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5년 3월 9일 월요일

현란한 무늬의 낙엽송 신발장 만들기


저를 알아주는 유일한 고객인 처제에게 얍실한 애쉬테이블을 납품한 날, 또 다른 주문을 받았습니다.  신발장을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오픈 마켓에 원목 신발장이 있는데 가격이 무지 싸더군요.  그걸 사라고 했더니 원하는 크기가 아니랍니다.  현관쪽에 있는 좁은 공간에 딱 맞는 크기로 만들어 달랍니다.

취미로 목공을 하는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직업일 경우에는 최소 비용/최대 효과를 지향해야 하지만, 취미 목공인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감성적으로 작업합니다.

이번 신발장 프로젝트는 거칠디 거친 낙엽송 판재로 만들었는데, 하루종일 대패질하면서 드는 생각이... 직업으로 하다가는 망하기 딱 좋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는게 바로 목공의 묘미가 아닐까요?

한달에 걸쳐 한겨울 엄청 땀을 흘리게 했던 낙엽송 신발장 만들기 과정 나갑니다.

설계와 나무 사기

처음에 전화로 요구사항을 받다보니 정리가 안됩니다.  그래서 처제에게 그림으로 그려서 카톡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림으로 그리니 요구사항이 간단하네요.  높이 900mm, 폭 500mm, 깊이는 300~350mm 정도이고, 4단으로 해달랍니다.  아랫쪽에는 청소기 헤드가 들어갈 공간을 남겨 달라고 하구요.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요청은 싸게 만들어 달랍니다. ㅡ,.ㅡ  아마 거의 모든 공방장이 받는 요구가 아닐까 합니다.  싸게 만들려면 구조목 밖에 없습니다.  89mm 폭에 19t인 스프러스 판재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설계했습니다.  요즘 집성에 재미를 붙여서 이번에도 집성을 합니다.


일반적인 책장의 디자인과 거의 같습니다.  원래 요청 사항에는 뒷판이 없었는데 제가 추가했습니다.  저 뒷판이 없으면 신발의 앞코가 벽지에 닿아 더러워집니다.  게다가 뒷판이 있으면 신발장 전체의 구조를 붙잡는 역할을 해서 한층 더 튼튼해 집니다.  하긴 뭐 신발 정도 올리는 건데 쓸데없이 튼튼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아랫쪽에는 다른 나무로 발을 만들겁니다.  그냥 판재를 바닥에 닿게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럴 경우 평이 안맞으면 맞추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색이 다른 나무로 해서 포인트도 되고 환기도 잘되게 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구조목을 살려고 <나무좋아요> 사이트를 뒤지는데 우연히 낙엽송 판재를 발견했습니다.  낙엽송은 화려한 무늬 때문에 인테리어 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정작 가구용 나무로 쓰이는 건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가격도 스프러스랑 비슷하고 써보지 못한 낙엽송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낙엽송으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다행히 판재 규격도 스프러스 구조목과 비슷해서 설계도 크게 손 볼 필요 없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본 낙엽송 판재는 생각보다 훨씬 거칠었습니다.  전체 판재에 걸쳐 상당히 강한 머신마크(machine mark)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옹이도 엄청 많고 깨지고 갈라지고 휘고 난리가 아닙니다.  저의 목공 초기에 구조목으로 책장을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휘어있는 구조목 때문에 골치가 아팠거든요.


84mm x 3,600mm x 19t 짜리를 다섯개 샀고 차에 실어오기 위해 절반 정도에서 절단했습니다.  그런데 한 판재는 번들로 묶었던 끈에 의해 큰 상처가 난게 걸렸습니다.  이런건 뒷판으로 돌려 잘 숨겨야 합니다.  


엄청난 대패질이 저를 기다리고 있기에 그날 저녁 심기일전하고 가지고 있는 대패와 끌의 날들을 모두 갈았습니다.  

