고무도장을 주문 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감하기 전 백골 상태에서 잉크를 묻혀 찍으면 되며, 마르고 난 뒤 도막성 마감으로 덮어주면 됩니다.


어디에 서명할 것인가?

어떻게 서명하는냐도 중요하지만 작품의 어디에 서명하느냐도 고민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서명을 눈에 띄는 곳에 하지 않더군요. 나무와 작품의 아름다움에 흠결을 남길까봐 서명을 찾기 어려운 곳에 많이들 합니다.

의자의 경우 좌판을 받치는 뒷쪽 프레임의 안쪽에 하기도 합니다. 왠만해서는 찾기 힘들죠.


서랍이 있는 가구의 경우 서랍 뒷편에 서명을 남기기도 하는데 서랍을 완전히 빼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액자의 경우 프레임 뒷쪽에 서명을 하면 무난합니다.


아래 멋진 테이블에도 서명이 있는데 정말 찾기 힘듭니다. 윗쪽 상자를 자세히 보면 상감으로 색이 다른 나무를 박아 넣었는데 모르스 부호처럼 생겼습니다. 이 모르스 부호를 해석하면 HACK이고 작가인 Garret Hack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걸 누가 알겠습니까? ^^


유명 작가들의 서명들

한때 목공카페에서 일었던 로킹체어 열풍의 주인공인 샘 말루프(Sam Maloof) 옹의 서명입니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그의 의자가 $5,000에 거래되네요.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의 서명입니다.


워턴 애숴릭(Whatorn Esherick)의 서명입니다. 멋지네요.


아서 에스페넷 카펜터 (Arthur Espenet Carpenter)의 서명입니다.


웬델 캐슬(Wendell Castle)의 서명입니다.


(제 경우는 제가 저질러 놓은 실수들이 제 서명입니다. 만드는 것 마다 꼭 한두개씩 있습니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