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들에게 공방에서 가장 중요한 공구가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테이블쏘나 밴드쏘나 라우터 같은 걸 듭니다. 사실 목수들이 공방을 차리고 가장 먼저 사는 공구가 바로 이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공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구는 다름아닌 클램프입니다. 가구를 만들고 조립하는 모든 과정에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클램프입니다.
클램프 하나당 가격은 그리 비싼 편은 아닙니다. 보통 1만원에서 5만원 사이의 가격입니다. 하지만 클램프도 필요한 갯수만큼 갖추다 보면 테이블쏘의 가격과 맞먹을 수도 있습니다. 클램프가 제대로 된 압착을 하지 못한다면 집성이나 조립 작업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클램프의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견 바 클램프는 매우 간단해 보입니다만 다양한 종류의 클램프들이 있어서 노련한 목수들도 곤혹스러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요 공구 메이커들의 카타로그와 웹사이트들을 조사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바 클램프를 다음과 같이 네가지 부류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파이프 클램프, 패러랠 클램프, 알루미늄 바 클램프, 스틸 바 클램프
이 네가지 클램프들은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카테고리 별로 최고의 제품을 골랐고, 또한 각 클램프 타입별로 장단점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모든 모델에 대해서 48인치 (1.2m)급 클램프를 택했습니다.
먼저 저는 클램프로 힘을 가했을 때 클램프 바와 클램프 조(Jaw)의 변형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이 장치로 600파운드의 힘을 가한 뒤 변형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MDF로 간단한 박스를 만드는데 모든 클램프를 차례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큰 포플라 판재를 클램핑해 보았습니다. 이런 실사용 테스트를 통해 사용하기 쉬운지, 평행이 유지되는지, 직각이 유지되는지 등을 체크합니다.
파이프 클램프
파이프 클램프는 지난 75년간 큰 변화없이 사용된 전통적인 클램프로 다재다능하면서도 저렴하여 많이 사용됩니다. 파이프 클램프는 3/4인치 혹은 1/2인치 쇠파이프에 끼워 사용될 수 있는 클램프 장치(Fixture)만 별도로 판매됩니다.
따라서 제대로 사용하려면 파이프도 따로 사야 합니다. 하지만 배관용으로 주로 쓰이는 파이프는 저렴하고 필요한 길이대로 자르거나 연장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좀 더 큰 힘을 제공하는 3/4인치 파이프 클램프를 테스트 했습니다.
파이프 클램프는 두개의 장치로 구성되는데 핸들이 달린 헤드 장치(head fixture)는 파이프의 끝에 고정됩니다. 반면 파이프를 타고 이동하는 테일 장치(tail fixture)는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해 어느 정도 유격이 필요합니다. 이 유격은 강한 힘으로 클램핑할 때 클램프 조(Jaw)를 뒤로 젖히게 만들어서 직각을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테일 장치는 여러개의 디스크 클러치(disk clutch)가 있어 파이프를 붙잡을 수 있는데, 모든 모델이 다 잘 고정되었습니다.
파이프 클램프로 박스를 클램핑해보니 상기한 이유로 약간 뒤틀어 집니다. 하지만 클램프 조에 클램프 패드나 부목을 댈 경우 똑바르게 클램핑 됩니다. 또한 파이프 클램프로 큰 판재를 클램핑할 경우 심하게 휘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파이프 클램프를 아래에서도 죄고, 위에서도 죄는 식으로 엇갈려 배치하니 휘어지는 현상을 많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주 긴 클램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파이프 클램프의 매우 유용한 가치입니다. 파이프 클램프 장치는 몇개만 사두고, 대신 다양한 길이의 파이프를 구비해 두면 용도에 따라 골라서 쓸 수 있습니다.