집성하기 

집성을 할 때는 잘생기고 매끈한 쪽끼리 모아서 윗면으로 써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거칠고 군데군데 결이 뜯긴 자국이 있고 떨어져 나간 옹이도 많아 어떤 면이든 도찐개찐입니다.  그나마 가장 괜찮은 쪽으로 맞추어 줍니다. 


기둥이 되는 옆판의 길이는 900mm 정도이고,  선반의 길이는 460mm입니다.  집성의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930~940mm 정도로 자릅니다.  선반은 이걸 반으로 자르면 대충 맞습니다. 


900mm 남짓으로 자른 판재들의 앞면을 정한 다음 순서와 방향 등을 분필로 표시합니다.  이 표시 방법은 관련글의 "테이블 상판 집성하는 법"을 참고하세요. 


집성을 하기 위해서는 두 판재가 맞닿는 옆면이 매끈하게 다듬어져야 하고 두 면이 밀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두 판재를 같이 클램핑한 후 대패질 하면서 평을 맞춥니다.  자를 이용하여 전체적으로 옆면이 직선이 되는지 확인합니다.  그런데 수공구로 이렇게 평을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옆면에 노출된 옹이는 스무딩 플레인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옹이 부분은 저각 블럭플레인으로 쳐내는 등 최선을 다합니다. 


집성할 때 판재간 단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는 도웰링을 사용합니다.  옆면 대 옆면으로 집성하는 건 도웰마스터를 이용하면 오차도 적고 매우 쉽습니다.  특히 이번 케이스처럼 판재가 휘어져 있는 경우는 도웰이든 비스킷이든 중간에 끼워 평을 강제로 맞춰 주어야 합니다.


목공 본드를 바르고 파이프 클램프로 클램핑합니다.  흰색 목공본드는 경화시간이 노란색 본드보다 길어서 집성할 때는 흰색 본드를 쓰는게 여유롭습니다.  흰색 본드와 노란색 본드의 접착력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5~30분 정도 지나면 접합면에서 삐져나온 본드들이 반쯤 말라 꾸덕꾸덕해 집니다.  이때 끌로 살짝 걷어내면 깔끔하게 본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도 남은 본드는 물티슈로 깨끗하게 닦아내면 됩니다.  이걸 까먹으면 삐져나온 본드가 굳어버려 나중에 제거하려면 신경 꽤나 써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네번을 집성했습니다.  그리고 대패질입니다.  정말 하루종일 대패질을 하니 어깨 근육이 뭉쳐 너무 아프더군요.  사실 자세만 바르다면 문제될 것이 없는데,  작업대가 가볍다 보니 대패로 밀다보면 작업대가 계속 덜썩 덜썩 들리고 움직입니다.  이게 신경쓰이니 제대로 대패질하기 어렵습니다.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 작업대가 움직이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을 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한 판재를 대패질하면 이렇게 베란다 전체가 대팻밥으로 난리가 납니다.  휴~ 이 사진만 봐도 어깨가 아프네요. ㅡ,.ㅡ


낙엽송 판재에 옹이가 많아서 대패질 하다가 자꾸 뜯겨 나갑니다.  옹이를 중심으로 결뱡향이 반대가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낙엽송 옹이는 어찌나 단단한지 고각 대패로는 꿈쩍도 안합니다.  특별히 옹이를 깎아야 한다면 저각 블럭플레인을 사용했습니다.

대패날이 지나간 흔적과 뜯겨 나간 흔적을 완화하기 위해 스크래퍼를 사용합니다.  써보면 써볼수록 이 간단한 스크래퍼가 참 물건입니다.  스크래핑까지 하면 사포질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끈해 집니다.


휘어져 있던 판재를 집성했으니 집성한 판재도 휘어져 있습니다.  취목이라 주말에만 작업하니 그동안은 이렇게 단단히 클램핑하면서 펴 둡니다.  물론 클램프를 풀면 다시 휘어지겠지만 적어도 조립할 시간 동안은 대충 펴져 있게 됩니다.


정재단 하기

이제 정재단을 할 차례입니다.  필요한 치수를 선으로 그어 표시하고 조기대에 기대어 톱질을 합니다.


