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8월 13일 수요일

유럽식 경첩(싱크 경첩) 다는 방법

이 글은 AWW#82 에 실린 "European Hinges"를 번역하고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경첩은 European Hinge가 원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싱크대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싱크 경첩"이라고 주로 불립니다. 이 글에서는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유럽식 경첩"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각종 구멍 위치와 수치들은 Grass 브랜드의 경첩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 주로 유통되는 유럽식 경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 유의 바랍니다.


독일의 기술력은 깔끔한 외관, 단순하고 예측가능한 설치 그리고 3방향 보정이 가능한 경첩을 만들어 냈습니다.

유럽식 경첩으로 문짝을 달아본 뒤 저는 그 단순한 설치 방법에 푹 빠졌습니다. 막경첩(Butt Hinge)과 달리 유럽식 경첩은 설치가 매우 쉽고, 설치 후에도 보정이 쉽습니다. 드릴 프레스와 마킹지그만 있으면 유럽식 경첩으로 몇 분만에 문짝을 달 수 있습니다. 멋지죠?


배경

유럽식 경첩은 독일에서 50년 전부터 추진된 가구 생산 표준화 시스템의 결과로 만들어 진 것입니다. 이 표준화 시스템은 공정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시키는 등 가구 제작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유럽식 경첩은 아름답고 정밀한 제품입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경우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저는 Grass 브랜드의 유럽식 경첩을 주로 사용했는데 무결점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Grass, Blum, Mepla 등의 주요 브랜드들은 몇년 동안 사용해도 이상없는 굉장한 제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유럽식 경첩의 가격은 $8 ~ $13 정도에 거래됩니다.


이 유럽식 경첩들은 설치 후에도 나사를 돌리는 것 만으로 3방향으로 미세 조정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드라이버 없이 릴리즈탭(Release Tab)을 누르는 것 만으로 문짝을 쉽게 떼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달았을 때도 미세 조정한 것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유통되는 유럽식 경첩은 주로 헤펠레(Hafele) 브랜드인데 가격은 천원 정도로 저렴한 편입니다. 언급한 위 세개 브랜드는 고급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이고, 헤펠레는 중저가 브랜드입니다. 각 브랜드마다 구멍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니 사용하는 브랜드의 기술자료를 통해 정확한 타공위치를 파악해서 지그 등을 제작하기 바랍니다)

필요한 도구들

유럽식 경첩을 사용하는 것은 간단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드릴프레스, 보링 비트, 드라이버 정도입니다. 똑바르게 보링을 하기 위해서는 드릴프레스는 필수입니다. 핸드드릴로 보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할 확률이 큽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드릴프레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치해야 할 문짝이 많다면 35mm직경의 카바이드 비트, 자동센터 드릴비트, 자석식 스크류비트를 구비할 것을 권합니다.

$25 정도하는 35mm 카바이드 비트는 깔끔하게 보링되며 철 소재의 비트보다 내구성이 좋습니다. 특히 단단한 MDF에서 작업한다면 카바이드 비트는 필수입니다. (일반적으로 텅스텐 카비이드 조각을 붙여서 날물로 사용하며, Cemented Carbide 또는 초경합금 비트라고 합니다)


$8 정도의 자동센터 드릴비트 (예를 들어 Vix사 제품)는 경첩 구멍의 정중앙에 예비구멍을 원하는 깊이로 뚫게 해주어 매우 편리합니다. 게다가 드릴비트를 감싸는 외부 하우징은 구멍의 위치를 지정하는 템플릿의 손상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Sobit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가격이 좀 비쌉니다)


$5 정도의 자석식 스크류비트는 나사못을 스크류비트에 붙일 수 있어서 손의 여유가 생깁니다. 이왕이면 $10 정도하는 포지드라이브(Pozidriv) 방식의 나사못과 스크류비트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포지드라이브는 단순한 모양의 필립스 방식에 비해 헛돌지 않고 강력한 힘으로 죌 수 있습니다. (포지드라이브는 네방향의 큰 홈외에 그 사이의 작은 홈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포지드라이브 나사못은 상단에 대각선 방향의 홈이 있어 쉽게 구별 가능하며, 이 나사못을 사용할 경우 포지드라이브 전용 스크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첩 달 일이 별로 없으면 저렴한 옵션을 택함으로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고속도강으로 만들어진 35mm 포스너비트는 카바이드 팁이 달린 비트의 절반 가격이면 살 수 있으며, 필립스 타입의 나사못과 드라이버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설치 방법

저는 항상 문짝을 달기 전에 캐비넷과 문짝에 대한 마감을 먼저 합니다. 저는 이후로 인셋(inset) 문짝을 예로 설명할 겁니다. 인셋은 문짝이 문틀 안으로 들어가는 형식이고, 반대로 오버레이(overlay, 덮방) 문짝은 문짝이 문틀을 가리는 형식입니다.