테스트한 파이프 클램프 모델 중에서는 Jorgensen과 Rockler 제품이 힘을 가했을 때 변형이 가장 적었습니다. 이 중에서 Rockler를 최고의 모델로 꼽았는데, 클램핑 조가 더 넓고, 안정적인 다리가 있으며, 핸들과 지면 사이의 충분한 간격이 있어 조작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Rockler Sure-Foot (최고 평점)
- 가격 : $15
- 나사산 길이 : 2 1/4 in
- 조의 변형 : 미미함
- 조의 직각 유지 : 괜찮음
Jorgensen No.50
- 가격 : $13
- 나사 길이 : 2 in
- 조의 변형 : 미미함
- 조의 직각 유지 : 괜찮음
Jorgensen의 클램핑 조는 클램핑할 때 가장 변형이 적었습니다. 더불어 Rockler 제품과 더불어 부드럽게 나사를 죌 수 있습니다. 다만 클램프 장치의 다리가 짧고 작아 안정적이지 않고, 핸들이 지면에 거의 닿아 다소 불편합니다.
IRWIN No.224134
- 가격 : $13
- 나사 길이 : 2 1/4 in
- 조의 변형 : 미미함
- 조의 직각 유지 : 나쁨
IRWIN 파이프 클램프의 헤드 장치는 다른 제품과 달리 클러치 방식으로 고정됩니다. 그래서 헤드 장치의 고정을 위해 파이프에 나사산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핸들을 돌려 클램프에 힘을 가하면 헤드 장치가 따라서 약간씩 회전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적어도 헤드 장치는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 튼튼한 것 같습니다.
Columbian (Wilton)
- 가격 : $13
- 나사 길이 : 2 1/4 in
- 조의 변형 : 심함
- 조의 직각 유지 : 나쁨
패러랠 클램프
패러랠 클램프는 클램프 중에서 가장 최신 제품군입니다. 패러랠 클램프는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클램핑 조의 수직이 잘 유지되도록 특별히 설계된 제품입니다.
패러랠 클램프의 가장 첫 제품은 15년 전에 출시된 Bessey K Body입니다. 최근에는 Gross Stabil, Adjustable Clamp 사 등에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테스트한 모든 패러랠 클램프 제품들은 모두 뛰어난 클램핑 조의 수직 유지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모두 나무와 맞닿는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씌워져 있는데, 견고하고 본드가 들러붙지 않는 재질입니다. 테스트한 세 모델 모두 헤드를 분리하여 반대쪽으로 끼울 수 있습니다. 보통은 죄기 위해 클램프를 사용하지만 헤드를 반대로 끼우면 벌리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 모델 모두 원통 모양의 핸들을 가지고 있는데 단순하고 편리하긴 합니다. 하지만 큰 힘을 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큰 힘을 가할 수 없기 때문에 크고 두꺼운 판재를 집성할 때 더 많은 클램프를 필요로 합니다. 또한 패러랠 클램프는 상당히 무겁습니다. 많은 수의 클램프를 조립하는 가구에 사용하게 되면 그 무게가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패러랠 클램프는 다른 타입의 클램프에 비해 두세배 더 비쌉니다.
저보고 고르라면 Bessey와 Gross Stabil사의 제품을 택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제품으로는 조금 더 싼 Bessey것을 골랐습니다.
Bessey K Body (최고 평점)
Gross Stabil PC2
Jorgensen Cabinet Master No.8048
Jorgensen 패러랠 클램프는 힘을 가할 때 바가 약간 휘어지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게다가 슬라이딩 조가 가끔씩 바를 꽉 물지 못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핸들을 살짝 흔들어주면 괜찮아 집니다만 약간 번거롭습니다.
(한편 이 기사 이후에 같은 실험자(Tim Albers)에 의해 패러랠 클램프만 따로 기능 테스트를 한 것이 FWW #209에 실렸습니다. 거기서는 Jorgensen과 Jet사 제품이 가장 좋은 성능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Bessey 제품은 패드에 약간 문제가 있는 걸로 평가 되었네요.