선반으로 삼을 놈들 역시 반으로 잘라 두개로 만듭니다.  그리고 이 네개의 선반을 같은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한꺼번에 묶어서 대패를 칩니다.


마구리면도 대패로 맞춥니다.  마구리면은 저각 블럭플레인으로 하면 효율적입니다.


미리 선별해 둔 기둥이 될 두개의 판재도 겹친 뒤 동시에 대패질하여 모양을 같게 맞춥니다.


기둥 판재의 윗면은 라운딩 처리를 해야 합니다.  톱으로 대충 자른 다음 사포로 열심히 문지르면 됩니다.


뒷판이 될 판재도 대패질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좁은 판재에 대패질 하는 건 엄청 쉽네요.  그렇다면 판재를 집성하기 전에 어느 정도 대패를 쳐서 평도 맞추고 매끈하게 했다면 훨씬 수월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요.


조립하기

부재 준비는 다 되었으니 이제 조립을 할 차례입니다.  스케치업 도면에서 선반이 놓일 위치를 표현한 다음에 인쇄해서 베란다 작업장으로 가져갑니다.


기둥이 될 두 판재도 이렇게 휘어져 있습니다.  이럴 경우 밖에서 안쪽 선반으로 나사못을 박아 강한 힘으로 판재를 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도면에 의거하여 선반이 놓여질 위치를 연필로 표시합니다.


코너클램프로 선반을 임시 고정한 뒤 바깥쪽에서 이중기리로 구멍을 뚫습니다.  이러고 바로 나사못을 죌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휘어진 판재를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경우 약간의 트릭이 필요합니다.  나사못은 기둥 판재를 지나 선반의 마구리면에 박히게 되는데,  마구리면의 나사못 유지력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나사못이 마구리면에서 쑥 빠질 수도 있습니다.


관련글의 "마구리면에 튼튼하게 나사못 박기"에서 설명한 대로 나사못이 들어갈 위치에 목심을 끼워주면 나사못을 아주 강하게 붙잡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선반을 다시 빼내어 보링을 할 곳을 표시합니다.


10mm 드릴로 보링한 다음 10mm 목심을 본드를 발라 끼워 넣습니다.  삐져나온 목심은 목심제거톱으로 자르면 되구요.  이런식으로 하면 마구리면에 박힌 나사못은 적어도 목심 부분에 한해서는 옆면에 박히는 거라 나사못 유지력이 엄청 높아집니다.  이래야 휘어진 기둥 판재를 바짝 당길 수 있겠지요.


휘어진 기둥 판재를 밀어 붙이기 위해서는 한가지 트릭이 더 필요합니다.  관련글 "나사못 완전 정복!"에서 설명했듯이 윗 판재는 나사못이 헐렁할 정도로 구멍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사못 머리가 윗 판재를 물고 아래 판재로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기둥 판재에 3mm로 냈던 구멍을 4mm 드릴비트를 이용하여 넓힙니다.


그런 다음 나사못을 죄면 됩니다.  선반의 마구리면에 본드를 바를까 생각도 했지만 목심을 박아 넣었기 때문에 튼튼할 것 같아 본드는 생략했습니다.  이런식으로 네개의 선반을 모두 고정했습니다.


손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선반이 완벽한 직사각형이 아니고 약간 평행사변형 처럼 되었나 봅니다.  이런식으로 선반의 끝이 기둥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대패로 살짝 날리면 됩니다.


조심스레 기둥이 상하지 않도록 대패날의 시작점을 잘 잡은 다음 튀어나온 부분을 깍아내면 아래 사진과 같이 딱 맞출 수 있습니다. 


이제 뒷판으로 쓸 판재를 정확하게 자릅니다.  이번에 새로 산 Z-Saw사의 Saw Guide를 써 보았습니다.  좋네요.


