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서 목공을 하는 분들이 대패에 입문하게 되면 마치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오는 듯한 도약의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대로 대패질하려면 하체가 튼튼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는 서양식 대패든, 당기는 동양식 대패든 대패날이 아무리 잘 세워져 있든 대패질하는 나무가 잘 고정되지 있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됩니다.
여기서 하체라고 하는 건 든든한 작업대를 의미합니다. 저처럼 베란다에서 목공하는 분들은 공방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아름답고 무겁고 든든한 작업대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가족이 모두 사용하는 넓지 않은 베란다에 아빠의 취미생활 만을 위한 (가족의 시선으로) 둔탁하고 위험해 보이는 작업대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좁은 베란다에서 넓은 판재로 작업하려면 작업대를 수시로 옮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가볍디 가벼운 간이 작업대를 쓰고 있습니다.