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6월 26일 금요일

당신이 갖추어야 할 클램프들은?

이 글은 Wood Whisperer의 "A Guide to Woodworking Clamps" 비디오 캐스트를 녹취 요약하고 의견을 덧붙인 것입니다.  호스트인 Marc의 경험담과 조크 섞인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이 글을 통해 목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필요한 클램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구독자들로부터 "어떤 클램프를 사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시중에는 스프링 클램프, C-클램프, 퀵 클램프, 파이프 클램프,  패러랠 클램프, F-클램프 등 참 많은 종류의 클램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클램프 구입에 혼란을 겪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저것들 외에도 언급하지 않은 특수한 용도의 클램프들이 더 있으니 말입니다.

다른 목수들과 비슷하게, 저도 클램프에 참 많은 돈을 썼습니다.  이 중에는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산 것도 있고, 좋은 클램프이지만 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도 있었고,  개중에는 품질이 좋지 않아 같은 타입의 더 비싼 것을 사야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 쓰고 있는 클램프들과 그것들을 어떻게 쓰는 건지 보여 드림으로써 당신의 클램프 선택에 도움을 드릴까 합니다.

C-클램프

전통적인 클램프들에 대해서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 C-클램프입니다.  제가 목공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 C-클램프들을 많이 샀던 걸로 기억됩니다.  왜냐하면 가장 저렴한 클램프이기도 했고, 꽉 죈다는 클램프(clamp)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그에 가장 부합하는 모양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C-클램프들을 많이 사 모았던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을 쓸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이들 대부분을 벼룩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지금은 몇개만 가지고 있는데, 그마저도 별로 쓸 일이 없습니다.  이 C-클램프는 두개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핸드스크류

핸드스크류(hand screw)는 전통적인 클램프이고, 나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목수스타일(woodworky?)이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다루는 목공방에 나무로 만들어진 클램프가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핸드스크류는 의외로 쓸모가 있습니다.  보기와 달리 놀랄만치 강한 힘을 가할 수 있으며,  경사진(tapered) 작업물을 클램핑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가장 유용한 쓰임새는 뭐니뭐니해도 작업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커다란 캐비넷을 조립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작업물에 손상을 덜 입힌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수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스프링 클램프

다음은 조그만 스크링 클램프입니다.  이 클램프들은 작은 걸 만들때나, 조그만 부속을 붙일 때 주로 쓰입니다.  제가 가장 유용하게 쓰는 곳은 수리가 필요할 때 입니다.  작업하다가 떨어져 나간 나무 조각을 다시 붙이거나, 베니어(veneer)가 떨어져 나간 곳을 다시 붙일 때에 씁니다.

하지만 C-클램프와 마찬가지로 스프링 클램프도 많이 쓰일 일은 없습니다.  보통의 공방에는 몇개만 있으면 됩니다.


F-클램프

F-클램프는 가장 대중적인 클램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한 압착력을 제공하면서도 매우 튼튼해서 고장도 잘 안납니다.  그리고 다양한 크기로 나옵니다.  가장 많이 쓰일만한 F-클램프는 6인치급(150mm) 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12인치(300mm) F-클램프로 가능하면 조(jaw)가 긴 모델(deep throat)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F-클램프는 집성할 때 단차를 잡아주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C-클램프도 이 용도로 사용 가능합니다)  저는 6인치급 F-클램프를 8개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8개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2인치급의 딥쓰롯 F-클램프는 매우 튼튼하고 압착력이 강하며,  깊은 곳까지 클램핑할 수 있어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파이프 클램프 