자른 뒷판에 나사 구멍을 내고 본드를 바른 다음 차례로 붙여 줍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제일 윗 선반이 평행사변형의 형태라 이렇게 뒷판과 틈이 생겨 버립니다.  제일 윗칸이라 눈에 잘 띌 겁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마나님이 힐끗 보면서 "그냥 집성을 해~" 이럽니다.  마나님의 훈수가 이제 수준급입니다.


다행히 스프러스 쫄대가 남은게 있더군요.  본드를 바르고 즉석 집성을 합니다.


본드가 마른 다음 역시 대패로 살을 덜어냅니다.  스프러스가 이렇게 대패치기 쉬운 나무였나요?  끊어지지도 않고 한 줄기로 쭉쭉 대팻밥이 나옵니다.  거의 15mm 이상의 단차를 대패질 몇십번으로 날렸습니다.



단차를 다 잡은 결과입니다.  약간 색깔이 다른것이 아쉽지만 나름 깔끔하게 잘 처리되었습니다.  영감을 준 마나님이 고맙습니다.


제일 위의 뒷판까지 조립하니 거의 티나지 않게 잘 커버 되었습니다.



신발장의 발은 나무로 가는 세상 목요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월넛 각재를 이용했습니다.  20mm x 20mm 각재는 정말 쓸모가 많습니다.  한쪽을 사선으로 자른 다음 나사구멍을 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랫쪽에 붙이면 됩니다.


나사구멍은 이렇게 목심으로 다 막은 다음...


목심 제거 톱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주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백골이 완성 되었습니다.  들어서 안으로 옮기려는데... 아니 이게 왜 이리 무겁습니까?  낙엽송의 비중은 소나무가 수준이 아니라 거의 애쉬나 오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거칠고 휘어져 있던 낙엽송 판재를 잘 달래서 이렇게 만든 것 자체가 스스로 대견합니다.


마감하기

마감은 약간 즉흥적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월넛오일 1회, 슈퍼블론드 셀락 1회, 수성 폴리우레탄 1회로 끝냈습니다.

마감을 어찌하나 고민할 때 마침 마나님이 주문한 월넛오일이 도착했습니다.  소프트우드에 오일은 잘 어울리지 않더라는 경험이 있어 약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낙엽송이라면 다를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월넛오일을 찍어 발랐습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월넛오일의 색이 거의 투명에 가까워 그런 것 같습니다.  린시드오일은 나무의 색을 누렇게 변화시키기 때문에 밝은 색의 나무에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월넛오일은 무색에 가까워서 그런지 색변화가 거의 없고 대신 깊이감과 은은한 광택을 느낄 수 있어 좋네요.  특히 오일에 절은 옹이가 참 아름답습니다.

월넛오일은 보일드 린시드오일에 비해 건조시간이 느리기 때문에 너무 많이 바르면 곤란합니다.  오일로 적신다(soak)는 생각 보다는 오일을 아끼면서 문지른다는 느낌으로 바르면 건조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표면에 남아있는 오일은 몇분 후에 모두 깨끗하게 닦아내야 합니다.


월넛오일을 바르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끈적함은 없지만 여전히 기름기가 느껴집니다.  이 상태에서 집에 남아있던 셀락 용액을 아주 얇게 1회 발랐습니다.

사실 월넛오일 위에 바로 수성 폴리우레탄을 올리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오일과 수성 폴리우레탄 사이에 셀락을 발라주면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셀락은 양쪽을 모두 잘 붙잡는 성질이 있어서 Universal Binder라고도 부릅니다.

셀락을 바르고 나니 월넛오일의 기름기는 사라진 반면 약간의 광택이 더 생겼고, 셀락 고유의 촉촉한 느낌이 남습니다.  저는 이 촉촉한 느낌을 아주 좋아합니다.  폴리우레탄에서는 이걸 느끼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가구라면 셀락에서 그쳤을텐데 신발장이라 폴리우레탄을 바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발로 인한 충격도 있고, 더러워지기 쉬워 물걸레질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라탄 폴리우레탄을 꺼내 1회 발랐습니다.

