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12월 19일 금요일

한강-중랑천 합수부, 서울숲 걷기


울 아들은 유치원만 다녀오면 노트북을 켜놓고 다음지도, 브이월드 등의 지도를 띄워 여기저기 둘러보기를 좋아합니다.  그러고는 가끔씩 어떤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데리고 간 곳이 중랑천-청계천 합수부, 한강-탄천-양재천 합수부입니다.  사실 그보다 먼저 갔던 곳은 한강-중랑천 합수부입니다.

이 곳은 집 근처라 서울숲에 산책갈 때 여러번 지났던 곳입니다.  그런데 강이 만나는 곳이라는 인식은 하지 않고 지나가서 그런지 아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2014년 9월 6일에 아들과 함께 여정을 나섰습니다.

지도를 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가끔씩 지도도 그립니다.  한강-중랑천 합수부로 간다고 하니 종이를 꺼내들고 쓱쓱 그리네요.  집 근처 지리는 이제 머릿 속에 다 정리가 되어 있는 듯 합니다.  그냥 외워서 그리는데 제법 정확합니다.

울 아들이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김정호 보다 먼저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코스는 간단합니다.  집에서 나서서 금호나들목 - 중랑천 합수부(인도교) - 서울숲 육교 - 갤러리아포레에 이르는 길입니다.  거리는 약 3.5 Km 정도 됩니다.


금호나들목은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 앞에서 한강 공원으로 드나들 수 있는 요긴한 길목입니다.  여기로 나서면 바로 한강입니다.


이 사진을 보니 울 아들 많이 컸네요.  초등학생 필이 납니다.


한강변 산책로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이렇게 위에 강변북로가 지납니다.  다소 위압적이지요.


여기가 실제 한강-중랑천 합수부입니다.  공사로 어수선합니다.


중랑천을 건너는 인도교입니다.  자전거들이 아주 많이 다니는 길이니 아이들을 주의시켜야 합니다.


이 인도교에서 내려다 보면 참 많은 새들과 물고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봄철 잉어들이 산란할 때가 되면 장관입니다.  우리나라 강 어디서나 있는 잉어들 입니다.  씨알이 굵네요.   인도교 아래는 얕은 보가 있는데 진득하니 기다려 보면 잉어들이 점프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카메라만 있다면 그 장면을 담고 싶습니다.


이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반가운 친구들이 보입니다.  날개를 쫙 펴고 쉬는 것이 특징인 <가마우지>들입니다.  중국 어디선가는 이 가마우지의 목에 줄을 매어 물고기를 잡는다죠.  아들도 그 장면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며 좋아합니다.


인도교를 건너와 찍어본 한강과 중랑천의 합수부입니다.  사진을 찍은 이 지점이 경치가 가장 좋습니다.  아들과 함께 여러번 와봤지만,  이날따라 유난히 아들이 좋아합니다.  관심없이 그냥 지나칠 때는 모르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면 뭔가 달라보이고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건너 온 인도교 쪽으로 찍어 봤습니다.  


햇볕을 피할데가 없어 서둘러 길을 나섭니다.  좀 더 가면 이렇게 서울숲으로 들어서는 육교가 보입니다.  야간에는 동물들의 취침을 방해하므로 이곳의 출입을 통제합니다.  대신 100미터 정도 더 가 성수대교 아래 부분에 지하보도로 서울숲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옵니다.


이 육교는 강변북로를 지나 사슴들과 새들이 사는 <생태숲> 위를 지납니다.  여기서의 풍경이 끝내주지요.


호수 쪽으로 한번 찍어 봤습니다.  운 좋으면 사슴이 거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잘 보이지는 않는군요.


목적지인 갤러리아 포레로 가는 길에 승마장에 들렀습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게 우리집 값보다 더 비쌀 것 같습니다. 


승마장 인근에는 모감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6월말~7월초에 이곳에 오면 이렇게 모감주나무의 노란꽃이 화려하게 핀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무시로 다니는 길 옆 수로에서 백로가 한마리 서성이는 걸 발견했습니다.  백로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입니다.  아들과 저는 숨죽이면서 사진에  담으려 다가가 봅니다.


휘리릭 하고 날개를 젓더니 멀리 가지도 않고 바로 옆 나무가지 위로 올라섭니다.  물가에서는 많이 봤지만 숲속에서 백로를 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목적지인 갤러리아 포레가 보입니다.


갤러리아 포레에 있는 <빈즈앤베리>에서 베이글을 하나 먹었습니다.  구운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먹는 맛이 일품이지요.  요렇게 영양보충을 해줘야 징징대지 않고 잘 따라 다닙니다.


다소 철지난 여정이지만 합수부들을 다닌 글들을 싣는 김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고기와 새들을 많이 봐서 아들도 저도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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