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책 하나 들이셔요~

2013년 5월 27일 월요일

동네에서 5월에 볼 수 있는 꽃들

요즘 날이 좀 덥죠? 지난 주말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아이와 함께 동네 마실을 나갔답니다. 아이는 호기심이 많아서 걸어가면서 나무와 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빠 저건 무슨 나무야? 아빠 저건 무슨 꽃이야?" 이렇게 물어대는 아이 덕분에 나무와 꽃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답니다.

지난 주말 동네에서 발견한 꽃들을 정리해볼게요. 여러분들도 아이 손잡고 산책할 때 꽃들을 발견하면 이름을 알려주세요. "아빠는 나무박사야"라는 칭찬을 듣게 된답니다.

먼저 지난 주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이팝나무의 꽃입니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의 큰키 나무로 동아시아가 원산지랍니다.

 물푸레나무과니 가구재로도 괜찮을 듯 합니다만... 가로수로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이팝나무들은 키가 3~4미터 정도되는 어린 나무들이라 아직은 앙상합니다. 하지만 이것들도 몇십년 후면 기골이 장대해지겠지요? 이팝나무의 꽃은 길쭉한 하얀 꽃잎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멀리서보면 길쭉한 모양이 잘 보이지 않고 어지럽게 보이기만 합니다. 가까이서 봐야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꽃입니다.


이팝나무와 이름이 비슷한 조팝나무도 5월에 흰꽃이 흐드러집니다.  조팝나무는 개나리와 비슷한 형태의 키작은 나무인데 꽃이 흰색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산딸나무들도 질세라 꽃을 피워냈습니다. 산딸나무는 잎모양이 산수유나무와 비슷하여 헷갈립니다만 이렇게 꽃이 피면 확연히 구분됩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큰 꽃이라 멀리서도 확연히 눈에 띄입니다. 네개의 하얀 큰 꽃잎이 십자모양으로 평평하게 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의 열매가 딸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랍니다. 모양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 먹어보면 달고 맛있다고 합니다. 담에 꼭 한번 먹어봐야 겠네요. 물론 산에 있는 걸로요.


아까시나무의 꽃은 이제 절정이 지났습니다. 대부분의 꽃들이 떨어져 주위 바닥을 하얗게 만들었네요. 절정이었을때의 진한 향이 매력적입니다. 흔히 아카시아라고 불리지만 아까시나무가 정확한 이름입니다.


볕이 좋은 곳에서는 벌써 장미가 한창입니다. 야생에서 자라는 장미는 투박하긴 하지만 그 색감만은 강렬합니다. 흔히 장미는 꽃만을 감상하지만 이 꽃이 지고난 뒤의 열매도 한번 보세요. 앙증맞고 예쁘답니다.


요즘 조경용으로 많이 심어지는 겹황매화도 5월에 매혹적인 노란색 꽃을 피웁니다.  겹황매화는 죽단화라고도 불립니다.  그냥 황매화는 5개의 노란 꽃잎이 달리는 단촐한 꽃모양임에 비해 겹황매화는 매우 화려한 꽃입니다. 


4월부터 피어서 5월까지도 화려함을 뽐내는 복숭아나무의 복사꽃입니다.  색이 참 화려하고 예쁩니다.


왕벚나무의 꽃이 지고난 다음 4월말부터는 겹벚꽃이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복스럽게 풍성한 꽃잎과 매혹적인 핑크색의 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덩치큰 나무에 이렇게 크고 화려한 꽃이 열리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다음은 가막살나무의 꽃입니다. 흰 점같이 작은 꽃망울이 터져 꽃이 피지만 그 역시 작고 앙증맞습니다. 꽃이 모여 피어 부케를 연상하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가을이면 이 꽃들이 난 자리에 빨간 열매들이 달리는데 그것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이 열매들은 시지만 먹을수는 있습니다.


