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8월 1일 토요일

목재 마감의 실패 사례와 해결 방법

이 글은 PWW#211에 실린 Bob Flexner의 "Flexner on Finishing: Application Problems"를 번역/정리한 것입니다. 

마감을 하면서 경험하기 마련인 실패 사례에 대한 사진과 정확한 명칭을 익히게 되면, 커뮤니티에서 의사 소통하거나 문제 해결에 쉽게 도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마감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면 매우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법이 없습니다.  목재 마감에 있어서도 당신이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목재 마감에 있어서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것을 예방하는 방법을 정리할 겁니다.  그리고 이미 그것이 일어났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적어 보았습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마감의 실패 사례 13개(baker's dozen)를 추려서 알파벳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오일 마감의 블리딩 (Bleeding)

보통 오일은 흠뻑 바르고 난 뒤 닦아내게 되는데, 그 이후에 기공에 숨어 있던 오일이 밖으로 삐져 나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흔히 나무가 오일을 뱉어낸다고 얘기합니다.  이것을 모르고 그냥 둘 경우 짙은 색의 반점 무늬가 생기게 됩니다.

  • 예방법 : 나무가 오일을 뱉어내지 않을 때까지 30분 간격으로 계속 배어나온 오일을 닦아내세요.
  • 해결책 : 만일 배어나온 오일이 이미 경화되었다면,  사포나 스틸울(steel wool)로 흔적을 제거하세요.  그리고 한번 더 오일을 발라줍니다.  만일 이걸로 해결이 안된다면 다 벗겨내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붓으로 알키드/폴리우레탄 바니쉬를 발랐을 때의 거품(Bubbles)

따뜻한 날씨나 온도가 높은 장소에서 마감하면 발생하기 쉽습니다.  (거품이 스스로 터지기 전에 빨리 경화되므로)

  • 예방법 #1: 좀더 시원한 작업 환경을 만드세요.
  • 예방법 #2: 두어번 붓질마다 팁-오프(tip-off, 붓을 세운 채 가볍게 움직이는 동작)를 해서 거품을 터뜨리세요. 
  • 예방법 #3 : 5~10% 정도의 미네랄스피릿(혹은 신너)을 바니쉬에 추가하여, 스스로 거품이 잘 터지도록 해주세요. 
  • 해결책 : 샌딩을 통해 굳은 거품을 없애고 새로 바니쉬를 한번 더 발라 줍니다. 
백화 현상 (Blushing)

습도가 높은 날 빨리 경화되는 마감재인 라커나 셀락을 사용할 경우 바르자 마자 몇초 안에 허옇게 도막의 색이 변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 예방법 #1: 라커나 셀락같이 빨리 마르는 마감재는 건조한 날에 작업하세요.
  • 예방법 #2: 경화를 늦추는 라커 지연제(retarder)를 사용하세요. 셀락인 경우는 부틸 셀로솔브(butyl cellosolve)를 사용하세요.
  • 해결책 #1: 지연제(retarder)를 스프레이로 뿌리세요.
  • 해결책 #2: 고운 스틸울로 문지르세요.
  • 해결책 #3: 어떤 경우는 그냥 두면 다음날 사라지기도 합니다.  기다릴 수 있으면 좀 두고 보세요. 

붓자국 (Brush Mark)

붓질에 의해서 생기는 울퉁불퉁한 자국입니다.

  • 예방법 : 스스로 흘러내려 평을 맞출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희석제(thinner)를 추가하세요. 
  • 해결책 : 샌딩으로 울퉁불퉁한 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충분히 희석한 마감재를 다시 바르세요
보푸라기 (Cotton Blush) 

라커류의 마감이 마를 때 조그맣고 하얀 보푸라기 같은 것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보통 세척용 신너를 희석용으로 잘못 사용할 때 발생합니다.   이 둘은 구분해야 합니다. 

  • 예방법 : 세척용 신너로 희석하지 말고, 라커를 희석하기 위한 전용 라커 신너를 사용하세요.
  • 해결책 : 샌딩으로 깔끔하게 보풀을 제거한 다음, 라커 신너로 희석한 라커를 새로 바르세요. 
드라이 스프레이 (Dry Spray)

모래알 같은 외관과 질감이 되는 것으로 셀락이나 라커처럼 굉장히 빨리 마르는 마감재를 스프레이할 때 잘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캐비넷이나 서랍 안쪽에 스프레이할 때 잘 생깁니다. 

