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포나무"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서 우리나라의 남부지방과 제주도, 일본, 대만 등에서 자생합니다. 우리는 이를 "녹나무"라고 부릅니다.
녹나무 혹은 캄포나무의 학명은 Cinnamomum camphora이며, 큰 키로 무성하게 자라고 반질반질한 이파리가 특징입니다. 녹나무는 유칼립투스처럼 강한 향기(아로마)를 발산합니다. 예로 부터 녹나무를 증류한 오일로 각종 약재나 향료의 재료로 썼고, 이를 고형화한 것을 장뇌라 해서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몇몇 소스로부터 캄포나무의 유해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캄포 도마를 요즘 많이 쓰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 큰일입니다. 그래서 관련한 정보를 급하게 찾아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캄포나무(녹나무)에 대한 여러가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여러분께 알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왜 호주산 캄포 목재가 많아졌는가?
캄포나무는 원래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 등이 원산지입니다. 그런데 19세기 초 호주에서 관상용으로 캄포나무를 도입합니다. 그리고 이 캄포나무는 호주 동부의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 잘 적응하여 대규모로 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아까시나무가 도입되어 널리 번성했고, 이로 인해 우리 고유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우려했던 것처럼 캄포나무도 비슷한 취급을 받습니다. 호주의 외래종 캄포나무가 호주 환경에 미친 악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린 캄포나무는 지반을 침하시키는 경향이 있다.
- 잘 발달된 뿌리가 상하수도 배관을 파손한다.
- 이파리에 풍부한 탄소화합물이 있어 물을 오염시키고 물고기의 서식처를 파괴한다.
- 떨어진 이파리에 함유된 캄포(camphor) 성분이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한다.
- 새들이 캄포나무 열매를 잘 먹는데 소화되지 않은채 배설되어 급속도로 개체가 늘어난다.
- 유칼립투스 나무와 경쟁하여, 코알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호주에서 캄포나무의 벌목이 장려되고 있으며, 때문에 캄포나무 목재의 생산량이 많아졌습니다. 호주산 캄포나무 도마가 많아진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캄포나무의 유해성을 알리고 퇴치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단체의 설명도 참고하기 바랍니다.
캄포나무의 유해성을 알리고 퇴치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단체의 설명도 참고하기 바랍니다.
캄포나무가 가진 성분
캄포나무는 복잡한 탄소화합물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은 캄포(camphor)이고, 그 외에도 Linalool, Cineole, Nerolidol, Safrole, Borneol 등의 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고유의 향기를 발산하는 휘발성 성분입니다.
이 중에서 캄포나무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성분은 캄포입니다. 캄포나무를 증류하여 얻어진 에센셜 오일(주로 캄포)을 굳히면 하얀색 덩어리가 되는데 이를 "장뇌"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장뇌는 향신료, 방부제, 약재, 방향제 등으로 쓰였습니다. 모기 물리면 바르는 물파스의 주요 성분 중 하나가 바로 이 캄포이며, 그의 강한 향과 자극성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캄포에 독성이 있다는데?
캄포는 동양의 전통적인 약재였는데, 동양의 신비로움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 위해 캄포를 함유한 약들이 서구에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약재에는 캄포를 비롯 강한 방향성 유지들이 농축되어 있어 먹을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약들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캄포가 3% 이상 함유된 약재인데, 대부분 바르는 연고나 오일입니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호랑이연고(Tiger Balm)도 있습니다.
캄포의 독성에 대한 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에만 해마다 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캄포에 노출되어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15개월된 아이가 캄포 덩어리를 빨아먹고 40분 후 전신발작을 일으켜 응급상황에 빠짐. 캄포 덩어리는 향기와 가습을 위해 물 대접에 담겨져 있었음.
- 22개월된 아이가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갔는데, 입 안에서 캄포 조각을 발견하였음.
- 15개월된 여자아이가 발작을 일으켜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감기 증세가 있던 아이의 가슴, 등, 머리에 캄포를 너무 자주 발라주었던 것이 원인이었음.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 할지라도 과하면 해롭습니다. 정제되어 농축된 캄포는 어른이라도 절대 먹어서는 안되고, 상처난 피부나 점막에 바르면 안됩니다. 특히 어린 아이나 노약자, 임산부들은 어떤 형태든 캄포와의 접촉에 주의해야 합니다.
"체질박사"라는 분이 정리한 녹나무/장뇌의 효능과 부작용이라는 글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테레빈유(turpentine)로부터 캄포를 합성할 수 있습니다. 테레빈유는 소나무 가지를 증류하면 얻어지는 저렴한 재료라 캄포의 생산 단가가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약재나 아로마 제품에 캄포가 쓰입니다. 그러므로 향기가 나는 제품은 성분을 꼭 확인하고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캄포 도마는 괜찮은걸까?
이 대목에서 캄포 도마는 괜찮을까? 라는 의문이 들겁니다. 결론적으로 캄포 도마는 괜찮습니다.
설명했듯이 캄포 성분은 아로마의 일종으로 적당량을 쓰면 몸에 좋습니다. 정제되고 농축된 것이 문제입니다. 캄포 도마에도 캄포 성분외에 여러가지 방향성 성분들이 있겠지만, 건조 과정을 통해 많이 날아갔고 설사 향기가 있다 할지라도 미량이기 때문에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성분 때문에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좋은 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허브인 라벤더(lavender)의 경우 함유 물질이 캄포나무와 매우 유사합니다. 라벤더로 차를 마시고, 요리에 넣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캄포나무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캄포 나무는 결이 아름답고 많이 단단하지 않아 칼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좋은 도마재입니다.
결론은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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