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4년 9월 19일 금요일

응봉산 노을 구경

오래 전 지금보다 공기가 훨씬 깨끗했을 때는 멋진 노을 보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황사에 스모그가 끊일 날이 없어서 붉게 사그라지는 아름다운 노을을 참 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큰 비가 온 직후나 태풍이 지나간 다음은 공기 중의 먼지를 다 쓸어가버려 그런지 멋진 노을을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

2014년 8월 2일 태풍이 지나간 토요일 저녁, 베란다를 내다보는데 눈에 보이는 아파트 벽이 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고 오늘 노을이 멋지겠구나~ 라는 직감이 들어 서둘러 아들과 함께 응봉산으로 향했습니다.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중 남산 쪽 하늘이 붉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조금 더 고도가 높아지니 구름과 어우러진 태양빛이 화려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응봉산 정상은 15분이면 오를 수 있습니다. 급히 올라왔더니 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응봉산 정자는 붉은 노을빛을 받아 더욱 붉게 보입니다.


정자 위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멋진 노을을 사진에 담습니다. 삼각대를 가져와야 했는데 깜빡 했네요.


노을 풍경을 여러장 붙여 찍었더니 구글 플러스가 알아서 파노라마로 만들어 주네요. 아주 그럴듯 합니다.


갤러리아 포레 빌딩이 붉은 빛을 받아 거울처럼 반사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태양빛은 사그라지지만 그 색은 오묘하고 은은하게 퍼집니다. 정말 장관입니다. 같이 따라온 아들도 너무 멋지다고 탄성을 지릅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서울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 남쪽 하늘에는 새로운 태풍이 올라오는지 먹구름이 몰려 옵니다. 


순식간에 깜깜한 밤이 됩니다. 아들과 함께 서둘러 내려가려 하는데 반포대교 쪽에서 불꽃놀이를 하는게 보입니다. 삼각대 없이 힘들었지만 겨우 한 컷 건진 것 같습니다. 


이 불꽃놀이가 뭔가 알아보았더니 한강유람선을 운행하는 <이랜드크루즈>에서 진행하는 행사더군요. 저녁 8시 반포대교 분수쇼가 끝나면 그 앞에 있던 유람선에서 불꽃을 10분 동안 발사한다고 하네요. 2014년에는 8월 1/2/8/9/23/30일과 9월 6/13/20/27일 저녁에 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면 반포대교 인근에서 분수쇼와 불꽃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산속에서 깜깜한 밤이 되었는데도 겁내지 않고 씩씩하게 따라 온 아들이 대견스럽네요. 나중에 커서 이날 보았던 멋진 노을쇼를 기억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이렇게 또 추억 하나를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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