파이프 클램프는 파이프 판매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4인치나 1/2인치 파이프에 끼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파이프의 끝에 나사산을 내어야 하며, 파이프 클램프 장치를 구매하여 이 나사에 돌려 끼우면 됩니다.  파이프 클램프 장치(fixture)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닙니다만,  둥근 파이프와 철제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튼튼하고, 강한 압착력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파이프를 다른 길이로 쉽게 바꿀 수 있는 유연함도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일반적인 파이프 클램프의 조(jaw)는 매우 짧다는 겁니다.  그래서 클램핑할 수 있는 깊이가 매우 얕습니다.  하지만 만일 2미터 정도의 클램프가 필요하다면, 당장 파이프 가게로 가서 나사산을 낸 2미터 파이프를 사와서 파이프 클램프 장치를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혹은 짧은 파이프 여러개를 구비해두고 연결소켓(union)으로 두 파이프를 연결하여 길이를 늘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파이프 클램프는 저렴하게 여러 길이의 클램핑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파이프 클램프는 주로 집성할 때 많이 사용되는데,  흑관에 목공본드가 묻을 경우 나무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특히 탄닌(tannin) 성분이 많은 오크를 다룰 때는 흑관에 왁스페이퍼나 다른 장치를 두어서 파이프와 오크가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퀵 클램프 

퀵 클램프 중에서 요즘 가장 보편적인 제품은 IRWIN의 퀵그립 시리즈입니다.  저는 이 제품을 가벼운 클램핑 용도로 몇년간 잘 써 왔습니다.  하지만 강한 압착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이 퀵 클램프는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반대급부로 압착력에서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IRWIN은 최근에 기존 제품의 압착력을 개선한 퀵그립 XP 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이 XP 시리즈와 기존 시리즈 간에는 낮과 밤 정도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광고에는 압착력이 두배 높아졌다고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2배 이상인 것 같습니다.  클램프 본체는 더 튼튼해졌고, 바 또한 굵어졌습니다.  클램핑 동작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다른 클램프의 경우 조가 작업물에 닿게 되면 더 이상 압착을 하지 못하지만,  퀵그립 클램프의 경우는 몇번 더 당길 수 있어 좀 더 강한 압착을 할 수 있으며, 그 압착의 정도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는 크기별로 이 퀵그립 XP 클램프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활용도도 높은 편입니다.

패러랠 클램프

패러랠 클램프는 바 클램프의 개선된 버전으로 단단하고 직각을 잘 유지하는 조(jaw)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간에는 평행을 유지합니다.  이 패러랠 클램프는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클램프이며,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활용됩니다.

가능하다면 클램프를 사야할 때 이 패러랠 클램프를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패러랠 클램프는 가격이 좀 비쌉니다.  1년에 한두번씩 Amazon이나 Rockler 등에서 패러랠 클램프에 대한 할인행사를 하는데, 그때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목공 게시판에 자주 들락거리면 세일 정보를 놓칠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쩝... ㅡ,.ㅡ) 

패러랠 클램프는 현재 Jorgensen, Bessey, Jet 등 3개의 메이커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브랜드를 사야 할까요?  가격적인 면에서 보면 어떤때는 Jorgensen이, 어떤 때는 Jet가, 어떤때는 Bessey가 가장 저렴합니다.  그러므로 구입하려고 할 때 어느 브랜드가 더 많이 세일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제품에 기능 차이는 있는 걸까요?  Bessey와 Jorgensen은 매우 비슷하고 품질도 좋습니다.  이 둘은 오랫동안 시장에서 경쟁하며 서로 닮아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Jet가 이 시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후발주자답게 Jet는 몇가지 개성있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Jet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Jet의 장점은... 첫째 바에 눈금이 새겨져 있다는 겁니다.  바에 새겨진 눈금이 뭔 소용이냐 생각할 수 있지만,  집성을 위해 여러개의 클램프를 사용한다면, 미리 같은 길이로 클램프를 벌려 놓아야 일이 수월합니다.  그럴때 이 눈금이 요긴합니다.  둘째로 퀵 릴리즈 레버가 있다는 겁니다.  다른 패러랠 클램프들은 조를 벌리고자 할 때 걸려서 잘 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Jet의 이 퀵 릴리즈 레버는 정말 편리합니다.  세번째로 잘 사용되지는 않지만, 보기에는 굉장히 멋진 기능입니다.  바로 벤치독을 클램프 조에 끼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이용하여 패러랠 클램프를 작업대 위에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네번째로 Jet의 클램핑 조가 다른 두 제품에 비해 크고 길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Jet의 핸들이 좀 더 굵고 인체공학적이라 편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Bessey나 Jorgensen 패러랠 클램프들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새로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Jet 패러랠 클램프를 사라는 겁니다.

