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6일 금요일
어느 면을 먼저 수압대패에 넣을 것인가?
<하이브리드 목공> 95페이지의 보충 설명입니다.
수압대패(Jointer)는 정반의 아래쪽에 회전하는 대패날이 달려 있는 기계 대패입니다. 판재를 손으로 지긋이 누르고 직접 밀어야 하기 때문에 "수압"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바로 앞 글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는 한 팀이다"에서 다루었듯이, 수압대패는 네모반듯한 판재를 뽑을 때 가장 먼저 넓은 면과 그에 직각이 되는 옆면 하나를 대패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한편 손 대패든 기계 대패든 간에 판재의 결방향을 잘 읽어야 뜯김(tear-out)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매끈한 면을 만들려고 대패를 쓰는 건데 뜯겨 나가면 난감한 상황이죠.
수압대패는 정반 아랫쪽의 대패날이 작업하는 사람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그림과 같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결 방향으로 넣어야 뜯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반대 방향으로 밀어넣게 되면 위 사진과 같이 흉하게 뜯겨 나갑니다. 그래서 수압대패든 자동대패든 간에 결 방향에 유의해야 합니다.
한가지 더 유의할 점은 자동대패(Thickness Planer)는 대패날이 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수압대패와는 반대 방향으로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무늬결 판재의 투입 방향
둥근 기둥인 나무를 판재로 만들 때는 그 방향에 따라 무늬결 판재(plain-sawn)와 곧은결 판재(quarter-sawn)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무늬결 판재가 수율도 좋고, 나무의 종모양 곡선 무늬(cathedral pattern)가 아름답기 때문에 많이 선호됩니다. 반면 곧은결 판재는 무늬가 직선으로 되어 있어 심심하지만, 휘거나 비틀어지는 경향이 적기 때문에 테이블의 다리나 문짝 프레임으로 쓰입니다.
자, 그렇다면 무늬결 판재를 수압대패로 가공할 때 결 방향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판재 뽑기를 할 때 먼저 넓은 면 하나를 평 잡은 뒤에, 이 평 잡은 면을 수압대패 펜스에 기대어서 옆면 하나를 대패 가공합니다. 그래야 대패 가공한 두 면의 수직이 보장됩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무늬결 판재의 넓은 면 하나의 평을 잡았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 판재를 뒤집어 놓은 상태라고 합시다. 그러면 대패 가공한 넓은 면이 위로 와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이 넓은 면을 펜스에 기대어 옆면 둘 중 하나를 가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옆면을 수압대패에 밀어 넣으면 결 방향이 맞지만, 왼쪽 옆면을 아래로 해서 대패 가공하면 엇결(against grain direction)이 되어 뜯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늬결 판재를 수압대패 가공할 때는 넓은 면 가공 뒤, 옆면 중 하나는 엇결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잘 골라서 작업해야 합니다.
곧은결 판재의 투입 방향
무늬결 판재는 결방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주의만 기울이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곧은결 판재의 경우는 약간 까다롭습니다. 아무리 곧은결이라고 해도 완벽하게 판재의 옆선과 평행을 이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은 곧은결 판재가 있다고 할 때(약간 과장되게 그렸습니다), 나뭇결이 1시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져 보이는 면을 아래로 해서 먼저 가공했다고 합시다. 이제 이 가공된 넓은 면을 펜스에 기대어 옆면을 가공해야 하는데, 양 옆면 모두 엇결이 되어 낭패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뭇결이 11시 방향으로 기울어진 면을 아래로 해서 먼저 대패 가공했다면, 양 옆면 모두 순결 방향이 되어 문제가 없습니다.
결론
결론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무늬결 판재의 경우 넓은 면 중 어떤 것을 먼저 해도 상관 없지만, 옆면 중 하나는 엇결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곧은결 판재의 경우 나뭇결이 11시 방향인 면을 먼저 대패 가공해야, 옆면이 순결이 됩니다.
그렇다면 실수로 나뭇결이 1시 방향인 넓은 면을 먼저 대패 가공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는 옆면을 가공하기 전에, 자동대패로 가서 나뭇결이 11시 방향인 면을 평평하게 깎은 다음, 다시 수압대패로 와서 이 면을 펜스에 기대어 옆면을 가공하면 됩니다.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