확실히 이렇게 조립이 된 후에 폴리우레탄을 바르는 건 매우 까다롭습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메인으로 바르는 스펀지 붓 말고, 다른 조그만 스펀지 붓 하나를 따로 준비하는 겁니다.  그래서 모서리 같은 곳에 뭉친 폴리우레탄을 마른 붓으로 살짝 펴주면 그나마 고르게 도포할 수 있습니다.



폴리우레탄은 확실히 플라스틱 질감이라 격이 확 떨어집니다.  색은 약간 흐리멍텅해 졌고,  촉감은 건조하고 딱딱해 졌습니다.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요.


이렇게 한달에 걸친 낙엽송 신발장 만들기 프로젝트가 완료 되었습니다.  근데 너무 무거워서 어떻게 들고갈지 걱정입니다.

낙엽송의 아름다움

낙엽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진을 몇장 골라봤습니다.  이 사진들은 월넛오일 후 셀락까지 바른 상태의 사진입니다.

낙엽송은 현란한 무늬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카페나 식당같은 업소에서는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차분해야 하는 집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애초에 저는 낙엽송의 현란한 무늬를 톤-다운하기 위해서 짙은색 안료 스테인을 바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나님이 반대하고 나서서 그냥 월넛오일로 간 겁니다.

무늬 자체는 상당히 아름답지만, 어떻게 보면 좀 어지럽고 산만하다는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예쁜 선반을 제일 위로 빼 두었습니다.  월넛오일로 만들어진 깊이감이 훌륭합니다.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낙엽송은 두께 보다는 높이로 많이 자랍니다.  나이테의 간격이 매우 좁습니다.  집에 있는 라디에타 파인 판재와 비교해보니 훨씬 더 좁고 촘촘합니다.  이러니 단단하고 무거운 거지요.


낙엽송으로 작업하면서 느낀 점은 참 성질이 고약한 나무라는 겁니다. 낙엽송이 가시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제로 저도 작업하면서 낙엽송 가시에 두번 찔렸습니다.  거친 상태에서는 반드시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낙엽송이 잘 갈라지고 결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점을 제외하면 낙엽송은 단단하고 아름다운 좋은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낙엽송이 많이 심어져 있어, 요즘 이를 베어서 많이 쓴다고 하더군요.  낙엽송은 키가 크고 높이 자라는 특징이 있어 주로 통목의 형태로 정자나 한옥 기둥으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판재 형태로도 잘 가공한다면 훌륭한 가구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프로젝트도 낙엽송으로 할 예정입니다.  그 정도로 낙엽송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처제네 집에 자리잡은 신발장입니다.  빈 공간에 딱 들어맞는 알찬 공간 활용입니다.  신발들로 항상 복잡했던 현관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고 좋아하네요.



댓글 6개:

  1. 목공 이론을 잘 정리하셔서 종종 보러오는데 실력이 좋으시네요. 수공구로 재단도 다히시고. 일로하는 사람보다 나으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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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직 부족한게 많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만족할 줄 알면 수공구로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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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거친 나무가 우리집 공간에 딱맞는 예쁜 신발장이 되기 까지 울 형부가 넘 고생 많았다는 생각....모서리까지 둥글려 손으로 깎아 주시기 까지.나무 색깔도 비싼 월넛 오일 때문인지 ㅋㅋ 너무너무 이쁘고 ...잘 쓰고 있답니다. 신발장으로 쓰기 아까울정도...암튼 울 형부 못하는게 없어요~최고!! 소신있고 훌륭한 목공인의 꿈을 이루시길~앞으로 추가 주문 넣어도 되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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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잘 쓰고 있지? 언니가 우리집건 안만들어 준다고 삐져서 현이 옷걸이 하나 만들어 줄라고... 추가 주문은 언제든 오케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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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터스윗님 잘 보고 배워 갑니다. 저도 나중에 집성 도전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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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랫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낙엽송 집성 쉽지 않아요. 휘고 비틀어진거 천지라... 그냥 포기하고 갖다 붙이고 대패 좀 치니 얼추 비슷해지긴 하더군요.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편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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