  • 예방법 : 천천히 마르도록 라커 지연제를 추가하세요. 셀락인 경우에는 부틸 셀로솔브(butyl cellosolve)를 사용하세요.
  • 해결책 : 샌딩을 통해 평평하게 만들고, 지연제를 추가하여 다시 스프레이 하세요. 
피쉬 아이 (Fish Eye)

도막이 분화구처럼 패이거나 산등성이처럼 돌출되는 현상입니다.  보통 기존에 마감된 가구를 리피니쉬(refinish)할 때 많이 발생하는데,  어떤 가구 광택제들이 실리콘(silicone)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감재들은 실리콘이 묻어 있는 위를 잘 흐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실리콘은 낮은 표면 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구나 가구를 만드는 공구에 녹방지를 위해 바르는 왁스는 반드시 실리콘이 없는(silicone-free) 왁스를 쓰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 예방법 #1: 마감재를 바르기 전에 아무 솔벤트나 암모니아 혹은 제3인산나트륨(trisodium phosphate) 등으로 실리콘을 깨끗하게 닦아냅니다.  (이런 약재들은 먹으면 위험하니 조심하세요)
  • 예방법 #2: 셀락으로 가구의 표면을 실링(sealing)하세요. 
  • 예방법 #3: 마감재에 피쉬 아이 제거제(fish eye eliminator)를 섞으세요.  알키드 바니쉬나 폴리우레탄 바니쉬에 사용할 때는 피쉬 아이 제거제를 미리 미네랄 스피릿으로 희석한 다음 섞으세요.  수성 마감재인 경우에는 유화제거제 (emulsified eliminator)를 섞어 사용하세요. 
  • 해결책 : 샌딩하여 평평하게 만든 다음, 피쉬 아이 제거제를 섞은 마감재를 다시 바르세요.  잘 안되면 전체적으로 한꺼풀 벗겨내고 새로 마감을 해야 합니다. 
본드 자국  (Glue Splotching)

보통 결구 부위에 삐져나온 본드를 잘 닦아내지 못해서 밝은 얼룩의 형태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혹은 본드가 묻은 손으로 나무 표면을 만져 지문같은 모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스테인을 사용하여 착색하는 경우에 더 눈에 잘 띄게 되는데,  스테인은 본드 위로는 잘 착색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예방법 #1: 결구를 할 때 본드를 너무 많이 바르지 마세요
  • 예방법 #2: 삐져나온 본드는 굳기 전에 빨리 깨끗하게 닦아내세요.  그리고 가벼운 샌딩을 해주세요.
  • 예방법 #3: 이미 삐져나온 본드가 말라 버렸다면 샌딩이나 스크래퍼로 긁어내세요.
  • 해결책 #1: 스테인을 이미 바른 뒤라면 그 부분을 사포로 갈아내고, 스테인을 다시 발라주세요. 
  • 해결책 #2: 이미 도막성 마감재를 바른 뒤라면 비슷한 색의 마커로 위장하거나, 물감(colorant)을 붓으로 바른 다음 다시 도막성 마감재를 바르세요.
  • 해결책 #3: 모두 실패하면 전체적으로 사포로 갈아내고, 다시 스테인을 바릅니다. 
오렌지 껍질(Orange Peel)

스프레이로 뿌린 표면이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게 된 것을 뜻합니다.

  • 예방법 #1: 신너로 마감재를 더 희석하거나 스프레이의 공기압을 더 높이세요.
  • 예방법 #2: 빛을 비추어 가며 제대로 스프레이 되는지 확인하세요.  스프레이를 움직이는 속도와 거리를 조절해 가면서 흘러내리지 않고 고르게 코팅되도록 해 줍니다. 
핀홀(Pinholes)

기공이 많은 오크나 마호가니에 스프레이로 라커를 뿌리면 기공 위로 작은 거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공에 있던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마감재 코팅에 의해 막혀 거품의 형태로 굳는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포로 표면을 샌딩하면 미세한 구멍(pinhole) 형태가 만들어 집니다. 

