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마무리 대패 비교 테스트

FWW #219  "Tool Test : Smoothing Planes"을 기반으로 내용을 간추렸습니다.

보통 목수들은 여러개의 대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꼽아서 딱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 마무리대패(smoothing plane)을 선택할 겁니다.   날 연마가 잘 되고 셋팅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마무리대패로 다듬은 판재는 어떤 다른 방법으로 다룬 것보다도 더 매끈한 표면을 보여줄 겁니다.

마무리대패는 애매한 크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판재의 평을 잡는 것부터  두께의 미세조정까지 가능한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마무리대패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대패에 대해서는 당신의 예산이 허용하는 한 가장 좋은 대패를 고르는 걸 권합니다.

어떤 대패를 골라야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 당신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33부터 $350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의 14개 마무리대패를 골라서 다양한 관점에서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마무리대패는 베벨다운 타입의 벤치플레인(No.4)과 베벨업 타입의 저각 스무딩 플레인을 포함한 것을 의미합니다)

먼저 대패를 포장박스에서 꺼내어 보아 대패의 기능적인 면을 평가할 것이고,  날을 연마한 후 실제로 대패질을 하면서 평가를 합니다.

날입 폭 조절이 쉬워야 한다

대패밥(shaving)이 얼마나 크게 나오느냐는 날입(mouth)의 폭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 벤치마크의 대상이 된 대패들은 대부분 프로그(frog)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날입 폭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몇몇 대패는 대패집 앞부분(shoe)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날입 폭을 조절합니다.

보통 날입의 폭은 0.4mm ~ 0.8mm 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Kunz Plus No.4와 같은 대패들은 날입의 폭을 조절하기 위해서 반드시 대패날을 분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프로그의 위치를 조절하는 나사가 윗부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은 굉장히 불편합니다.  초기의 스탠리 베일리 모델이 이런 방식입니다.


베드록 디자인에서 유래된 리닐슨 등의 베벨다운 대패들은 프로그 뒷쪽의 나사를 통해서 프로그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어서 날입 폭을 조절하기 위해 대패날을 제거할 필요가 없습니다.   베벨업 대패들이나 스탠리 스윗하트의 베벨다운 대패들은 대패집 앞부분(shoe)을 앞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런 두가지 조절방법은 대패날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어 매우 편리합니다.


베벨업이냐 베벨다운이냐?

블럭 플레인의 경우 대패날의 베벨(bevel, 경사각)이 위로 향하게 장착합니다.   베리타스 저각 스무딩 플레인의 경우도 베벨업 타입입니다.  베벨업 대패들은 덧날도 없어서 구조가 단순하고 다재다능합니다.  하지만 대패친 자국이 날카롭게 나는 경향이 있어서 귀접이(camber)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날 연마에 연습이 좀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베벨다운 벤치 플레인들은 대팻날 위에 덧날(chip breaker)이 장착됩니다.   덧날은 대팻밥이 앞쪽으로 향하도록 해주고 뜯김(tear-out) 현상을 줄여줍니다.  이런 이유로 벤치 플레인들이 매끈한 표면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날 내밈과 좌우 각도 조절

날입 폭을 조절한 뒤에는 날을 내미는 정도(depth)와 좌우 각도(lateral)를 조절해야 합니다.  아주 얇은 대패밥이 날의 너비 만큼 나오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하게 날내밈과 좌우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대패들은 대패날 뒤의 손잡이를 돌려서 날내밈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좌우 각도 조절은 대패날 뒤의 상단부에 있는 레버를 이용하여 조절합니다.


베리타스에서 채용하고 있는 노리스 스타일(Norris style)의 조절방식은 하나의 조절나사로 날내밈과 좌우각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벤치마크를 진행한 Gochnour는 이 방식은 정밀하게 조절하기 어려워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덧날의 형태

베벨업 타입의 대패들은 덧날이 없지만, 베벨다운 대패들은 모두 덧날을 가지고 있습니다.   덧날(chip breaker)의 역할은 대패밥(shaving)의 방향을 대패의 앞쪽으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더불어 덧날은 대팻날의 끝부분을 프로그로 밀착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패날이 프로그에 밀착되지 않으면 대패날이 미세하게 흔들리게 되어 뜯김 현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덧날은 대패날과 빈틈없이 딱 붙어야 합니다.


벤치마크에 사용된 대부분의 대패날은 구형의 덧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형 덧날은 얇은 강철을 프레스 가공하여 만들어지는 곡면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부러진 덧날이 대패날을 눌러주기는 하지만 얇은 철판의 한계로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정교한 튜닝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이를 개선한 신형 덧날을 채용한 대패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형 덧날은 더 두껍고 정밀 기계 가공되어 완벽한 평면이며 대패날과 닿는 부분을 연마하기가 더 쉽습니다.