아카시아와 비슷한 잎을 가졌지만 키작은 나무인 족제비싸리입니다. 우리나라 토종 싸리나무들은 분홍색 예쁜 꽃들을 피우는데 미국에서 건너온 이 족제비싸리는 꽃이 좀 무섭게 생겼습니다. 족제비꼬리를 닮았다나요? 뿌리의 발달이 좋고 번식력이 좋아 절개지 사방면에 많이 심는 기능성 수종인데 요즘 도시 야산에도 많이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시선을 발아래로 내려보겠습니다. 무심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답니다. 먼저 요즘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고들빼기입니다. 고들빼기의 어린잎은 김치로 담가 먹기도 해서 친숙합니다. 아들내미가 민들레라고 우겨서 한참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다행히 옆에 민들레가 있어서 자세히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 꽃이 피는 왕고들빼기도 있는데 모양은 비슷하지만 색은 흰색에 가까운 연노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왕고들빼기 꽃이 더 예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지자체에서 화단에 많이 심는 꽃잔디입니다. 5월초부터 분홍색 꽃을 피워내는 미국이 고향인 풀입니다. 키가 10cm 내외로 작고 옆으로 퍼져 잔디와 비슷하죠. 봄에 꽃을 피워낼때 예쁘긴 하지만 이왕이면 우리 고유의 야생화를 심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잡초라고 불렀던 괭이밥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괭이밥의 잎은 하트모양이라 아이들이 따서 가지고 놀기 좋아합니다. 클로버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클로버는 토끼풀을 의미합니다. 괭이밥과는 달리 잎에 흰무니가 있고 둥근 모양입니다. 잎도 예쁘고 꽃도 예쁜 아이입니다.


좀 투박하게 생긴 애기똥풀입니다. 괭이밥과는 달리 키가 1미터 정도까지 자라는 풀입니다. 노란 꽃잎이 네장 달리고 잎의 모양이 쑥갓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줄기를 자르면 애기똥과 같은 누런색의 진액이 나와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줄기를 꺾어 노란 진액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이름을 까먹지 않는답니다.



가장 발견하기 힘든 꽃입니다. 바로 돌나물의 꽃입니다. 돌나물은 어린순을 무쳐먹으면 별미이기도 하죠. 아주 번식력이 강한 토종 다육이입니다. 꽃잎은 노란색으로 5개가 나서 별모양입니다. 너무 너무 예쁩니다. 하지만 너무 작고 바닥에 붙어 자라는 풀이라 신경쓰고 보지 않으면 여간해서 눈에 띄지 않는 꽃입니다. 바위가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는데 환경이 척박해서 다른 풀들은 살지 못해서일 겁니다.



4월에 꽃구경을 했던 살구나무와 매화나무... 이제 꽃은 졌지만 그 열매가 남아 있더군요. 집 바로 앞에 있는 매화나무에 가서 유심히 살펴보니 잎으로 매실이 포도알 만한 크기로 달려 있더군요. 그래서 아이에게 꽃이 지면 열매가 달린다는 생명의 섭리를 알려주었습니다. 아파트 앞 화단에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아이와 함께 확인하고 사계절을 관심있게 보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겁니다.



그나저나 여태까지 아까시나무로 알았던 아래 사진의 나무... 집 앞 도로에 있는 나무들인데 아까시나무라면 벌써 꽃들이 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기미도 없네요. 고로 아까시나무는 아니라는 거죠. 이리저리 정보를 알아본 결과 회화나무일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회화나무는 7~8월에 꽃이 핀다고 하니 다시 관찰해 봐야 겠습니다.


크게 자라는 아까시나무나 회화나무는 모두 콩과의 나무들인데 "잭과 콩나무"에서 나오는 그 콩나무는 바로 이런 콩과의 나무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실제로 콩과 나무들의 열매는 콩깍지 안에 콩이 든 모양으로 열린답니다. 창덕궁 돈화문 근처에 8그루의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가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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