(서수영님이 Jet 패러랠 클램프에 대해 분석한 글도 보시기 바랍니다.  Marc의 견해와 거의 비슷하군요.  Jet 패러랠 클램프는 현재 송부장 목공기계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몇개의 클램프가 필요한가?

지금까지 필요한 클램프들은 다 살펴 보았고,  남은 문제는 이 클램프들을 몇개나 사야 하느냐입니다.   분명한 것은 "클램프는 절대로 충분하게 가질 수 없다"는 겁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필요한 타입의 클램프는 충분히 가질 수 없다"가 될 겁니다.

저는 한때 아주 많은 C-클램프와 스프링 클램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별 쓸모는 없었습니다.  반면 저는  패러랠 클램프와 F-클램프를 더 많이 씁니다.  적어도 제게 가장 많이 필요한 클램프는 작은 F-클램프와 딥쓰롯 F-클램프 그리고 작은 패러랠 클램프들입니다.  그래서 여윳돈이 있을 때마다 이것들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저는 패러랠 클램프를 다른 타입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우선적으로 사 모읍니다.

제 공방에 놀러 온 사람들은 벽에 걸린 무수히 많은 클램프들을 보며 "도대체 뭐 할려고 저렇게 많은 클램프를 샀냐?"며 놀랍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단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벽에 걸린 상당수의 클램프들이 동원된다고요.  그리고 클램프를 많이 사용할 수록 프로젝트의 결과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요.

클램프에 돈을 투자했으면 그 투자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장 편하고 쓸만한 방법은 왁스(paste wax)를 클램프에 주기적으로 발라주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녹도 방지하고, 본드가 들러붙어 굳더라도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클램프를 보관하는 랙(rack)도 중요합니다.  잘 정리된 랙에 클램프를 보관해야 쓰기도 쉽고 보기도 좋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클램프의 선택에 대해 Marc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클램프에 대한 저의 견해

저는 손목이 약해서 그런지 핸들을 돌리는 방식의 클램프에는 쉬이 피곤을 느낍니다.  저도 왠만하면 저렴한 F-클램프를 사용하고 싶습니다만...  몇번만 죄고 풀고를 하다 보면 손목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이 옵니다.  그래서 저는 F-클램프나 패러랠 클램프 처럼 핸들을 돌리는 방식은 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애용하는 클램프는 Bessey Kliklamp 입니다.  강한 압착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장난감처럼 가볍고 라쳇 레버 방식이라 손목이 피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풀고 죄고가 매우 쉽고 빠릅니다.

다음으로 애용하는 클램프는 IRWIN 퀵그립과 Wolfcraft 퀵 클램프입니다.  Wolfcraft 제품은 한 손으로 풀고 죄고를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한데,  문제는 한 삼년 쓰니 풀리는 기능이 약간 고장이 났습니다.  IRWIN 퀵그립은 IRWIN XP에 비해 강력한 압착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가볍고 저렴한 편이라 택했습니다.  저는 강한 압착력이 필요할 때는 파이프 클램프를 사용합니다.  제게는 또 다른 알루미늄으로 된 WIN 퀵그립 클램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클램프는 기름칠을 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퀵 클램프는 내구성에 조금씩 문제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파이프 클램프를 애용합니다.  저는 1미터짜리 파이프를 잘라다 쓰고 있는데, 연결소켓을 사용하면 이론적으로 2미터 혹은 더 이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파이프 클램프의 또 다른 미덕은 압착력이 다른 어떤 클램프보다 강하다는 겁니다.  간혹 본드를 바른 뒤에 결구를 결합할 때 잘 끼워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망치로 때리는 것 보다 파이프 클램프로 살살 죄어서 끼우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파이프 클램프의 핸들이 편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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