어쨌든 클램핑 능력 자체로는 Bessey, Jorgensen, Jet가 대동소이하다는 평입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Jet가 가장 최근에 패러랠 클램프 시장에 뛰어 들었다는 점입니다. Jet는 기존의 패러랠 클램프에 뭔가 차별화되는 몇몇 특징들을 넣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틸바에 눈금을 넣어 집성하기 전 클램프들을 일정하게 벌려 놓을 수 있고, 조 하단에 벤치독을 설치할 수 있어, 패러랠 클램프 자체를 작업대의 도그홀에 끼워 고정할 수 있는 멋진 기능이 있습니다. 게다가 Jet의 조는 다른 경쟁 제품보다 눈에 띄게 더 커서 안정적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새로 패러랠 클램프를 산다면 Jet사 제품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바 클램프
알루미늄 바 클램프는 압출성형된 U모양의 알루미늄 바를 기반으로 합니다. 헤드 장치는 바의 한쪽 끝에 고정되어 있으며, 테일 장치는 바를 끼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테일 장치는 알루미늄 바 상단에 파여진 작은 홈에 고정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바 클램프의 최대 장점은 가볍다는 겁니다. 큰 가구를 클램핑한 상태에서 옮겨야 한다면 알루미늄 바 클램프의 가벼운 무게가 고마울 겁니다. 가벼운 만큼 다루기 쉽고 다칠 위험도 적고 나무에 상처를 낼 확률도 적습니다.
알루미늄 바 클램프끼리의 비교에서는 Universal과 Rockler 제품이 돋보였습니다. 이 두 제품은 클램핑했을 때 바의 휘어짐도 적고, 조의 변형도 적어서 클램핑이 수월했습니다. 다른 두 제품인 Jet와 Jorgensen의 경우 움직이는 핸들이 불편했습니다.
저는 최고의 제품으로 Universal을 택했습니다. 단순한 모양의 핸들이 마음에 들고, 알루미늄 바 상단의 홈이 더 촘촘하기 때문입니다.
Universal (최고 평점)
Rockler Sure-Foot
- 가격 : $24
- 나사 길이 : 1 3/4 in
- 홈 간격 : 1 in
- 클램프 바/조 변형 : 미미함
- 조의 직각 유지 : 매우 뛰어남
Jorgensen No.3548
Jorgensen사 제품은 1인치의 홈간격을 제공하며, Universal 제품과 비슷하게 다리가 짧습니다. 가는 슬라이딩 핸들은 불편하고 큰 힘을 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나사가 좀 빡빡하게 돕니다.
WMH/Jet No.709831
Jet사 제품은 클램핑할 때 바와 조가 너무 심하게 휘고 변형됩니다. 여섯번 정도 테스트를 하고 나니 이 제품의 바가 영구적으로 휘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홈도 찌그러졌습니다. 게다가 헤드 장치도 단단히 고정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Jet사 제품의 알루미늄 바는 클램핑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얇은 재질입니다.
스틸 바 클램프
스틸 바 클램프(Steel Bar Clamp)는 아마 클램프 종류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무거울 겁니다. 단단한 바와 큰 크랭크 핸들은 바와 조의 큰 변형없이 아주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실 Jorgensen과 Wetzler사의 제품은 저의 클램프 테스트 장치의 측정 한계인 2,000파운드 이상의 힘을 발휘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한 힘의 클램프로 너무 쎄게 죄게 되면 결구 부위의 본드가 다 빠져나와 오히려 튼튼한 결합을 방해하기도 하고, 균형이 맞지 않으면 클램핑하는 가구가 틀어져 버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스틸 바 클램프들의 조는 90도 보다 작은 각으로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더 틀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집성 용도로 사용될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박스 형태의 작업물을 클램핑 할 때는 휘어지는 변형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무거운 스틸 클램프는 큰 작업물을 조립할 때 쓰기에는 적절치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힘이 너무 과해서 탈입니다.