  • 예방법 #1: 좀 더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빠르게 이동하며 스프레이를 뿌려 줍니다. 이렇게 하면 거의 마르는 상태의 입자가 뿌려지기 때문에 드라이코트(dry coat)라고 합니다.  이후로 점점 더 가까이 두껍게 스프레이 하면서 건조 시간을 길게 가져 갑니다. (wet coat)
  • 예방법 #2: 스프레이를 하기 전에 나무의 기공을 모두 메꾸어 주면 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흘러 내림(Runs & Sag)

세워진 면에 마감이 두텁게 발라졌는데 중력에 의해서 흘러내린 현상입니다.  라커 같이 빨리 마르는 마감재는 이런 현상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 예방법 #1: 마감재를 바르는 동안 빛을 비추어 보면서 흘러내리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흘러내린 부분이 보이면 붓으로 펴줍니다. 
  • 예방법 #2: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이라면 좀 더 희석해 보세요.
  • 예방법 #3: 붓으로 바르는 것이라면 좀 더 얇게 펴 바르세요. 
  • 해결책 : 사포나 스크래퍼로 평을 잡고, 한번 더 마감을 발라주세요.
안 말라서 끈적한 마감(Sticky Finish)

마감을 한 뒤 충분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손으로 만지면 끈적임이 느껴지고, 샌딩하면 사포에 떡지는 현상입니다.

  • 예방법 #1: 좀 더 따뜻한 기온에서 마감 작업을 하세요.
  • 예방법 #2: 라커 타입의 마감재라면 아세톤(acetone)을 섞어보세요.  아세톤은 건조를 빠르게 합니다.
  • 예방법 #3: 유분이 많은 나무라면 나프타(naphta)나 아세톤으로 닦아낸 다음 바로 마감을 하세요.  혹은 셀락으로 실링을 먼저 해주세요.
  • 예방법 #4: 셀락이라면 알콜로 녹인지 오래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세요.  셀락이 용해된 상태에서 오래되면 잘 마르지 않습니다.
  • 해결책 : 표면을 열풍기 등으로 덥힌 다음 끈적한 마감을 모두 걷어내세요.  그리고 위의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새로 마감하세요.
스테인 흔적(Streaking from Stain Application)

스테인을 바르고 미처 닦아내기 전에 말라버려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보통 빨리 마르는 라커나 수성 스테인을 사용할 때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 예방법 #1: 좀 더 천천히 마르는 스테인을 사용하세요.  혹은 더 좁은 영역 단위로 더 빠르게 작업하세요.
  • 예방법 #2: 2인 1조로 작업하면서 한명은 바르고 한명은 바로 닦아내는 식으로 빠르게 작업하세요.
  • 해결책 : 완전히 벗겨내고 새로 작업해야 합니다.  

댓글 4개:

  1. 셸락 마감이 뿌옇게 돼서 고생한 적이 있어요. 지연제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마감 칠할때 특히 유용하겠어요.
    걱정: 혹 도막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지연 시간이 어느 정도죠?
    저도 알아볼 테지만 일단 질문 투척! 후다닥...
    -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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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랫만이네요. 지묵님^^. 이 글은 Flexner의 견해이고, 관련글에 있는 Jewitt의 견해도 같이 보세요. 지연시간이 어느 정도로 길어지긴 하겠지만 희석제의 증발속도와 거의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스케일 자체가 달라질 것으론 보지 않습니다. 셀락을 많이 사용하는 악기 쪽에 더 많은 자료가 있을 듯 하네요.
      셀락이 뿌옇게 되는건 백화현상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습기에 의한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알콜의 경우 알콜의 친수성 때문에 물의 함량이 점점 더 올라가게 되고, 오래된 셀락 플레이크의 경우도 보관을 잘못하면 습기가 들러붙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셀락은 수분과 만나면 하얗게 되기 때문에... 크리티컬한 작품을 하실 때는 언제나 새 무수 알콜을 쓰시고, 셀락 플레이크도 실리카겔과 같이 잘 밀봉하여 보관하고, 작업하는 날도 잘 받아서 건조한 날에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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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상한 답변 고맙습니다. 관련글을 통해서 제가 혐의를 두던 사안도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돌아보면 백화현상, 오래된 셸락과 알콜 등 모든 문제가 겹쳐 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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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앞으로도 셀락 사용 경험 많이 알려주세요. 저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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