인셋 문짝이 서로 간섭없이 잘 열리려면 문짝의 상하좌우 모두에 3mm 정도의 여유를 두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문틀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 후에 3mm 여유를 생각하여 문짝을 제작해야 합니다. 모든 준비가 되었으면 8 단계로 쉽게 경첩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1. 경첩의 컵(cup)이 들어갈 구멍을 팝니다.

먼저 컵홀(cup hole)을 정확한 위치에서 반복적으로 타공할 수 있도록 아래 그림과 같은 컵홀 지그를 만듭니다. 도웰핀은 본드로 고정하지 않고 뺐다 꽂았다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지그는 드릴프레스 정반에 클램프로 고정되어야 합니다.


컵홀 지그를 잘 위치시켰으면 왼쪽 구멍에 도웰을 꽂고 문짝을 펜스와 도웰에 기대어 1/2인치 깊이로 보링합니다. 이어서 도웰핀을 오른쪽 구멍으로 바꾸어 꽂은 뒤에 기대어서 반대쪽 컵홀을 보링합니다.


2. 경첩을 문짝에 부착합니다.

경첩의 둥근 부분을 컵홀에 끼우고 직각자를 이용하여 경첩의 긴 부분을 문짝과 수직이 되도록 합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2.8mm (7/64인치) 자동센터 드릴비트로 예비구멍을 뚫습니다. 자동센터 드릴비트를 사용하면 경첩 구멍의 중앙에 그리고 원하는 깊이 만큼 뚫을 수 있어 편합니다. 그리고 나사못을 체결하여 고정합니다. 이때 문짝 아래에 부드러운 천을 깔아두어 마감된 표면이 상하지 않도록 합니다.


3. 베이스 플레이트(base plate) 고정을 위한 예비 구멍을 뚫습니다.

4개의 예비 구멍을 정확히 뚫을 수 있는 간단한 템플릿을 만들어 놓습니다. 이때 자동센터 드릴비트를 사용해야 템플릿의 구멍에 손상을 주지 않고 구멍의 중앙에 뚫을 수 있습니다.

이 템플릿의 치수는 Grass 브랜드의 경첩을 위한 것입니다. 인셋이냐 오버레이냐에 따라 그리고 브랜드에 따라 이 구멍의 위치는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해당 경첩의 기술자료를 통해 치수를 확인하고 템플릿을 만들어야 합니다.


(컵홀 지그의 경우 도웰핀과 컵홀 중심의 거리가 3"였습니다. 문틀 구멍을 정확히 맞추려면 위의 템플릿에서 경첩의 중심선까지를 3-1/8" 로 해야 합니다. 3"에 3mm의 여유를 두는 것이죠. 이 상관 관계를 잘 이해하셔서 다른 규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됩니다.)


4. 베이스 플레이트를 캐비넷에 고정합니다.
4개의 나사못으로 베이스 플레이트를 고정합니다. 자석식 스크류비트를 사용하면 작은 나사못을 핸들링하기 편합니다.


5. 문짝을 베이스 플레이트에 걸칩니다.

윗쪽 경첩부터 먼저 걸칩니다. 그래야 문짝이 매달려 있어 핸들링하기 쉽습니다.


6. 경첩을 베이스 플레이트에 결합합니다.

경첩의 긴 부분을 누르면 딸깍하면서 베이스 플레이트에 결합됩니다.


7. 가구를 현장에 설치한 후 문짝의 위치를 미세 조정합니다.

평평하지 않은 바닥과 벽이 문짝을 튀어나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개의 나사를 이용하여 앞/뒤, 위/아래, 좌/우로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막경첩으로 문짝을 달았는데 문이 똑바르게 달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8. 끝났습니다.

문짝과 문틀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도록 조정했다면 끝입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파는 저가형 유럽식 경첩의 경우 딸깍하면서 끼우는 방식이 아니고 옆면이 터진 구멍으로 나사못 머리를 끼우는 방식입니다. 같은 제조사에서 나오는 경첩이라 할지라도 인셋/오버레이/하프 오버레이 등의 방식과 열리는 각도 등에 따라서 사용방법과 치수가 조금씩 다르니 해당 제품의 기술자료를 반드시 확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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