스틸 바 클램프 중에서는 Jorgensen의 I-빔 클램프를 최고의 제품을 꼽았습니다. 사용하기 쉽고, 강하며, 작업대 위에 안정적으로 놓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Jorgensen No.7248 (최고 평점)
- 가격 : $33
- 나사 길이 : 3 in
- 테일 장치 : 클러치 메커니즘 사용
- 클램프 바/조 변형 : 전혀 없음
- 조의 직각 유지 : 나쁨
Wetzler No.52T
헤드 장치에는 헤드를 잡아주는 핀이 있어 조를 수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테일 장치의 조는 약간 기울어져 있습니다. 핸들과 바닥의 간격이 적어 작업대 위에서 돌리기 까다롭습니다.
WMH/Wilton Notched-Bar Clamp
Heavy Duty T-Bar
테일 장치는 바에 뚫려있는 구멍에 핀을 꽂아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사용하기 쉽지만 구멍의 간격이 3인치라 너무 넓습니다. 이는 제대로 죄기 위해서는 핸들을 많이 돌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이 클램프의 양쪽 조는 거의 직각을 유지하고, 다리도 넓고 탄탄해서 안정감이 있습니다.
클램프 종류별 장단점 정리
클램프 타입 | 무게 | 단단함 | 조의 직각 | 최적 용도 | 클램핑 힘 | 참고 |
3/4인치 파이프 클램프 | 중간 | 좋음 | 무난 | 매우 긴 클램핑 | 1,200 lb | 다재다능하고 가성비 높으나, 정밀도가 좀 떨어짐 |
패러랠 클램프 | 중간 | 좋음 | 매우 뛰어남 | 거의 모든 방면 | 600 lb | 힘이 약해 클램프를 많이 써야함. 무겁고, 비싸다 |
알루미늄 바 클램프 | 가벼움 | 좋음 | 좋음 | 크고 작은 가구 조립 | 800 lb | 가볍고, 강하고, 정밀함의 조화 |
스틸 바 클램프 | 무거움 | 매우 뛰어남 | 나쁨 | 큰 판재 | 2,000+ lb | 가장 강하지만 너무 무겁고 틀어진 조가 아쉽다 |
결론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좋은 클램프는 패러랠 클램프입니다.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길이별로 패러랠 클램프를 우선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비싸긴 하지만 강하고, 다재다능하고, 다른 타입의 클램프를 압도하는 만족감을 줍니다.
만일 패러랠 클램프 외에 다른 클램프를 사야 한다면 저는 Universal이나 Rockler사의 알루미늄 바 클램프를 살 겁니다. 이들 알루미늄 바 클램프는 가구 조립할 때 매우 유용하며, 무게 대비 압착력이 매우 좋습니다.
가끔씩 매우 긴 클램프가 필요할 때는 Jorgensen이나 Rockler사의 파이프 클램프를 따라올 자는 없습니다.
만일 배를 만들거나, 아주 큰 판재를 집성하거나 기타 다른 큰 스케일의 작업을 한다면 그래서 아주 강한 압착력이 필요하다면 Jorgensen이나 Wetzler사의 스틸바 클램프 4개 정도는 꼭 필요할 겁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예산이 부족해서 원하는 클램프를 다 살 수 없다면 다음과 같은 구성을 제안합니다.
핵심적인 작업을 위해서 1,000mm (40인치) 혹은 1,200mm (48인치)급 패러랠 클램프를 6~8개 정도 갖추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패러랠 클램프를 보완하기 위해 알루미늄 바 클램프 600mm (24인치) 4개, 1,200mm (48인치) 4개를 갖춥니다. 마지막으로 3/4인치 파이프 클램프 장치를 몇개 갖추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 갖추면 대략 $500 정도 드는데 이 정도면 대부분의 클램핑 작업을 소화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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