클립톤(Cliifton)사의 대패는 제가 좋아하는 투피스(two piece) 타입의 덧날을 사용합니다.  손으로 덧날을 연마할 때 특히 편리한데,  덧날의 앞부분만 분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메카니즘 상으로 이 디자인은 덧날이 휘어지지 않아서 대패날이 프로그에 완전히 밀착할 수 있도록 잘 지지합니다.

먼저 날연마

대패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패날을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갈아야 합니다.  그런데 포장박스에서 갓 꺼낸 대패들은 대부분 대패날이 날카롭게 세워져(honing)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대패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날 세우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저는 돌정반위에 150방 사포를 놓고 초벌 연마를 합니다.  이어서 1000방의 물숫돌(water-stone),  4000방의 물숫돌에 차례로 연마한 다음, 마지막으로 8000방의 물숫돌로 마무리를 합니다.  각 단계마다 대패날 가장자리를 약간 더 연마하는 귀접이(camber)를 해줍니다.  귀접이를 하면 대패날이 지나간 자리의 깍여나간 단차가 부드럽게 처리되어 표면이 더욱 매끄러워 집니다.  특히 베벨업 대패는 귀접이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베벨업이나 베벨다운 모두 유효절삭각(effective cutting angle)이 45도가 되도록 날연마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혹한 테스트

가혹한 테스트를 위해 소나무, 체리, 화이트오크 등 세 종류의 폭 500mm, 길이 760mm, 두께 38mm인 판재들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소나무를 대패질하고 이어서 체리, 화이트오크 순으로 진행 했습니다.  첫번째 대패질은 결의 대각방향으로 했고,  두번째 대패질은 결방향으로 하여 대각방향의 대패 자국을 없앴습니다.  마지막은 날을 조금만 내밀고 결방향으로 대패질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각각의 판재들에 대해서 표면이 어떻게 보이고 촉감은 어떤지를 평가했습니다.

다음으로 결이 복잡한 부빙가(bubinga) 판재에 대패질을 하여 아주 복잡한 결을 가진 단단한 나무에서 대패질이 잘 되는지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의 세 판재들에 대해 마구리면을 대패질 하였습니다.  소나무와 체리는 5번 대패질 하였고,  화이트오크는 25번 대패질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대패날을 최대한 무뎌지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런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서 각 단계에서의 대패질 결과와 느낌이 어땠는지를 체크 했습니다.

두두둥~ 그 결과는?

테스트를 시작한지 몇주가 지나서,  저는 이들 대패들의 전체적인 품질에 매우 흡족했습니다.   일단 최고 품질(best overall)의 대패들은 결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이 최고 품질 대패 중에서 두개가 좀 더 나았는데 바로 클립톤(Clifton) No.4리닐슨(Lie-Nielson) No.4 였습니다.  이 둘의 우열은 가리기 어려워서 공동 우승으로 정했습니다.


최고 가성비(best value) 제품을 고르는 것은 좀 더 어려웠습니다.  여러번의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후보군을 줄였고 그 결과 우드리버(Woodriver) No.4 V3베리타스(Veritas)의 No.4와 저각 스무딩 플레인을 선택했습니다.  이 세 제품의 우열도 가리기 어려워 공동 우승으로 했습니다.


상세 비교표

모든 항목들은 면밀하게 테스트한 결과를 정리 했습니다.   평가에서 A+ = Exellent, A = Very Good, B = Good, C = Fair, D = Poor를 의미합니다.  즉 B레벨까지는 무난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날 유지력에 "NA"라고 표시된 것은 하드우드에 가혹한 테스트를 하는 중 날이 무뎌져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주로 고탄소강 재질의 대패날을 사용한 대패들이 해당되는 군요.

모델가격Kg날 재질
유지력
덧날미세조정결과총평코멘트
Anant Karmal No.4$601.9고탄소강
3mm
B구형
2.9mm
깊이: A
좌우: A
날입 : C
BB$100 이하 제품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 덧날은 튜닝이 필요함
Clifton No.4$3002수단조
고탄소강
3.3mm
A두조각
3.2mm
깊이: A+
좌우: A+
날입: A
A+A+박스에서 꺼내어 약간만 날 다듬으면 바로 사용 가능, 독특한 두조각 덧날 시스템이 장점
ECE Primus 711$2001.1크롬/바나듐
2.8mm
A신형
3mm
깊이: A+
좌우: C
날입: B
AA유창목 대패집이라 잘 미끄러지지만 가벼워 큰 힘이 가해지지 않음. 날 깊이 조절은 가장 뛰어남, 좌수/우수 모델 모두 제공
Footprint No.4$551.8고탄소강
2mm
NA구형
1.9mm
깊이: A
좌우: A
날입: C
DD날이 얇아 화이트오크, 부빙가에서 변형이 생기고 떨리는 현상있음. 체리와 오크의 마구리면에서도 문제. 대패집의 평이 잘 맞지 않음
Groz No.4$331.5고탄소강
1.9mm
NA구형
1.9mm
깊이: B
좌우: A
날입: C
CC부빙가 판재. 체리, 화이트오크의 마구리면에서 날의 변형 및 떨림 심함.
Kunz Plus No.4$2001.8고탄소강
3.4mm
A신형
2.4mm
깊이: C
좌우: C
날입: B
BB날조정 기능이 떨어짐, 깊이조절 후 다시 밀리는 현상 있음. 날의 좌우조정은 레버 조정후 망치로 때려 다시 미세 조절해야 함.
Lie-Nielsen No.4$3502.2A2/Cryo
3.2mm
A+신형
3.2mm
깊이: A+
좌우: A+
날입: A
A+A+압도적인 성능. 날만 살짝 갈아주면 바로 사용 가능. 리닐슨은 이 대패에 대한 고각 프로그도 별도로 판매함
Lie-Nielsen
Low-angle
Smoothing Plane
$2651.7A2/Cryo
4.6mm
A+None깊이: A+
좌우: C
날입: A+
A+A베벨업 대패, 수직조절나사가 레버캡과 통합되어 있어 날연마후 날 끼우기가 번거로움. 하지만 조절나사의 위치는 편리함. 날은 귀접이를 좀 더 해야 대패자국을 줄일 수 있음
Stanley Bailey No.4$751.8고탄소강
2mm
NA구형
1.9mm
깊이: A
좌우: A
날입: C
CC부빙가와 체리,화이트오크의 마구리면에서 너무 심한 변형과 떨림 현상이 있음. 대패집 바닥은 상당한 노력을 하여 평을 잡아야 함.
Stanley
Sweetheart No.4
$1802.2A2
3.2mm
A신형
2.8mm
깊이: B
좌우: B
날입: A+
AA프로그와 대패집이 일체형 주물로 만들어져 튼튼한 디자인. 날입폭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음
Veritas Low-angle
Smoother Plane
$2202.2A2
4.7mm
A+None깊이: A
좌우: B
날입: A+
A+A+베벨업 디자인, 날이 57mm로 더 넓다. 날 탈착이 빠르고 쉬우며, 날입조정이 쉽다. 대패집의 조절나사가 좌우 조절을 쉽게 함. 마구리면에서 가장 좋은 성능. 대패날 자국을 없애기 위해 귀접이를 해야 함.
Veritas Low-angle
Smooth Plane
$1952.1A2
3mm
A+None깊이: A
좌우: A
날입: A+
A+A+베벨업 디자인, 대패집 옆면이 직각이라 슈팅보드에서 사용하기 좋음. 다른 베리타스 대패에 비해 다재다능함. 대패날 자국을 없애기 위한 귀접이 필요. 날 탈착이 조금 성가심
Veritas No.4$2002.1A2
3.2mm
A+구형
1.9mm
깊이: A
좌우: A
날입: A
A+A+프로그와 손잡이(tote)가 일체형임. 단단한 디자인. 날 분리않고 날입 조작 가능하며 쉬움. 대패집의 조절나사가 좌우 조정을 도움
Woodriver No.4 V3$1202.3A2
3.2mm
A+신형
2.8mm
깊이: A+
좌우: A+
날입: B
AA대패집 가공 상태가 깨끗하고 정교함. 깊이와 좌우 조절은 훌륭함. 날입 조절은 다소 난해함. 

그외 이야기

리닐슨과 베리타스는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프리미엄급 대패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위 결과에서 의외로 좋은 평을 받은 대패가 있는데 바로 우드리버(Woodriver)입니다.  우드리버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좋은 평을 받아 더 눈길을 끕니다.

우드리버는 미국의 대형 목공구 공급업체인 Woodcraft사가 중국에서 OEM하여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비록 메이드인 차이나이지만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었습니다.  가난한 취목들에게는 고마운 제품입니다.   우드리버의 제품들은 거의 모두 스탠리의 베드록 디자인을 채용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돈만 있다면 리닐슨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실패없는 선택입니다.  리닐슨은 황동으로 된 대패집이 매혹적이기도 합니다.

베리타스는 리닐슨 보다는 약간 더 낮은 가격대인데,  기술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고 있어 주목할 만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대패 손잡이와 프로그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고,  대패집 옆의 조절나사(set screw)를 통해 대패날의 좌우 각도를 미세조정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구 제조업체인 스탠리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저가 제품군도 있고, 고가 제품군인 스윗하트 제품군도 있는데  저가 제품군은 베일리 디자인을,  스윗하트 제품군은 베드록 디자인을 채용한 것입니다.   물론 스윗하트 제품군은 날도 더 두껍고 A2 공구강을 사용하여 날 유지력도 좋습니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아깝게 밀려난 것 같습니다.

외국의 프로 목수들이 저가의 혹은 오래된 스탠리 베일리 대패를 튜닝하여 잘 사용하고 있는 걸 보면 비싼게 꼭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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